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들이 저기 있다! 저쪽으로!"
아르티옴은 아래쪽 난간 기둥의 창살 사이로 검은 부츠가 보였다고 생각했다, 아니, 보인 게 맞았다.
"뛰어!"
"문 열어! 열라고!"
"너 진짜 돌아버린 거야? 보호복도 없으면서..."
"괜찮아! 그냥 열어! 너 때문에 여기서 다 죽게 생겼다, 이 천치야! 빨리!"
"어디로 갔지? 그놈들 어디 있나?"
"일리야 씨, 손 주세요! 놓지 말고요!"
"같이 가겠습니다. 같이 갈 겁니다. 여기 남겨지기 싫어요."
"웃기지 마... 저 위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지상에 뭐가 있다고?"
그들은 테이블을 뒤집고, 벤치를 뛰어넘고, 떠들고 있는 브라만들을 넘어뜨리며 역의 맨 끝으로 돌진했다. 오르도 병사들이 통로에서 쏟아져 나와 플랫폼을 가로질러 산탄처럼 흩어졌다.
그들은 차단문에 최대한 빠르게 도착했고, 보초의 얼굴을 총신으로 후려친 다음 잠긴 볼트를 돌리고 육중한 강철을 궤도를 따라 끌었다. 문은 마지못해 열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문틈을 비집고 나와 계단을 나는 듯이 달려 올라갔다.
어떻게 아르티옴에게 아직도 기력과 숨이 남아있을까?
추격자들은 그들을 뒤쫓아왔다. 화강암 위로 발걸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턱밑까지 따라잡혀 있었다. 일행은 총을 갈겼지만 달리는 중이었기 때문에 빗나갔다. 총에 맞고 산산조각난 닭장이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문짝 하나가 움직임을 멈췄다. 이제 역 바깥으로 난 좁은 틈새만 남았다. 검은 옷을 입은 병사들이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지만, 브라만들은 방사선에 노출될까 봐 멀찍이 떨어져 몸을 움츠렸다.
아르티옴, 안나, 티무르 그리고 일리야는 현관을 향해 돌진했다. 다음 순간 그들은 가까스로 바깥 문을 열고 보호복 없이 살을 에는 듯한 모스크바의 밤으로 굴러떨어졌다.
"그래서 이제 어쩌게?"
"이쯤에... 여기다 뒀었는데... 잠시만... 찾았다! 저쪽으로!"
아르티옴은 고요한 도서관을 따라 몸을 숙여 달렸다. 한때 그는 눈먼 창문 아래에, 기둥의 육중한 대좌 아래에, 벽에서 떨어져 나온 대리석 석판 위에 두려움을 남겨두고 도서관을 떠났었다. 그들 뒤에서 검은 형체들이 추격을 위해 보로비츠 역 현관에서 총을 쏘았다. 일행은 보호 장구도 없이 거리를 달리기를 주저했다.
"우린 제대로 피폭되고 말 거야! 여기 배경 방사선 수준이 어떤지 알기나 해..."
"저쪽이야. 여기 있어. 바로 저거야! 그래!"
사벨리의 일본 자동차가 견인되어 있었다. 레탸가가 방해기에서 그들을 데려가고 나서 버려진 것이었다. 그게 언제였더라? 오래전 일이었다. 사벨리는 죽었다. 콤소몰 역의 인파가 그를 쓸어가 짓밟았다. 명령을 받고 복무한 지 첫날만에 전사하고 실종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차는 바로 여기서 우두커니 선 채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자동차 핸들을 붙잡고 열려있는 해치로 들어갔다. 조수석 쪽의 작은 매트 아래에는 여분의 차 열쇠가 있었다. 사벨리는 콤소몰 역에 있을 때 아르티옴에게 열쇠의 위치를 말해줬었다. 마치 그게 유산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르티옴이 열쇠를 꽂고 돌리자 시동이 걸렸다.
결국 보로비츠 역을 벗어난 검은 형체들이 결단을 내렸다.
"차에 타!"
"어디로 가는데?"
"베데엔하 역으로! 내 사람들에게 갈 거야. 집으로. 사람들에게 말해줘야 해!"
