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스프링마냥 꼬여들기 시작했다. 시간은 빠듯해질수록 점점 더 천천히 갔다. 아르티옴은 간수들에게 멜니크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그들은 검은 양모를 얼굴에 쓰고 있었고, 아르티옴을 알아보지 못했으며, 멜니크 역시 아르티옴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멜니크는 왜 시간을 끌었을까, 무얼 하고 있었길래? 이미 모든 대원들이 표를 그와 논의하고 숙고했기 때문에, 오르도가 어디에 투표할 것인지 알고 있어서 교수대를 미리 세워두기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어찌됐든 아르티옴은 준비를 마쳤다.
아르티옴은 다른 사람들의 발을 밟으며 감방을 서성였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모든 말들을 혼자서 반복했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다. 자신을 구하고, 레탸가와 료카를 구하기 위해서. 쥐새끼들의 둥지를 불태우고 사람들을 쥐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
아르티옴은 인민재판은 잘된 일이라고 계속 혼잣말을 했다. 옳게 된 일이었다. 대원들은 돌로 된 석상이 아니었다. 찰흙이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아르티옴은 동료들과 함께 1년 동안만 같이했을지 모르지만, 그 시간은 일곱 배의 가치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붉은 실 한 가닥으로 단단히 꿰여 있었다. 티무르, 프린스, 샘. 멜니크가 교수대를 세우게 내버려두자. 친형제에게 죽음을 선고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들은 갑작스레 도착했다.
그리고 죄수들을 하나씩 불러냈다.
"레탸가!"
덩치 큰 레탸가가 곰 같은 어깨를 움츠렸다. 그는 병사들이 수갑을 채우게 두었다.
레탸가는 괜찮을까?
아르티옴이 말해주는 동안 레탸가는 아르티옴의 분노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았고, 시간이 지나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르티옴이 일단 입을 다물자 레탸가의 열기는 지속되지 못하고 가라앉아 사라져 버렸다. 레탸가는 단 한 번의 결정으로 평생 동안 어떤 생각을 하고 살지, 삶 속의 모든 주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질지 정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오래전에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그의 두꺼운 피부에 새로운 진실이란 샷건의 산탄 하나만도 못한 것이었다. 그것은 소금 알갱이나 다름없었다.
"즈보나레프!"
료카의 성이었다. 과연, 멜니크는 료카에 대해 아르티옴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냈다. 그는 다른 사람들도 심문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료카의 손에도 수갑을 채웠다. 그들이 료카를 데려갈 때, 그는 아르티옴을 돌아보았다.
"아으티옴! 일을 그르치면 안 돼요."
신성한 훈시였다.
"초르니(역자 주 - Чёрный, 러시아어로 검정색이라는 뜻으로 아르티옴이 검은 존재를 기리며 지은 자신의 성씨)!"
아르티옴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이 일을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마음은 불안해하며 동요하고 있었다. 순 바보같은 일이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번 주보다 더 오래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잖은가? 그러니까 이제 시간이 다 된 셈이다. 그렇겠지?
아니, 그렇지 않았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르티옴은 이제 죽을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너무 일렀다.
"할아버지, 제게 뭐라고 하셨었죠? 모든 사람들에겐 자신만의 노선의 끝이 있다고?"
호메로스는 고개를 들었다. 노인은 지치고 놀란 기색으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기억하고 있었나?"
"어떻게 잊겠습니까."
"손 내밀어!" 병사들이 소리쳤다.
"아르티옴은 손목을 내밀었다. 수갑이 채워졌다.
"노선의 끝은 여러 곳일 수 있네." 호메로스가 정정했다. "하지만 사람마다 가는 종착역은 하나뿐이지. 그게 바로 자네가 찾아야 하는 것이고. 목적지 말일세."
"여기가 거기인 것 같나요?" 아르티옴은 수갑을 다시 확인하면서 물었다.
"아직은 아닌 듯하군." 호메로스가 대답했다.
무정한 손가락들이 아르티옴의 목을 쥐어짜서 그를 바닥으로 주저앉혔다. 그리고 그를 더 잘 찌르기 위해 등 뒤로 그의 손을 홱 잡아챘다.
"또 봬요." 아르티옴이 호메로스에게 말했다.
