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처음써봐서 뭐가뭔지 잘 모르겟다... 으...




낡고 퀴퀴한 곰팡내가 나는 지하실에 얼굴에 멍이든 갱스터가 의자에 묶여있고. 데님 자켓을 입고 있으며, 남자치고는 장발을 하고 수염이 난 남자가 공구들을 손보고 있다. 지하실의 배경에는 쓰레기봉투가 굴러다니고 있으며 벽에는 사람들의 사진이 걸려있으며 몇몇은 빨간색으로 x자 표시가 되어있다.


"너 이거 실수 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조직이 가만 둘 거 같아?"


데님 자켓의 남자는 말없이 쇠톱을 들고 만진다.


"야이 씨발. 너 무슨 벙어리야? 우리 조직이 너 가 이러는걸 알면 가만 둘 거 같아?"


데님 자켓의 남자는 전기톱을 쓰다듬듯이 만져본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지. 나를 풀어줘. 그럼 난 너에 대한 건 아무 말 안할게. 서로 그냥 갈길 가자고."


"풀어... 달라고?... 풀어 달라고?"


그는 망치를 들며 말했다.


"그래. 날 풀어주면 너가 한거 비밀로 할...“


“그럼 내가 하는 말 따라해봐.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라고 말해봐.”


그는 망치를 만지작거리며 말한다.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라고 말해보라고.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넌 아니군.”


그 순간 이였다. 데님 자켓을 입은 남자가 전광석화처럼 뒤 도는 동시에 녀석의 턱을 후려쳤다.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아그악...."


망치에 맞은 녀석의 턱이 덜렁덜렁 거린다.


"세상은 오래전에 이 모양이 됐어, 좀비들이 나왔잖아. 그런데 내가 제일 증오 하는 게 뭔 줄 알아? 바로 너희 같은 쓰레기야. 갱스터, 약탈자, 남이나 등쳐먹고 배신하는 작자들. 그거 알아? 난 그런 것들을 용서 할 수 없었어. 굳이 악행을 할 필요가 없는데도 이제 자기세상이라고 패악질을 부리는 것들 말이야. 알아 들었으면 죽어!"


그는 망치를 높게 든다.


그리고 휘두른다.


쩍! 쩍! 찍! 쩍!


그는 사정없이 해머를 휘두른다.


그림자가 망치질을 함과 동시에 벽에 피가 튄다.


배경에 튄 피가 주르륵 흐른다.



시니스터 오브 데드.





한적한 시간대의 오후, 그가 아지트로 쓰는 건물의 녹슨 셔터가 거칠게 드르륵 하고 열린다. 그리고 그가 나온다. 그는 큰 가방을 맸고. 한손에는 소음기가 장착된 샷건을 들었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 나오는 샷건과 동일한 샷건이다.


"빨리 빨리..."


그는 주변을 살피며 어디론가 향하였다. 가방에는 피가 조금 뚝뚝 흐른다. 그는 말없이 걷는다. 멸망한 문명의 잔재가 있던 길을 걸어간다. 길바닥에는 오래된 전단지가 흩뿌려져있고 잡초가 드문드문 나있었으며, 바로 옆의 도로는 꽤 오랫동안 관리가 돼있지 않아 보인다. 갈라진 아스팔트 틈새로 잡초가 자라고 있었으며, 아스팔트 위에는 주인 잃은 낡은 차들이 즐비해있다. 몇몇 차량의 안쪽에는 말라비틀어진 시체가 있다. 자동차들... 이것들 대부분은 작동이 되지 않을 것이며, 된다 하더라도 그 많은 작동 불능이 된 차들 사이에서 그 차를 어떻게 뺄 것 인가?


그는 걸어가다가 무언가를 밟고 시선을 아래쪽으로 향하니 거기에는 잘린 손이 신발에 밟혀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잘린 손을 집어 들고 관찰했다. 절단면이 더러운 걸 봐선 인간이 도구를 가지고 한 것 같진 않다. 좀비들이 한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어느 정신 나간 인간이 했다거나. 그리고 핏자국이 골목길로 이어져있다. 그는 샷건을 손에 꽉 쥐고 골목길 안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어둠속으로 걸어간다. 그러는 동안 그의 눈동자는 분주하게 움직이며 주변을 수색한다.


이 어두운 골목길에서 놈들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니.