"난 안 가. 여기 남을 거야. 내가 거기 가서 뭘 어쩌겠어? 교섭을 할 거야."
"타라고, 이 멍청아!"
"저 사람들은 우리 동료야! 합의점을 찾을 거야. 잠깐... 깜박했다. 이거. 네 거 맞지? 내가 받아서 가지고 있었어."
그는 잿빛이 도는 탁한 검정색의 무언가를 꺼냈다. 리볼버였다.
"내 거 맞아."
티무르는 열린 차창으로 총을 집어넣었다.
"거 참 더럽게 고맙다."
"이제 됐어! 가!"
티무르는 두 손을 치켜들고 휙휙 흔들면서 이쪽으로 달려오는 시커먼 악마들을 향해 나아갔다. 아르티옴은 마음속으로 그의 뒷모습에 대고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페달을 밟았다.
아호트니 럇 쪽과 트베르스카야 거리에서 바람이 단발적인 소리를 실어왔다. 모터가 으르렁대는 소리였다.
그들은 재빨리 자리를 떴다. 차를 돌리자 마찰로 끽끽거리는 타이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안나는 왼쪽 조수석에 앉아있었고, 쓸데없는 짐이나 다름없는 일리야 스테파노비치는 뒷좌석에 아무렇게나 매달려 있었다. 그들은 창문을 단단히 닫았다.
백미러 속에서 티무르는 팔을 치켜든 채 헝겊 인형처럼 소리없이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그리고 바로 1초 후 무장한 오프로드 차량이 그 자리로 돌진해 왔다.
그리고 시체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그들은 차량의 불빛을 껐다. 빛이 졸아들다가 녹아 사라졌다.
일행은 보즈드비젠카 거리를 따라 아르티옴이 수백 번도 더 거닐었던 모든 장소를 맹렬하게 달려갔다. 그러나 이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었다. 누군가의 뜯어먹힌 두개골, 세월이 갉아먹은 건물, 말라붙은 나무들이 도롯가를 질주하는 일본 차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리고 베어물린 달이 공허한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하늘은 아르티옴이 세냐와 같이 지상으로 나온 다음 그와 비탈리 두 사람을 속여 식물원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던 그날처럼 수많은 별들이 총총이 박혀 있었다.
"기억나, 세냐?"
"그만해, 아르티옴. 제발."
"미안. 다시는 안 그럴게. 진짜야."
누리끼리한 석회암으로 지어진 국방부 건물이 눈 깜짝할 새 스쳐가고, 아르바트 역의 작은 지하 입구가 휙 지나갔다. 오른쪽에는 20층짜리의 고층 건물들이 마치 승리를 기념하는 행진 중에 잊혀진 군인들처럼 빳빳하고 빽빽하게 서 있었다. 왼쪽으로 칼리닌스키 대로의 바보 같고 허풍스런 건물들과 함께 과거 유럽이라고 불렸던 곳에서 제일 크다는 광고 스크린(역자 주 - Elin, 엘린. 1972년 설치된 세계 최초의 옥외 비디오 스크린을 말한다. 크기는 16.8미터 x 12.8미터로 유럽에서 제일 크다는 묘사는 소설이 집필되던 2013년 이전 기준이다)이 지나갔다. 보초들이 아르티옴에게 경례를 올렸다. 스크린은 아르티옴의 과거와 미래를 비춰주었다.
"공기 느낌이 어때?"
"다르네."
아르티옴은 2년 전 이곳에 처음 왔던 때를 떠올렸다. 모든 것이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는가. 그때 이곳엔 생명이 있었다. 뒤틀리고 기이하고 이질적인 생명체였지만, 어쨌든 번성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르티옴은 거울을 보았다. 멀리 어딘가에서 그들을 쫓아오는 작은 반점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헛것을 본 걸까?
