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티옴은 죽었다.
아르티옴은 항상 죽고 나서도 무언가가 남아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불이 꺼지는 것인지와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누군가와 거래를 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었다. 전쟁 이전으로, 어머니와 온 세상이 아직 살아있던 시절로. 비할 데 없는 천국일 것이다.
하지만 사후 세계는 그런 식이 아닌 듯했다. 내세는 원래 삶과 같아보였고, 잘 준비되어 있었다. 조금 더 깨끗했고, 벽이 새로 도배되어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어디든지 아마씨유가 칠해져 있는 것이 인생이라면, 천국과 지옥은 정확히 그와 같아야 했다.
벽에서 떨어진 곳에 침대가 있었다. 더 많은 침대들이 그 옆에 정돈되어 빈 채로 늘어서 있었다. 이상했다. 죽어서 이곳으로 온 사람이 아르티옴 하나뿐일 리는 없었다.
모종의 액체로 가득 찬 투명한 봉지가 걸려 있는 금속 막대도 있었다. 고무 호스가 봉지에서 아르티옴의 팔로 이어져 그의 혈액을 다른 무언가로 대체하고 있었다.
아하. 그러니까 아직 살아있는 거였다.
아르티옴은 팔을 들어 손가락을 꽉 쥐락펴락했다. 팔은 묶여있지 않았다. 그는 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다리 역시 자유로웠다. 그는 이불을 제치고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적나라한 알몸이었다. 총알구멍은 하얀 연고로 덮여 있었다. 왜 그를 치료해준 걸까? 왜?
아르티옴은 등을 움직여 보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채찍에 맞은 자국이 조금 아문 모양이었다. 그는 담뱃자국을 보았다. 딱지가 떨어져 나가 분홍색 새살이 돋고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아르티옴은 기억을 떠올렸다. 뒤통수가 핀 꽃들이 기억났다. 사샤와의 대화가 기억났다. 그의 손에는 리볼버가 들려 있었다. 어떻게 그 모든 것 대신에 침대를 내주고 그의 피를 갈아주는 걸까?
아르티옴은 바닥에 발을 내렸다. 그리고 금속 막대를 지팡이처럼 붙잡았다. 두 발로 서 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의 머리는 뒤틀리고 구부러진 소리를 들으며 헤엄치고 있었다.
네모난 방에 문 하나.
가짜 피가 흘러들고 있는 막대를 끌고 아르티옴은 문을 향해 절뚝이며 걸어갔다. 그는 문을 잡아당겼다. 잠겨 있었다. 노크를 했다. 답신이 없었다.
하지만 문 반대편에서는 삶이 계속되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합판 너머로 여과된 목소리를 들었다. 음악, 웃음. 웃음소리였다. 어쩌면 저 바깥이 천국이고 그는 아직 대기실에 머물러 있는 걸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가 부패한 피를 모두 없애고 이 무색투명하고 고결한 액체로 대체하게 되면 들여보내주는 걸까?
열쇠구멍에 쇠 구더기가 나타나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르티옴은 계속 듣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일격을 가하기 위해 무엇을 쓸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오래 생각했고, 기회를 놓쳤다.
한 여자가 문간에 서 있었다. 깔끔하게 세탁되고 다림질한 흰색 겉옷을 입고 아르티옴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깨어났네요. 막 걱정하던 참이었어요."
"걱정이요?" 아르티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쪽이요?"
"당연하죠. 당신은 너무 오랫동안 의식이 없었어요."
"얼마나요?"
"아, 벌써 일주일이나 됐어요. 지금은 2주차고요."
"적어도 일어나긴 했네요." 아르티옴은 그녀의 어깨 너머로 그를 위해 준비된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하면서 말했다. "저승에서 달리 할 일도 없더라고요."
"정말 서두르신 거 맞아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여자는 아름다웠다. 옅은 주근깨, 구릿빛 눈동자, 뒤로 모은 머리카락. 그리고 미소, 아르티옴은 그녀가 자주 웃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정한 얼굴이었다.
"의사가 1, 2주 안에 죽을 거라고 했습니다."
"글쎄요, 저도 의사인걸요. 그리고 저는 그렇게 단정적이지 않아요."
"그럼 어떤데요?"
희망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구더기가 아르티옴의 가슴속에서 흔들렸다.
"음... 제가 보기에 당신은 5에서 6그레이(역자 주 - Gy, 절대 방사선 조사량. 5~6그레이 정도면 매우 치명적인 수준으로 일반적으로 절반 이상이 한 달 내로 사망하며 운 좋게 살아남아 장기 입원 치료를 받아도 3분의 1은 사망한다) 정도 피폭된 것 같네요. 언제냐고요? 당신이 입원하기 2주쯤 전에요. 혈액 분석으로 판단했어요."