그가 골목에 가까워질수록 무언가를 먹어치우는 소리와 역한 피비린내가 가까워지며 바닥에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는 꿀꺽 하고 침을 삼키고 결심 한 듯 골목을 돌았다.


골목을 도는 순간 이였다. 바로 앞 아래에 놈들이 있었다. 좀비두마리가 시체 하나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다행히 놈들은 그 시체를 먹어치우는 중이라 이쪽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이거나 먹어라!" 라고 생각하며 가까이에 있던 놈의 머리통에 샷건을 푸슝 하고 쏘았다.


시체를 게걸스럽게 먹던 그놈은 머리통이 산탄에 갈려나갔으며, 그 주변으로 냄새나는 뇟조각과 뼛조각이 흩뿌려져진다. 그 옆에 있던 다른 놈은 이쪽의 존재를 눈치 채고 화난 듯한 그르렁 소리를 내며 달려들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는 그 죽지도 못한 살아있는 송장이 달려들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바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녀석에게도 산탄을 박아 넣었다. 녀석의 가슴팍에 산탄들이 박혀 들어갔으며, 녀석은 심장과 폐, 척추를 비롯한 오장육부가 터져 나갔을 것이다. 녀석은 피를 뿜으며 자빠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의 샷건이 또다시 불을 뿜는다. 이번에는 조준을 정확히 머리에 해서 말이다. 그것의 두개골의 절반이 날아가 버렸으며, 바닥에는 뇌수와 뼛조각, 그리고 오염된 피가 흘러 강을 만들었다. 총 3방이나 쐇지만 소음기 덕분에 소리가 크게 새어나가진 않았다. 소음기가 장착된 총이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좋을 수가. 만약 소음기가 없었다면 수백 미터 반경안의 놈들을 도발하는 꼴이 되었을 터이다.


대충 상황이 정리 됐으니 그는 그 시체를 조사해본다.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지만 처참하게 파해쳐져 있었다.


그는 눈을 뜨고 죽은 그 시체의 눈을 감겨준다. 이어서 시체의 조끼 안쪽을 조사해본다.


시체의 품속에서 지갑을 하나 찾았다. 지갑 안에는 몇백 달러가 들어있었으며 낡은 신분증과 잡다한 면허증들이 있었다.


하나하나 살펴보던 중 중간에 이런 걸 발견했다.


"헬 라이드 익스프레스"


그 명함에는 쇠사슬과 오토바이가 그려져 있었다. 들어본 적 있다. "헬 라이드 익스프레스" 동쪽 어딘가에서 배달업으로 먹고 산다는 작자들이다. 좀비 아포칼립스 사태 이전엔 없던 신생기업이다.


"배달부였군..."


그제야 시체 옆에 널브러져 있는 화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종이상자로 포장되어있었다. 그 화물이든 상자는 한번 열어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데님 자켓을 입은 남자는 이 화물을 꿀꺽 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그것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규칙이 아니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가 이 배달부 였던것의 의지를 이어서 배달을 할 의무는 없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화물의 주인은 화물을 못 받을 것 같다. 어찌됐든 그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오늘 볼일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안전지대에 볼일이 있어서 외출을 한 것이니깐. 늦어서 밤이 되면 잘 안보이니 골치 아파지니 말이다.


그렇게 그는 자리를 뜨려던 그때였다. 근처에서 총성이 울려 퍼진다. 누군가가 더 있었다니? 그는 서둘러 총성이 들리는 쪽으로 뛰어갔다.


골목길을 달려 도달한 그곳에는 한 여성이 비상계단 위에서 총을 쏘고 있었다. 아래쪽에는 좀비들이 있었으며 화물상자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녀는 금발에 어디서 관리했는지 이 시국 치고는 몸매가 좋은 편에 바이크용 보호 장구를 착용한 그녀는 검은색 mp5 기관단총을 들고 좀비들에게 총알을 먹이고 있었다. 그녀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려는 좀비들에게 총알을 사탕을 흩뿌리듯이 아래의 좀비들에게 난사했다. 이내 총알이 다 떨어진 모양 이였다. 하지만 아직 좀비들은 다섯 마리나 살아남아있었다.


"어이!"


데님 자켓을 입은 남자가 좀비들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그녀를 무슨 피냐타 처럼 여기며 손을 뻗던 녀석들은 이제야 이쪽을 본다. 우선 제일 앞에 있는 녀석부터 쏜다. 맨 앞의 녀석은 공짜다. 그저 제일먼저 머리통에 산탄을 맞고 박살난다.