그는 삐걱거리며 가든 링 로드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고, 길을 따라 허물어진 바큇자국 속으로 운전했다. 차는 장작더미 위에서 불탄 미국 대사관을 지나고 살아있는 망자들을 위해 지어진, 지붕에 뾰족한 말뚝이 박혀있는 크라스노프레스넨스카야 제방 위의 고층 건물을 지나고 '그 마네킹' 을 기리는 뜻에서 '스탈린카(역자 주 - stalinka, 스탈린 건축. 1930년대 말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스탈린 집권 동안 사회 상류층을 대상으로 지어진 아파트로 집값이 매우 비싸며 화려하고 큼직한 양식이 특징)' 라고 불리던 거대하고 웅장한 화강암 건물들을 지나고 폭탄 크레이터가 있는 광장을 지나고 샛길의 참호를 지나갔다.
아르티옴은 그것들을 보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망자는 망자를 위한 것이다.
"집에 가는 건가?" 안나가 물었다.
"집에 가고 있지." 아르티옴이 대답했다.
오른쪽에 핸들이 달린 일본제 차는 도로 표시를 위반하고 미라 대로로 쏜살같이 돌진해 동쪽으로 질주했다. 그들은 제3순환도로와의 교차점인 고가도로 아래를 미끄러지듯 내려가 저 아래 어두운 밑바닥 어딘가에 놓인 철로 위에 지어진 다리로 빠져나왔다. 조금 더 가자 하늘에 얼어붙어 있는 로켓이 나무 위로 솟아올랐고, 바보같은 우주기념박물관이 국민경제 성과 전람회장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또다시 아르티옴은 그들 뒤에서 모종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잠깐 뒤를 돌아보기까지 했다가 구부러져 박살난 트럭과 거의 충돌할 뻔했으나 간신히 제시간에 핸들을 돌렸다. 그는 녹슨 깡통들 사이로 뛰어들어 고향 역의 입구 홀로 향하는 익숙한 바큇자국을 따라 길을 잡았다. 그는 차를 금속 정육면체 모양의 환전소 키오스크 뒤로 몰았고, 거기다 차를 숨겼다.
"빨리 도착했어. 아마 피폭량은 미미할 거야." 아르티옴이 안나에게 말했다.
"알겠어." 안나가 대답했다.
그들은 밖으로 나와 귀를 기울였다. 멀리 어딘가에서 모터의 포효 소리가 울렸다.
"뛰어."
그들은 역 현관으로 걸어갔다. 아르티옴은 아크릴 유리에 낀 먼지 사이로 마지막 시선을 던졌다. 추격자들이 따라오고 있을까? 따라잡힌 걸까?
아르티옴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만일 그들이 여전히 추적 중이었다면 진작에 추월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상부 차단문은 열려 있었다. 그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0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아래쪽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지난 1년간 아르티옴은 이 계단을 전부 외웠다. 일리야는 두 사람이 제때 겨우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발부리가 걸려 계단에 코를 처박고 척추가 부러지도록 굴러떨어질 뻔했다.
마침내 계단이 끝났다. 짧달막한 플랫폼의 반대편에는 강철로 된 벽이 있었다. 차단문이었다. 아르티옴은 눈먼 정확도로 왼쪽에 발을 내디뎠고, 벽에 걸린 유연한 금속 전화선에 연결된 수화기를 향해 움직여 두 대 중 첫 번째 것을 찾아냈다.
"열어요! 접니다, 아르티옴!"
수화기는 전선이 끊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묵묵부답이었다. 마치 그가 고향 역, 사람 사는 역이 아닌 바깥 지상의 건물로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제 말 들립니까? 아르티옴! 초르니라고요!"
목소리의 메아리가 석탄 분진 속에서 질 좋은 금속 벽에 부딪쳐 쟁쟁 울렸다. 수화기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안나의 손가락을 더듬어 꽉 쥐었다.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냥 자고 있는 거야."
"응."
"네가 떠날 때 혹시 상황이..."
"아무 일도 없었어, 아르티옴."
일리야 스테파노비치는 크고 힘겹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숨을 그렇게 깊게 들이마시지 마세요." 아르티옴이 충고했다. "아시겠지만 배경 방사선 수치가 꽤 되는지라."
그는 전화를 내려놨다가 다시 들었다. 그리고 입을 차가운 플라스틱 원에 가져다 댔다.
"여보세요! 아르티옴입니다! 문 열어요!"