"입원하기 전 말입니까?"
"모든 것이 좀 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했다면, 저는 당신의 생존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했을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예후는 꽤나 좋아요. 수혈을 했거든요. 간신히 적절한 항생제를 찾아냈어요."
"항생제? 예후요?" 아르티옴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음, 그리고 몇몇 다른 것들도요... 직접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상처가 낫고 있는 걸요. 어쨌든 일주일 전과는 전혀 달라요. 회복할 가능성이 꽤나 높아요. 신체에 잘 듣고 있어요."
"항생제가 어디서 난 겁니까?"
"네? 유통기한을 걱정하는 거라면, 장담컨대..."
"여기가 어딥니까? 여긴 뭐죠? 한자동맹인가요?"
"한자동맹이라뇨? 바깥에 있는 한자 말인가요? 링 라인 말이에요?"
"바깥? 어디의 바깥이요?"
"어디 가세요? 멈춰요! 당신 바지도 안 입었잖아요!"
아르티옴은 그녀를 옆으로 밀치고 방을 박차고 나왔다.
복토는 마치 터널 안에 지어진 것처럼 엄청나게 길고 이상하게 생겼다. 한쪽 벽은 터널 강판으로 덮여 있고 둥근 모양이었다. 하지만 메트로의 터널처럼 녹으로 부식되지 않은 채, 깨끗하고 완벽한 아마씨유로 칠해져 있었다. 모든 것이 깨끗하고 보송했다. 수명이 긴 전구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역은 아니었다. 이런 역은 없었다.
작은 오케스트라가 어디선가 만취해서 즐겁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딥니까?"
"알몸으로 여길 막 돌아다닌다면 더 이상하게 보일 거예요, 아르티옴. 병실로 돌아가시길 권해요..."
"제 이름을 어떻게 아시죠?"
"환자 카드에서 봤어요."
"카드 말인가요."
그리고 아르티옴은 떠올렸다. 2년 전에 제국의 감방 속에 앉아서 아침 일찍 교수형을 기다리던 때를. 그는 잠들 수가 없었다. 그가 몇 분간 쪽잠에 빠졌을 때, 그의 교활하고 가여운 뇌는 감옥을 탈출하는 꿈을 꾸었다. 헌터가 나타나서 아르티옴의 적들을 몰살시키고 그를 풀어주는 꿈이었다. 꽤나 괜찮은 꿈이었다.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 끔찍한 부분이었다.
아르티옴은 두 손을 들어올리고 그 모습을 다시 보았다.
아르티옴은 간절히 이 상황을 믿고 싶었다. 확률과 기회와 회복. 그는 이미 자신이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지만, 아닌 모양이었다. 또 하나의 삶을 약속받은 순간, 그는 유혹에 빠졌다.
하지만 이게 꿈이라면, 바지 따위는 필요없을 것이었다.
아르티옴은 목소리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 지점에서 벽이 갑자기 사라지고, 아득한 천장이 있는 넓은 공간이 드러났다. 여기서 그는 모든 것이 어떻게 지어졌는지를 볼 수 있었다. 사람 세 명은 족히 들어갈 만큼 매우 높고 거대한 터널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붉은 카펫이 쭉 깔린 넓고 격식 있는 계단이었다. 계단 위에 매달려 있는 것은 둥근 구체였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구체. 구체의 사방에는 작고 네모난 거울이 붙어 있었다. 모종의 조명 장치가 빛을 구체에 쏘았고, 희미한 빛들이 반사되어 레이저 조준경의 밝은 점처럼 흩날렸다. 구체는 마치 행성처럼 위엄있게 회전했고, 빛의 얼룩점들은 벽을 가로질러 떠내려갔다.
결사적이고 기세 좋은 음악이 위층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위에서는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계단 위의 모든 벽은 금색으로 수놓은 선명한 붉은색의 거대한 현수막으로 덮여 있었다. 그 중심에는 볏이 있었다. 엇갈린 틀 안의 지구본 위에 낫과 망치가 교차하고 있었다. 붉은 라인에 있는 누구에게나 익숙할 상징이었다. 미러볼의 명랑한 미광이 그것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르티옴이 붉은 라인에 와 있는 것일까?
왜 붉은 라인이 그를 치료해준 걸까?
꿈인 게 틀림없었다.
"경비를 부르겠어요." 아르티옴 뒤 어딘가에서 여의사가 경고했다.
아르티옴은 계속 가기로 결단을 내리고 음악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다리는 진이 빠졌고, 완전히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는 잠시 기다렸다가 다음 발걸음을 정복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아르티옴은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위로 터벅터벅 올라갔다. 아치형 통로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낮처럼 밝은 빛과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계단 너머에서 홀이 솟아올랐다.