두 번째 놈이 화난 듯이 괴성을 지른다. 그리고 그는 주저 없이 다섯 번 째 산탄을 쏜다. 조준을 조금 잘못했는지 녀석의 턱만이 날라 갔다. 녀석은 조금 휘청거리다가 다시 중심을 잡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몸을 살짝 숙이고서는 달려드는 녀석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머리통에 샷건의 총구를 갔다 대어 영거리 사격으로 박살낸다. 이로써 장전해둔 총알은 두발이 남았다. 바로 이어서 다음 녀석이 재빠르게 달려온다. 그는 이번엔 조준을 잘못해서 한발을 빗 맞춘다. 바로 곧 이어서 마지막으로 장전된 탄환을 사격해서 녀석을 자빠트리지만 머리를 명중시키진 못했다. 그는 샷건을 바닥에 버리고 소매에서 장도리를 꺼낸다. 그리고는 능숙한 동작으로 달려드는 녀석의 턱을 가격해 턱뼈를 탈구시킨다. 그리고 녀석이 비틀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장도리를 한번 더 내려찍어 두개골을 함몰 시킨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내려친다. 무언가가 박살나는 듯한 소리가 장도리와 관절을 타고 넘어 들린다. 또 한번 더 내려찍는다. 녀석의 두개골이 박살난 것이 육안으로도 보일 지경이 되었다. 한번 더 내려찍자 녀석은 무력화되어 자빠졌다. 그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장도리를 흔들어 장도리에 묻은 피를 한번 털어내고 바로 마지막 남은 녀석을 장도리로 끝장내려고 달려가려는 찰나. 조금 전에 자빠트린 녀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거친 숨소리를 내며 그르렁 거리는 녀석의 머리통에 재빨리 장도리를 내려찍고 찍고 또 찍었다. 그리고 재빨리 뒤 도는 동시에 장도리를 휘둘렀다. 그런데 그녀석이 장도리를 손으로 잡은 것 아닌가? 그는 당황한 티를 내지 않고 박치기를 날려 녀석을 휘청거리게 하였다. 그놈이 손을 놓고 그의 손에 장도리가 돌아왔다. 그러고는 녀석을 덮쳐 자빠트리고는 녀석의 배 위에 올라타고, 장도리를 녀석의 머리통에 내려찍었다. 그는 마치 야수와도 같았다. 계속해서 찍고 찍고 또 내려찍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그 행위가 의미없음을 알게 되자 그만두었다. 놈이 마지막 녀석 이였다. 그는 야수와도 같은 거친 숨소리를 내었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 순간 이였다. 생각을 그만두고 장도리를 휘두르려는 찰나였다.


"진정해요. 덕분에 살았어요."


그 여자였다. 어느새 사다리에서 내려와 감사인사를 했다. 그는 그녀가 적이 아니라는 걸 알아보자 숨을 깊게 내쉬었다.


"천만에."


"구해줘서 감사합니다. 혹시 뭐 원하시는 거라도 있나요?“


"원하는 거는 딱히 없고, 처신이나 잘하라고. 저거 당신 꺼지?"


그는 시선으로 바닥의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


그녀는 상자를 주우며 말했다.


"헬 라이드 익스프레스. 맞지?"


그는 샷건을 주우며 말했다.


"어떻게 아셨나요?"


"따라와."


그는 왔던 길로 안내했다. 칙칙한 골목길을 따라 왔던 길로 돌아갔다.


"그어어어어..."


아까 죽은 녀석은 어느새 좀비가 되어 그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머리통을 박살내지 않았었다.


"제이크!"


그녀가 배달부 였던것을 보고 놀란다.


"쉿 조용히..."


그는 손가락을 입에 갔다 댄 후에 오른손에 장도리를 들고 성큼성큼 배달부 였었던 좀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맹렬하게 장도리를 휘둘렀다. 장도리는 한 번에 녀석의 두개골을 박살내 부드러운 뇌 속에 박혔으며 녀석은 단번에 무력화되어 바닥에 자빠졌다, 그리고 그는 피 범벅이 된 장도리를 물끄러미 본다. 이 장도리는 오래 쓰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장도리를 허공에 몇 번 인가 휘둘러 끈적 하게 묻은 피와 지방을 털어낸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나는 여기서 제일 가까운 안전지대로 가는 중인데?"