아무도 문을 열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마치 문을 열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르티옴은 벽을 따라 걸어올라가 주먹으로 금속을 두드렸다. 소용없었다.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때 그는 권총을 떠올렸다. 그는 강철 문에다 손잡이를 후려치려고 총신을 잡았다. 그리고 더 깊이 생각했다. 만에 하나 총에 장전이 되어있다면? 그는 실린더를 열었다. 어째서인지 실린더 안에는 두 발의 총알이 들어있었다. 그는 총알을 꺼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마치 종을 울리는 것처럼 철제 장막에 대고 리볼버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일어나세요, 여러분! 일어나요! 응답하세요! 제발!
다시, 쾅! 쾅! 쾅!
"아르티옴..."
"반드시 누군가 있을 거야!"
그는 다시 수화기를 붙잡고 거치대에 놓았다가 다시 들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르티옴입니다! 수호이 아저씨! 열어주세요!"
수화기 건너로 누군가가 마지못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 말 들려요?"
치직 소리가 들렸다.
"문 좀 열라고요!"
마침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대체 무슨 짓거리야? 밤이 다 됐잖아."
"니키타? 문 열어, 니키타! 아르티옴이라고! 열어!"
"'문 열어, 니키타. 그리고 방사능도 좀 먹어보고.' 그렇지? 그 바깥에서 또 무슨 망할 짓을 하고 온 거야?"
"문 열라니까! 여긴 차폐 장치가 없어."
"그럼 그게 교훈이 좀 되겠네!"
"좋아, 그렇다면 의붓아버지께 말씀드리겠어... 이 망할 자식..."
수화기에서 코 푸는 소리가 들렸다.
"알았다고..."
금속 벽이 냉담한 태도로 느릿느릿 들려올라갔다. 빛이 보였다. 그들은 제염 구역으로 걸어들어갔다. 벽에는 수도꼭지가, 바닥에는 호스가 놓여 있었고 전화기가 한 대 더 있었다.
"문 열어!"
"먼저 몸부터 헹궈! 온갖 더러운 걸 묻혀서 들어올 생각일랑..."
"어떻게? 우리는 여기서 옷을 갈아입고 나간 게 아니야!"
"씻으라니까!"
아르티옴은 자신과 일리야 스테파노비치와 안나에게 차갑고 염소 처리된 물을 끼얹어야 했다. 그들은 흠뻑 젖고 얼어붙은 채 역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거름과 돼지 냄새가 풍겼다.
"다들 자는 중이야. 역장님도 주무시고 계셔. 너희 차림새 한번 끝내주는구나."
"그럼 우린 어디로 가야 하지?"
"너네 천막은 비어 있어." 니키타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 떨고 있는 그들을 보고 태도가 누그러졌다. "우린 너희를 기다리고 있었어. 잠시만 기다려, 닦을 옷가지라도 좀 가져다 줄게. 그리고 가서 자. 상황은 내일 아침에 정리하자고."
아르티옴은 따지고 싶었지만, 안나는 그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그래, 맞아, 그는 생각했다. 한밤중에 보호복도 없이 거리에서 뛰어들어왔잖아. 나도 역 전체를 깨우긴 싫다고. 분명 나를 얼빠진 놈으로 볼 거야. 신경쓰지 말자. 서두를 필요 없어. 소문이 폴리스에서 여기까지 나기 전까지는...
"그냥 보초들에게 낯선 사람을 역에 들이지 말라고만 전해줘. 그리고 지상에서..." 그는 검은 반점을 떠올렸다. "지상에서도 아무도 들여보내면 안 돼. 알겠어?"
"내가 누군데." 니키타가 웃으며 말했다. "다시는 그런 일로 깨지 않을 거라고!"
"그럼 됐어. 아, 맞다. 그리고 여기 이 분도 어디든 자리가 필요해." 아르티옴은 일리야 스테파노비치를 기억해내고 말했다. "내가 아침에 의붓아버지께 전부 설명할게."
유기견 같은 꼴을 한 일리야 스테파노비치는 니키타와 같이 있기로 했다. 그러나 그건 아르티옴의 소관이 아니었다. 그는 이 남자가 교수형을 당하게 내버려두지도 않았고, 그를 버리지도 않았다.