거대한 홀이었다. 둥글고 푸르스름한 흰색 돔 천장에는 유리가 폭발하는 듯한 모양의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다. 바닥은 부드러웠고, 대단히 밝은 무늬가 새겨진 끝없는 카펫 하나로 덮여 있었다. 아르티옴은 그것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럽고 아팠다. 그리고 테이블이 도처에 있었다. 식사용으로 놓인 둥근 테이블이었다. 식탁보는 얼룩졌지만, 한때는 흰색이었을 것이다. 잔반이 남아있는 접시들과 새빨간 무언가로 반쯤 차 있는 와인병이 있었다. 포크가 바닥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람들.
그들은 다 먹은 다른 테이블들을 놔두고 몇 개의 테이블 주위에 모여있었다. 어떤 곳에서는 사람들이 이마를 맞대고 껴안고 있었다. 마치 슬픔이 아니라 보드카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아르티옴과 터널에서 죽어가는 정치범 같았다. 다른 곳에서는 엄숙한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옷을 이상하게 입고 있었다. 맨몸에 재킷만 걸친 게 아니라, 구겨지긴 했어도 셔츠를 입고 있었다. 심지어 전쟁 이전의 사진에서 봤던 것처럼 넥타이까지 매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보이지 않는 사람인 것처럼, 아르티옴은 양모 털밭에 맨발을 비비며 부드러운 카펫을 가로질러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누군가가 테이블에서 그를 옅은 놀람 속에서 올려다보았지만, 그 사람은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복잡한 샐러드와 반쯤 비운 술잔 속으로 빠져들었다.
초라한 오케스트라가 홀의 맨 끝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 요란하게 연주를 하고 있었고,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서 올챙이배에 안짱다리를 한 누군가가 어설프게 손뼉을 치기 위해 충동적으로 까불며 떠들고 있었다.
"아르티옴?"
아르티옴은 멈춰서서 굳었다.
"앉게나. 쑥스러워하지 말고. 음, 별로 그렇진 않은 모양이군. 딱 보니 알겠어."
한 남자가 아르티옴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축축한 검은 머리칼이 이마에 달라붙어 선을 긋고 있었고, 취기의 낌새가 도는 눈밑의 다크서클에, 단추가 풀린 셔츠를 입고 있었다. 머리가 벗겨진, 얼굴이 붉고 딸꾹질을 해 대는 뚱뚱한 남자가 그의 옆에 앉아있었다.
"알렉세이... 펠릭소비치?"
"오! 자네도 나를 기억하나?"
"당신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바로 여기 있다네. 찾아냈군! 아르티옴, 이쪽은 게나디 니키티치. 게나디 니키티치, 이쪽은 아르티옴일세."
"만나숴방갑소!" 뚱보가 쌕쌕대며 말했다.
이 시점에서 아르티옴은 사적인 신체 부분을 가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갑자기 이것이 결국엔 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광란의 정신병은 모든 면에서 참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꿈속에서 자신이 잠들어 있고 곧 깨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곧바로 깨어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아르티옴은 벨벳 의자에 맨등을 대고 앉아서 냅킨으로 몸을 덮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베솔로프를 심문할 수 있을까? 나강 권총은 어디로 갔는가? 그가 무엇으로 베솔로프를 협박해서 진실을 털어놓게 할 수 있을까? 이 식칼로?
"제가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된 겁니까?"
아르티옴은 그 꿈에 대해 털어놓지 않으려고 물었다.
"자네의 친구가 나를 설득했지. 우리 모두의 친구가."
"누구요? 사샤 말입니까?"
"그렇다네. 그애는 눈물을 흘리며 내게 애원했지. 그리고 알다시피 나는 천성적으로 마음이 여리고. 그때 나는 자네가 얼마나 유쾌했는가를 떠올렸지. 그날 우린 꽤나 재미를 봤었잖은가... 자네가 말하길 내가 자네의 수양형제라고 했었지, 아마? 그래서 내 마음이 흔들렸어. 결국 나는 자네를 도왔지. 뭔가 기억나는게 있나? 내 생각엔 자네가 벌레를 너무 바싹 구웠었어. 자넨 술 때문에 좀 머리가 띵했었지. 하지만 모든 과제에 잘 대처해냈네."
"정말재뮈있군!"
아르티옴은 식탁보 아래로 조금 더 들어갔다. 그는 갑자기 매우 벌거벗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치스럽고, 바보 같게도 벌거벗고 있었다. 사샤가 이 망나니에게 그를 살려달라고 부탁했단 말인가? 사샤가 이자를 설득했기 때문에 그들이 아르티옴을 치료해준 것인가?
"이런 건 원치 않습니다. 당신의 적선 동냥 따위는 필요없단 말입니다!"
