"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역을 이탈하지 마십시오!" 디트리히가 엄하게 명령했다.


그들은 작은 방들을 헤집고 다녔다. 여자들은 복도에 꿰인 비즈 같았다. 어떻게 여기서 더 외딴 구석을 찾을 수 있을까?


"글은 잘 되어 갑니까?" 아르티옴이 그 사이에 호메로스에게 물었다.


"썩 잘 되고 있진 않네."


"왜죠?"


"일리야의 아내가 목을 맸어. 나리네가. 선생은 술에 절어 살고 있네."


"언제요? 언제 그렇게 됐습니까?"


"글쎄, 우린 며칠간 일을 했지만... 총통은 고집을 부렸네. 매일 직접 와서 읽고 질문을 던졌지.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 둘을 위해 일해야 했네. 하지만 그때, 일리야가 나를 공동 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지. 표지에 새겨진 내 이름과 이것저것들. 달콤하지, 응?"


"오호라." 아르티옴은 호메로스를 쳐다보았다. "총통은 어떤 사람입니까?"


"글쎄... 그 사람이라면... 일상에선... 평범했네."


"평범이라." 아르티옴이 말했다. "음, 글쎄요. 제일 평범한 남자군요. 의심할 여지 없이 바실리 페트로비치 어쩌고겠죠."


"예브게니 페트로비치일세." 호메로스가 정정했다.


"거의 맞았군요." 아르티옴이 킥킥댔다. "기형아들도 적었습니까? 교과서에다?"


"시간이 없었네." 호메로스가 그를 지나치며 대답했다. "이제 우리가 그러든 말든 누가 알겠는가. 모두 흩어졌는데. 제국은 끝장났어. 총통은 실종되었네."


닭이 날아가려는 듯이 날개를 폈다. 하지만 닭의 습관에 이미 익숙해진 호메로스는 닭을 팔 길이만큼 떨어뜨려 놓았다. 닭은 웅크리더니 바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닭 아직도 알을 낳나요?"


"아니. 파업 중일세." 노인이 쾌활하게 웃었다. "달걀 껍질을 가득 먹였는데도 말이지.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들은 얻어맞은 파시스트들과 고무된 창녀들을 지나, 다른 사람들의 하읏과 흐읏을 지나, 채찍이 부는 휘파람을 지나, 다른 사람들의 타락한 사랑의 리듬을 지나 이야기하며 계속 걸었다.


"뭐, 그렇다면야. 양심을 억누르실 필요는 없겠군요." 아르티옴은 피곤한 탓에 올라오는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말했다. "이제 어르신만의 책을 쓸 수 있겠어요. 바라셨던 것처럼."


"아무도 인쇄해주지 않을 나만의 책 말이지."


"그건 어르신이 무얼 쓰느냐에 달려 있겠죠."


"그럼 어떤 걸 써야 할까?"


아르티옴은 누군가가 그들을 미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 미행자는 안개 속에 녹아내린 것 같았다. 아마도 아르티옴을 따라오던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기분 좋은 일을 하려던 참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뒤로 물러났을 수도 있었다.


한쪽 손은 아직 리볼버 위에 있었다.


"사사를 찾으셨나요?" 아르티옴이 호메로스에게 물었다.


"사샤 말인가? 아니. 자네는..."


"그 애는 여기 있어요, 어르신. 어제만 해도 여기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애한테 어르신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알고 있나? 그 애가 어디 있는지를?"


"예."


"잘 지내던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게지? 그보단 우리가 그 애한테 갈까... 그런데... 그 애가... 여기서 뭘 하는 거지?"


"여자가 이런 곳에서 할 만한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어르신? '일' 을 하는 거죠."


"아니야, 제발! 사샤가? 믿을 수가 없군."


"음, 지금은요."


"사실이 아니야!"


"그리고 제게... 헌터에 대해 말해주세요. 그게 사실입니까? 그가 좌절한 주정뱅이가 되었다는 게? 저는 어르신이 그와 아는 사이인 줄은 몰랐어요."


"헌터? 자네도 그자를 아는가? 어떻게?"