그는 무장한 호위병들과 복도를 달려갔다. 그의 시선은 낡은 화강암에 내리깔려 있었다. 설교하기에 나쁜 순간은 절대 없었다.
"이봐요... 당신들이 한자에서 왔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당신들은 속고 있는 겁니다. 전부 다요. 당신들 모두. 전파방해기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그것들은 우리를 메트로에 처박아두려고 있는 거예요..."
그들은 멈춰섰다.
단단한 뼈가 아르티옴의 관자놀이를 가로질러 미끄러져 나갔고, 끈적한 테이프가 풀리면서 갈라졌다. 그들은 넓고 까만 띠로 그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그 위에다 열십자 모양으로 또 하나를 붙였다.
그리고 아르티옴은 끌려갔다.
난데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아르티옴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걸 떼어주지 않는다면 어쩌나? 만약 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들은 아르티옴을 아르바트 역의 홀 쪽으로 데리고 나갔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외부인들은 오르도가 스스로를 린치하는 동안 해산하라는 명을 받았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호명투표(역자 주 - roll-call vote, 의장의 지명으로 찬반 의사를 밝히는 방식의 투표)인가 보군, 아르티옴이 추측했다. 추후에 모든 이들은 자신의 투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만약 갑자기 아르티옴을 사면하기로 결정된다면, 그들은 그에 대해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아르티옴을 빈 공간으로 밀어넣었다. 료카와 레탸가는 이미 와 있었다. 둘 다 포박당해 있었다. 손은 등 뒤에, 얼굴은 다시 장식된 채였다. 두 사람 다 여기 오는 길에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서 안내받은 것이 틀림없었다.
레탸가는 아르티옴의 입이 있어야 할 곳에 붙은 검은 십자가를 보고 사팔눈을 깜박이기 시작했다. 아르티옴도 홱 움직였다. 벗어던져! 그는 정의를 요구하러 멜니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멜니크는 안조르가 미는 휠체어를 타고 굴러나왔다.
하지만 멜니크는 아르티옴을 보지도 못한 듯했다. 어째서인지 그는 계속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녹슨 맛이 나는 입술을 깨물며 뜨거운 냄비 속의 촌충마냥 딱 붙은 입을 꿈틀거리고 비틀었다. 적어도 작은 구멍이라도 뚫어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도록. 하지만 테이프는 널찍했고, 접착력은 대단했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마침내 호메로스와 일리야 스테파노비치는 군중들 사이로 밀려났다. 그들은 구속되지 않았다. 증인이니까. 두 사람은 어떤 증언을 할 것인가? 아르티옴은 넋이 나간 선생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일리야는 감방에서 모든 것을 들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하기로 결심했을까? 매수된 걸까? 아르티옴은 사람들을 자신의 작은 손가락 위에 감는 간단하고 정확한 공식으로 디트마르를 떠올렸다. 그는 일리야 스테파노비치의 징후를 떠올리면서 디트마르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자신이 꿀꿀이죽을 얼마나 급하게 들이켰었는지를 회상했다.
아르티옴은 몇 번이고 입술을 벌리려 했지만, 전부 철썩같이 붙어 있었다. 그의 입은 닫혀 있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안조르가 말했다.
"이것은 우리의 전 동지들 중 세 명이 탈영하고 배반을 저지른 사건에 대한 청문회이다." 멜니크가 그의 왕좌에서 노여움의 소리를 냈다. "레탸가, 아르티옴, 그리고 새로 받아들여진 멤버. 사전 결탁에 의해 행동하고 있었던 즈보나레프. 이들은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임무를 방해했다. 임무의 목표는 붉은 라인과 제국 사이의 전쟁을 멈추는 것이었다. 우리를 위해서. 그리고 온 메트로를 위해서. 이들은 총통에게 급파하는 최후통첩의 전달을 방해했다. 모스크빈을 손아래 두기 위한 작전도. 그 결탁의 중심에는 아르티옴 초르니가 있다. 우리가 보기에, 레탸가는 단순히 그 영향력 아래 있는 것뿐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우리는 아르티옴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우리는 레탸가의 경우를 논의할 것이다. 세 번째 피고인은 아르티옴의 앞잡이이다. 근본적으로 스파이인 것이다. 이자도 청산되어야 한다."