"아, 또 시작이군! 그때도 완강히 싸웠잖은가! 벌레의 영향 때문에 말일세. 자네는 범지구적인 정의를 늘어놓으려고 했어. 특히 우리가 멜니크에 대해 대화했을 때 말이야. 자네는 그 문신을 지우려고 내 담배 두 개비를 썼네. 전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나?"
"여기가 어딥니까? 제가 있는 곳이 어디죠? 지금 여기요."
"우린... 우린 벙커 안에 있다네. 아니, 자네의 영웅적인 벙커 말고, 내게 그런 눈짓 보내지 말게. 알다시피, 모스크바 지하에는 이런 벙커들이 많이 있지... 우리는 유럽 표준에 따라 개조된 꽤 괜찮은 곳을 골랐어. 다른 것들은 이렇게 좋지는 않네. 어떤 곳들은 침수됐고, 어떤 곳은 문이 너무 녹슬어서 전혀 들어갈 수가 없었다네."
"바로그럭소!"
여의사가 경비를 대동하고 다가왔다. 경비들은 마치 열병식에서 곧장 오는 것처럼 세련된 옷에 짧은 제복 상의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아르티옴에게 명령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 이봐, 이 친구를 당장 뺏어가버릴 작정인가?" 베솔로프가 언짢아했다. "잠시 이야기 좀 나누겠네. 아마 질문이 많을 거야."
여의사는 동의하고 가버렸다.
"사샤가 절 여기로 데려왔습니까?"
무력하고 벌거벗은 채였다. 사샤가 아르티옴을 구해준 걸까?
"아, 그랬네. 그 애가 말하길 그 남자가 많은 양의 방사선을 쐬었다더군. 그리고 그게 다 내 가공할 비밀들을 죄다 혼자서 추측해내느라 그랬던 거라지 뭔가. 지상으로 되돌아가기를 몹시도 원했고 거기서 피폭됐다고. 심지어 발라시하의 통신 센터를 점령하기까지 했다고 말일세. 방해기들을 잘라내고!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영웅이야! 존경할 만한 젊은이지!"
"사샤가 당신에게 말해줬습니까? 당신에게?"
사샤가 그를 배신한 걸까? 그를 팔아넘긴 걸까?
"그 애뿐만은 아니었네. 내 정보원들도 있었지.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내가 자네를 과소평가했어. 물론 자네는 꽤 멀리 떠나 있었지만 말일세. 나는 평범한 사람들과의 나누는 약간의 대화를 좋아하지. 진짜 진실이 어떤지를 조금만 말해준 다음 그자의 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냄새를 맡는 거야. 이곳의 많은 이들은 몇 년간이나 메트로에 가보지 않았지만, 나는 궁금하네. 그리고 내 일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것이니까."
"주목할망한칭구야!" 뚱보가 소리쳤다.
"여긴 모스크바입니까?"
"물론 그렇지."
"벙커라니? 왜... 이렇게 이상하게 보입니까? 왜 소련의 깃발이 걸려 있죠? 이해가... 안 됩니다. 한자동맹이 정말로 붉은 라인을 통제하는 겁니까? 아니면 그 반대인 건가요?"
"그게 무슨 차이인가?"
"뭐라고요?" 아르티옴이 눈살을 찌푸렸다. 하얀 홀은 옆으로, 위로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그럼, 붉은 라인과 한자동맹 간에는 무슨 차이가 있지?" 베솔로프가 흐르는 모래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냥 붉은 라인과 제4제국 간의 차이점을 열 가지만 찾아보게."
"이해가 안 됩니다."
"괜찮네. 내 기꺼이 설명하지. 잠깐 걷겠나? 물론 바지 없이는 오히려... 이봐! 웨이터!"
나비넥타이를 하고 콧수염을 기른 회색 머리의 웨이터가 안절부절못하며 허둥지둥 달려왔다. 베솔로프는 그에게 손님을 입히기 위해 바지와 셔츠를 벗으라고 명령했다. 아르티옴은 자신의 옷을 요구했지만, 그의 옷은 전부 불에 타버렸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나비넥타이를 제외한 흑백의 옷을 입는 데 동의했다. 웨이터는 회색 털이 난 작은 배를 떨며 차렷 자세를 취했다. 여의사가 천사의 혈액을 분리하고 그의 팔에 난 구멍을 반창고로 덮었다.
알렉세이 펠릭소비치는 일어나서 냅킨으로 입술을 닦았다. 그는 테이블에서 벗어났다.
"몹씨잉상적이었소." 뚱뚱한 남자가 아르티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들은 연회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졸음에 겨워하는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발했다. 콘드라트 블라디미르치, 이반 이바니치, 안드레이 오가네소비치와 나머지 모든 사람들.
"누구죠? 이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훌륭한 사람들이지!" 베솔로프가 그에게 단언했다. "최고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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