"그자가 저를 원정을 보낸 장본인입니다. 그 당시에 검은 존재들을 상대로요. 미사일을 가지러 갔었습니다. 제가 얘기 안 했던가요? 헌터가 어르신께 얘기하지도 않았고요? 그게 그가 술을 마시는 이유입니까? 검은 존재들 때문에? 아니면 뭐죠?"


"헌터? 난 모르겠네, 그자는... 우린 별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어. 그다지 말일세."


"어르신은 그자에 관한 책을 쓰고 계셨죠, 안 그렇습니까? 그 공책에 적혀있던 이야기요. 그건 어떻게 됐나요?"


"모르겠어. 자네도 알다시피, 그자는 진정한 영웅이 아닐세. 나는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싶었네.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읽고 고무될 수 있도록 하려고."


"그래서 헌터를 술을 입에도 안 대는 사람으로 만드신 겁니까?"


"그걸 어떻게...?"


"제가 말했었죠. 사샤가 모든 걸 말해줬다고. 그때 제 말을 믿지 않으셨던 겁니까?"


"나는 그 애를 만나야 하네. 살펴봐야 해. 확실히 해야겠어."


"조금 이따가요. 인내심을 가지세요. 중요한 일입니다. 음, 여긴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들어오세요. 잠시만요, 모든 것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헌터 말이야... 그랬네! 누가 알코올 중독자에 대해서 읽고 싶어하겠나? 그를 존경하겠어? 이해하겠나? 이야기는 신화가 되어야 하네. 아름다워야 하고. 사람들은 어둠 속에, 파멸과 우울 속에 앉아있네. 그들은 빛이 필요해. 빛이 없다면 완전히 퇴화하고 말 걸세."


"이해했습니다. 이제 제 이야기를 들으세요."


아르티옴은 노인에게 몸을 숙이고 털이 수북한 그의 귀에다 열심히 속삭였다.


"사람들이 어둠 속에 앉아있는 것은 빛이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서방은 전멸하지 않았어요, 어르신. 그리고 러시아도 전멸한 게 아니고요. 다른 생존자들이 있습니다. 거의 전 세계가 살아남았습니다. 저는 그들이 바깥에서 어떤 삶을 누리고 있는지 모르지만요... 블라디보스토크, 어르신이 얘기하셨던 폴랴르니예 조리, 파리, 미국이요."


"뭐라고?"


"그자들은 우리에게 세상을 전부 숨기고 있습니다. 전파 방해기를 써서요. 모스크바 전역에 세워져 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오는 신호를 차단하는 통신 센터가 말입니다."


"뭐라고?"


"한자동맹입니다. 제가 있던 오르도도 그걸 알고 있고요. 오르도는 한자를 수발들고 있어요. 그리고 그들은 외부에서 여기로 오는 모든 사람들을 잡아 죽이죠. 찾아내서 끝장내는 겁니다. 여기서 외부 세계와 접촉하려는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붉은 라인이 한자동맹을 위해 풍력발전기를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발라시하에는 방해기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어요. 굴삭기로 판, 시체들로 가득 차 있는 거대한 구덩이도 있습니다. 개들이 그걸 먹어요, 다리 다섯 달린 개들이. 건설 노동자들과 외부인들 다요. 그리고 한자는 붉은 라인에게 탄약을 건넸습니다. 아니면 그냥 원조였을지도 모르죠. 2만 발의 탄약을 상상할 수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붉은 라인은 버섯 폭동에다 그 총알을 썼습니다. 군중을 향해 발포했어요. 그래도 사람들은 버섯을 달라고 하면서 기관총을 향해 똑바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을 쓰러뜨리고, 그냥 쓰러뜨릴 뿐이었죠... 사람들은 아무것도 듣기 싫어합니다. 그들에게 '여기서, 메트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저 바깥 지상에 삶이 있어요! 이곳을 떠납시다!' 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한자를 향해 총알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가는 것을 멈추지 않죠...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책에다요. 네, 그리고 더 있습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우리 주위에 적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숨어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전부 거짓말이에요. 다 거짓말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제가 여기서 나가면, 그걸 알아낼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어르신이 글을 쓰세요. 아시겠습니까? 글을 쓰시면, 사람들이 알게 될 겁니다. 중요한 일이에요."