"당신 완전히 도았군요? 제가, 그리고 아르티옴이 무슨 지을 했다고요?"
"음. 이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가? 제지시켜."
누군가가 뒤에서 료카를 걷어차 이 빠진 입을 다물게 했다.
"하지만 아르티옴의 입에 저건 뭡니까?" 누군가가 군중 속에서 투덜댔다. "어떻게 자기 변호를 하라는 거죠?"
"아르티옴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믿는 근거가 있다." 멜니크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르티옴의 차례도 올 거니까. 우린 그 말을 끝까지 들어줄 것이다. 자네도 확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내게는 있는 그대로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공정하고 평등하게 결정한다. 공개 투표와 일반 투표로 말이다. 레탸가부터 시작하지. 여기 증인들이 있다. 우린 레탸가에 대해 투표할 것이다. 그다음엔 저능아 차례, 그리고 아르티옴 차례다. 나는 이것이 무슨 익살극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자네들은 반드시 내게 엄중하게 대답해야 한다. 이전의 관계 따위는 중요치 않다. 우릴 배신한 사람이다. 그 법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나는 특히 아르티옴을 인민재판 이전에 데려와서 나중에 의심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알아들었나?"
군중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지만, 그건 단지 열을 지어 한 팀으로 웅얼거리는 합창일 뿐이었다.
"그래, 레탸가. 진실을 말하도록. 아르티옴 초르니가 자네를 영입하려고 한 첫 번째 시도가 언제였는지와 뭐라고 했는지. 아르티옴이 어떻게 자네에게 기밀 급보를 넘기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아르티옴이 어떻게 모스크빈과의 협상을 방해했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들. 다 알 수 있다. 여긴 비밀이 없다. 그리고 초르니가 누굴 위해 행동했는지도."
멜니크의 얼굴은 마비 환자처럼 평온했다. 그러나 그는 남은 한 팔로 의자 바퀴의 가장자리를 너무 세게 움켜쥐어서 손가락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동공이 움푹 패인 청동으로 된 눈으로 레탸가를 바라보았다.
레탸가는 쇠사슬에 묶인 곰처럼 앞으로 나섰다. 그는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죄진 듯이 아르티옴을 바라보았다. 그는 남은 공기를 내뿜으며 시끄럽게 숨을 내쉬고 나서 화강암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군중은 침묵하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입술을 벌릴 수가 없었다. 료카는 핏덩이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아르티옴을 지켜봤습니다." 레탸가가 운을 뗐다. "작년 내내요. 우린 아르티옴이 일주일에 몇 번씩 지상 위로 올라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아르티옴은 베데엔하 역 밖으로 나와 야로슬라블 고속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트라이컬러 빌딩으로 갔습니다. 우리는 그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고요. 일주일에 몇 번씩 아르티옴은 무선 통신으로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레탸가는 아르티옴을 배신하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귀를 기울이는 동시에 쓰디쓴 접착제에 혀를 쿡쿡 찌르며 콧구멍으로 우는 소리를 냈다. 무력감이 그를 차갑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는 으깨진 돌처럼, 갓 퍼올린 축축한 흙처럼 팔다리와 가슴팍을 무겁게 짓눌렀다.
아르티옴의 동료들이 여기에 있었다. 샘, 스툐파, 티무르, 프린스. 그는 사내들의 어깨 뒤에 비집고 들어온 안나가 힐끗 보였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정말로 그녀였을까? 그는 그녀의 모습을 놓쳤다.
"아시다시피..." 레탸가가 말을 이었다. "서방 세력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자들은 우리가 방심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물론, 우리는 곧바로 아르티옴이 거기서 누군가와 연락을 취하려 하는지를 의심했습니다. 우리의 가면을 벗기려 하는지를. 아니면 우리를 직접 공격하려는지도... 아르티옴은 신입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령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지켜보라고. 상관없이... 음, 간단히 말해서. 그리고 이 다른 일은... 통신 센터 말입니다. 아마 다들 이미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람들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안나!"
안나가 나타났다. 그녀는 누군가의 손에서 벗어나 맨 앞줄로 비집고 나왔다. 그녀는 아르티옴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를 눈빛으로 붙들었다.