정말로 그들의 천막은 비어있었다. 누구라도 이곳을 감히 바라 마지않았을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사람들은 여길 차지하려고 시도했지만, 수호이는 그들을 저지했다. 의붓아들이라 해도 최고 지도자의 아들이라는 것은 꽤 쓸만했다.
두 사람은 이웃들을 깨우지 않으려고 회중전등을 켜고 바닥을 비추도록 세워 놓았다. 그들은 서로의 알몸을 쳐다보지 않으면서 거기 있던 마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부끄럽고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매트리스 위에 양반다리로 앉았다.
"아무거나 마실 것 좀 있어?" 아르티옴이 속삭이듯 물었다. "갖고 있었잖아."
"응. 조금 샀어." 안나도 속삭였다.
"한 모금만 줄래?"
그들은 깨진 병목을 기울여 돌아가면서 목을 축였다. 악취가 나고 바닥에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는 술은 맛이 형편없었지만, 제몫을 다했다. 취기는 어깨 사이에 뒤틀려 있는 아르티옴의 머리를 제 방향으로 돌려주었고, 등과 다리 그리고 그의 영혼에서 이미 만성화된 경련을 완화시켰다.
"너 없이는 살 수 없단 걸 깨달았어."
"이리 와."
"정말이야. 시도해 봤어."
아르티옴은 크게 한 모금을 했다. 술은 내려가지 않고 후두를 그슬렸다. 그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폴리스에서... 대화를 나눈 뒤에. 네 아버지가 날 콤소몰 역으로 보냈어. 붉은 라인에게 탄약을 선물하라고. 그래서 폭동이... 굶주린 그곳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켰어. 그리고... 난 우연히 거기 도착했고. 붉은 라인이랑 함께 우리 모두가 말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그리고 병사들이 사람들을 향해 기관총을 갈겨 댔어. 거기 있던 한 여자가... 나한테... 자기 아들을 부탁했었는데. 대여섯 살쯤 되어보였어. 나는 아이를 품에 붙들었지. 그 여자는 총에 맞았어. 그리고 그때 난 너랑 내가 그 아이를 입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뭐야. 1분쯤 후에 아이도 총에 맞아 죽었어."
안나는 그에게서 병을 가져갔다. 그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손이 차네."
"넌 입술이 차고."
그들은 돌아가면서 조용히 술을 들이켰다.
"우리 이제 여기서 사는 거야?"
"모두에게 말해줘야 해. 사샤 아저씨랑 전부에게. 우리 사람들 말야. 내일 침착하게 해야겠어. 다른 누군가가 모든 걸 멋대로 지껄이기 전에 먼저 말해야 해."
"주민들이 네 말을 믿어줄 것 같아? 이 사람들은 아무 데도 안 갈 거야, 아르티옴."
"두고 보면 알겠지."
"미안해."
"아니야. 사과할 필요 없어. 오히려 내가..."
"혀도 차갑네."
"그래도 마음은 뜨거워. 너 소름이 돋아 있잖아."
"네 마음을 내게 줘. 온기가 필요해."
* * *
그들은 늦잠을 잤다. 그리고 동시에 깨어났다.
마침내 아르티옴은 그 불쾌한 웨이터 옷 대신 스웨터와 닳아해진 청바지로 평범한 옷차림을 했다. 그는 덧신 장화 한 켤레를 신고 안나가 옷을 챙겨입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천막에서 기어나왔다. 여성 이웃들은 두 사람을 쳐다보며 질투 섞인 힐난의 눈초리를 보냈다. 남자들은 아르티옴에게 담배를 권했다. 그는 감사를 표하고 한 개비를 가져갔다.
"그런데 사샤 아저씨는 어디 계시죠?" 그는 마침 근처에 있던 모피 코트 다쉬카에게 물었다.
"널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지. 탈모가 왔구나, 그렇지? 거봐, 우리가 뭐랬니?"
"어디서요?"
"양돈장에서."
두 사람은 같이 아르티옴의 의붓아버지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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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챕터다
그나저나 티무르 다시봐도 진짜 어이없이 죽노.. 차에 타라할때 타지 무슨 얼어죽을 합의를 보겠다고
와 드디어 막챕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