호메로스는 마치 지뢰선을 철거하는 것처럼 아르티옴을 유심히, 그리고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노인은 동정심을 감추려고 했다. 왜냐하면 낚싯줄은 투명했고, 자신의 동정심이 줄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좀 어떤가?" 호메로스가 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네는 안 좋아 보이네."


"모든 것은 저에게 달려있습니다." 아르티옴이 말했다. "아마 일주일 정도 남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글을 쓰세요, 어르신. 써내려가세요."


"무얼 써내려가나?"


"모든 것을요. 제가 방금 말한 모든 것."


호메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전부 알아들으셨습니까? 다시 한번 이야기할까요?" 아르티옴은 반쯤 일어선 채로 통로를 내다보았다.


"전부는 아닐세."


"어떤 부분이요?"


호메로스는 망설였다.


"음... 전부... 좀 이상하게 들리는군. 솔직히 말하자면."


아르티옴은 뒤로 물러서서 멀찍이 노인을 바라보았다.


"어르신은 제가...? 저를 믿지 못하십니까? 제가 정신이 나가버린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진 않았네."


"들어보세요. 저도 말이 안 되는 소리란 거 알아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리고 반대로, 메트로에 관해 어르신이 알고 계신 모든 게, 지상에 생명이 없다는 것, 우리가 갈 곳이 없다는 것, 붉은 라인이 한자동맹과 적대한다는 것, 한자가 좋은 사람들이고 나머지 모든 것이라는 것... 전적으로 그 모든 것이 다 거짓말이라고요! 우리는 그들과 너무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습니다..."


"도시 하나 정도야 아직... 어쩌면 두 곳쯤이야..." 호메로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억지로 아르티옴을 믿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전 세계라니? 그리고 전파 방해기도. 한자동맹도."


"그건 신경쓰지 마세요. 당분간은 그것 하나만 기억하십쇼. 나중에 적어두시면 됩니다. 직접 적으실 거잖아요, 그렇죠? 저는 곧 명을 다할 겁니다, 어르신. 저는 이 모든 것이 그냥 사라지길 원치 않아요. 이건 어르신을 위한 임무입니다, 아시겠어요? 저는 정말로 정신나간 것들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만약 어르신이, 어르신이! 이것들을 공책에 기록하지 않으신다면... 아무도 이걸 알아내지 못할 겁니다. 오늘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잘 안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어르신은 이해하시죠? 차이를 만들어내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겠어요? 써 주시겠어요?"


노인은 이야기를 곱씹었다. 그는 닭을 쓰다듬었다. 닭은 졸면서 거기 앉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일지라도... 누가 이런 내용을 출판해 줄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누가 됐든지?"


"글쎄... 사람들이 어떻게 이걸 찾아낼까?"


"어르신! 그게 무슨 말이죠? 왜 인쇄해야 하는 겁니까? 호메로스, 그러니까 다른 호메로스 말입니다, 그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어요, 그렇죠? 장님이었으니까요. 아마도 그는 노래를 불렀을 겁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들었을 거고요."


"다른 호메로스라, 그렇군." 노인이 동의했다. "진짜 호메로스 말이지." 그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되풀이했다. "좋네. 물론 내가 적을 거야. 하지만 자네는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하네. 일주일 정도 남았을 거라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그리고 나서 가자고... 나를 사샤에게 데려다 주겠나?"


"감사합니다, 어르신. 나중에 더 자세히 말해드리죠... 더 자세히요. 제가 알게 된다면요. 제가 받아쓰겠습니다. 일이 잘 풀린다면 말이죠."


호메로스는 말없이 걸었다. 노인의 혀끝에 무언가 말이 맴돌고 있었고, 그는 말을 뱉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며 계속 머금었다. 그리고 그는 무언가 중얼거렸다.


"자네 그거 아나? 나는 그자들의 신문에 몇 편의 짧은 기사를 실어야 했네. 내게 강요했어. 그런 거 있잖나. 쉴러 역의 획기적인 발전에 대해서라든가..."


"하지만 강요당한 거잖아요." 아르티옴이 말했다.


"그래, 강요당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