"횡설수설하는군." 멜니크가 모질게 말했다. "파견 얘기부터 해 보지."
"예. 음. 이런 겁니다. 기본적으로 아르티옴에 대한 모든 것은 거의 분명했습니다. 아르티옴이 아마도 적을 위해 일하고 있을 거라는 것이었죠. 상황을 뒤흔들어 보려는 것을 목표로 삼고요. 모스크바를 노출시키는 것 말입니다. 적의 화력을 지휘하고요. 그리고 파견은..."
아르티옴은 홱 움직이고 몸을 비틀었지만, 그는 단단히 붙잡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는 레탸가에게 A 마이너스 혈액형에 대해 무언가 말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구멍조차 없었다. 어쨌든 레탸가는 이미 그 빚을 갚았고, 아르티옴은 베솔로프에게 피 한 덩어리를 빌렸다. 하지만 대체 왜? 그래서 스스로 올가미에 매달리려고?
레탸가는 아르티옴을 더이상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레코드를 틀어놓은 것처럼 분명하고 간결하게 말하고 있었다.
군중속에서 아르티옴이 알고 있던 몇몇 사람들은 이미 그가 마치 외부인인 것처럼, 으깨 죽여야 할 어떤 종류의 독성 생물체인 것처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모스크빈은 어떻게 됐지?" 멜니크가 물었다.
"모스크빈은." 레탸가가 멜니크의 말을 되풀이했다. "모스크빈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벙커에 갇혀서 코르부트와 그 특수부대와 싸우고 있을 때 아르티옴은 저를 벙커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우리가 No.10을, 안드로이드를, 울만을, 레드를, 안톤칙을 묻어주었을 때..."
"전부 기억한다." 멜니크가 끼어들었다. "거기까지 해."
"네, 다 기억하시겠죠. 그 목록도 가지고 계시고요. 우리는 모두 그걸 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서 거의 죽을 뻔했고요. 아르티옴이 제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방금 총알을, 2만 발의 총알을 붉은 라인에게 가져다준 거 알아? 모스크빈에게, 우리 병사들을 죽인 개자식들에게? 대령의 명령에 따라서. 저는 우리가 그들의 기억을 팔아넘겼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무얼 위해 죽어갔는지 깨달았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서, 바로 정치 말입니다."
"레탸가!"
"정치가 더 중요한 겁니다. 그것이 어제의 전쟁이고, 오늘의 평화입니다. 전쟁이 있었던 어제 동료들이 헛되이 죽어간 것이 애석하군요. 왜냐하면 오늘은 평화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쓰레기 같은 놈들의 총에 2만 발의 총알을 장전시켜서 내일 다시 전쟁이 벌어질 때 그놈들이 자기네와 함께 남은 우리 병사들을 쓸어버릴 수 있게 할 겁니다."
"그만하면 됐다!"
"그리고 아르티옴은 붉은 라인이나 파시스트 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오르도 같은 것도 없다고요. 이런 종류의 구조만 있을 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감시자들 말이에요. 아니면 망할, 누구든지 간에 상관없어요. 우리는 그 구조의 일부분이고, 붉은 라인은 또다른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건 진짜 전쟁이 아니었고, 벙커 방어전은 헛짓거리였습니다. 다 쇼란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한 건... 죽은 우리 동료들과 보드카를 마시는 것도 다 쇼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레탸가!"
"말하게 두세요!" 누군가 군중 속에서 소리쳤다. "발언권을 갖게 둬요! 레탸가는 우리 사람입니다! 우리 일원이라고요! 말하게 해요!"
"내버려 두십쇼! 뭐가 문제입니까?"
"좋아, 레탸가의 차례는 끝났다... 그나저나 내 두 다리는..."
"그리고 아르티옴이 말하길, 그때 벙커에서 한자동맹은 어디 있었냐는군요. 왜 한자는 우리가 도움을 청했을 때가 아니라 이후에 와서 우릴 도와줬을까요? 그걸 위해서 대령님은 자기 다리를 대가로 치른 겁니까?"
"레탸가를 사령관으로!" 누군가가 고함을 질렀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난데없는 철컥 소리가 나더니 레탸가의 뒤에 있는 아름다운 하얀 벽에 붉은 얼룩을 뿌렸다. 붉은 것이 용솟음쳤고, 레탸가는 절뚝거리다가 주저앉더니 바닥에 얼굴을 처박았다. 그의 뒤통수는 사라졌고, 활짝 열린 살점 구덩이가 대신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와 똑같은 구덩이가 아르티옴의 영혼 어딘가에서 즉시 생겨났다.
"레탸가!"
"레탸가아아아! 한자 놈들 짓이야!"
"한자동맹을 박살내자!"
옆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멜니크를 휠체어에서 끌어내렸다. 그는 널찍한 웅덩이에서 멀지 않은 화강암 바닥 위에 쓰러져 등이 뒤집힌 바퀴벌레가 일어나려고 하는 것처럼 팔을 씰룩이기 시작했다. 바퀴가 돌고 바퀴살이 번뜩였지만, 사람들은 이미 그의 위에서 알아보기도 힘든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누가 대령과 함께하고 누가 아닌지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아르티옴을 붙잡아 끌고 가서 테이프를 뜯어내고 가슴팍으로 아르티옴을 보호하면서 그가 말하게 했다. 그들은 료카를 끌고 왔고, 아르티옴은 호메로스를 끌고 왔다. 이제 그들은 아군들 사이에 있었다. 대원들은 맨손인 채로 야만스럽게 싸우고 있었다. 호위병과 처형인 외에는 아무도 법정에 무기를 반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회입니다! 기회!" 아르티옴은 호위병들에게서 뜯어낸 열쇠로 료카의 수갑을 풀고 있을 때 그의 귀에다 대고 외쳤다. "우리가 이들을! 츠베트노이로 데려가면 됩니다! 그리고 어르신을! 제국으로 보내고요! 인쇄소로요! 우린 전부 다 해낼 겁니다! 계획대로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료카가 소리쳤다.
충돌했던 두 개의 파도는 분열의 선에서 벗어나며 분리되기 시작했다. 한 명은 죽은 레탸가를 데려갔고, 다른 한 명은 팔을 비틀고 있는 멜니크와 바퀴가 구부러진 망가진 휠체어를 데려갔다.
하지만 아르티옴은 아직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이 도망칠 수 없었다. 그는 군중 속에서 뛰어나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
"이봐! 이봐아!" 누군가 저쪽에서 아르티옴에게 소리쳤다.
그들은 셔츠가 찢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보여주었다. 안나였다.
"주모자는 어디 있나? 초르니를 넘겨라! 우리가 그 아내를 잡고 있다!"
"안나!"
"이리 와, 기어서! 아니면 이 여자의 더러운 입을 찢어버릴 거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년을 박살내도록 놔둘 거라고... 알아들어? 이리 기어오라고, 이 새끼야!"
"어떻게 감히!"
안나는 홱홱 움직이며 그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그녀의 멍든 한쪽 눈은 이미 검게 변해 있었다. 한쪽 젖가슴의 갈색 젖꼭지가 보잘것없는 반항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아르티옴은 호메로스의 손을 붙잡았다.
"전단지요! 방해기와 생존자들과 보이지 않는 감시자들에 대해서요! 우리 모두가 어떻게 속고 있는지를요! 진실이요! 진실 말입니다, 어르신!"
호메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료카! 당신은 그를 알죠! 그 얼굴을 알잖습니까! 베솔로프 말입니다! 사샤의 멋진 남자 말이에요. 당신 말고는 아무도 없어요! 여기서 사람들을 데려가십쇼. 츠베트노이 불바르 역으로요. 그 쥐새끼를 잡아서..."
"그쯤 해라, 초르니!"
"베솔로프가 들여보내 주든, 거기서 그자를 잡아 죽이든! 안나를 건드리지 마, 이 망할 놈들아."
료카는 눈을 깜박였다.
"알겠다!" 아르티옴이 그들에게 소리쳤다. "알았다! 지금 간다! 간다고! 안나를 놓아줘! 알겠어?"
아르티옴과 안나는 1초의 절반 남짓 동안 마주보고 있는 두 개의 검은 막대 사이에서 마주쳤다, 만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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