"저도 안전지대에 가서 재정비를 해야겠어요."


"이거 들어."


그는 제이크 였던것이 가지고 있었던 상자를 가리켰다. 그리고 샷건에 산탄을 집어넣으며 재장전을 한다.


"저...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 조셉."


그가 입을 열었다.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그의 이름은 조셉이다. 아마도...


"너희 회사. 동부에 있을텐데... 여기까지 걸어왔나?"


"바이크가 있어요. 갑자기 바이크가 전복되서 이렇게 됬어요. 그리고 좀비때를 보고 도망치다 이렇게 된 거죠."


"갑자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경황이 없어요. 지금이라도 가서 사고 원인을 알아봐야..."


그렇게 그 둘은 걸어간다.


멀지 않은 길가에 박살난 오토바이용 헬멧 두개가 버려져 있었다. 아마도 배달부들의 것일 것이다.


조셉은 주변을 더 둘러본다. 바이크는 보이지 않았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것봐라?"


두리번거리던 조셉은 와이어를 발견했다. 와이어는 발목 높이에서 이쪽 골목에서부터 저쪽 골목까지 이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설치 한 게 분명해 보인다. 그 순간 뒤통수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에서 철컥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다. 이건 조셉이 낸 소리가 아니다. 그 여자가 낸 소리도 아니다. 이건 분명히 제 3자가 내는 소리인 것이다.


"안녕 형씨"


살짝 고개를 돌리고 곁눈질을 해서 뒤를 보니, 런닝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어깨에 천을 두르고 금목걸이를 한 껄렁껄렁한 남자가 소드오프 더블배럴 샷건을 겨누고 있었다. 그를 알아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망할 갱스터다. 어깨의 천으로 만든 유사 완장의 표식을 보니 어제 조셉이 처리한 놈과 같은 조직 출신인거 같다. 약탈과 살인이 인생의 전부인 것들. 염병할,. 행여나 놈들이 가방이라도 보게 된다면 매우 골치 아파진다.


"무슨 일이죠?"


그가 말한다.


"별거 아니야 형씨, 불우이웃 돕는다 치고... 그저 저 배달부 여자와 형씨가 가진 것의 일부를 "기부" 해줬으면 해. 그리고 무기 버리고, 응? 보기 흉하잖아.“


“지금 삥 뜯는 겁니까?”


“까놓고 말하면 그런 셈이지. 그리고 지금 내가 총 겨누고 있으니깐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고. 그러니 너의 총은 없는 셈 쳐.”


녀석은 샷건을 겨누고 말했다. 조셉은 말없이 그의 샷건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젠장 곤란해졌다. 녀석이 가방속의 내용물을 보면 개판이 날거다.


"그 가방 내놔. 천천히.“


조셉은 천천히 가방을 건내주었다.


"어우 씨 뭐가 이렇게 무거워..."


그 양아치는 가방을 들고는 말했다.


"어디 뭐가 들었나 볼까?“


“그 전에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라고 말해봐.”


조셉이 그에게 질문을 한다.


“뭐라고?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라고?”


“넌 아니군.”


“뭔 소리야 이양반이...”


그는 가방을 열어본다.


"이런 미친..."


그 자식은 표정이 굳어지는 찰나였다.


조셉은 재빠르게 장도리를 꺼내고 휘둘러 녀석을 제압했다. 녀석의 두개골은 함몰되어 눈알이 약간 튀어나왔고 녀석의 샷건은 멀리 떨어졌다. 그걸 보던 여성은 재빨리 달려 나가 그 샷건을 주워 그 강도를 겨누었다.


"으윽... 어떻게... 너 가 사람새끼야? 어떻게 이런 짓을"


녀석은 두개골이 함몰된 체로 괴로워한다.


"그럼 당신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남을 약탈하고 죽이는 건 말이 되고?"


"괴물... 이 괴물..."


"할말은 그걸로 끝인가?"


그리고 장도리를 높이 들었다가, 내려찍고, 찍고, 또 찍는다. 찍고 또 찍을수록 장도리가 휘기 시작한다.


"이런 씨..."


장도리가 완전히 90도 정도로 휘어버려서 더 이상 휘두르기도 힘들어졌다. 그리고 조셉은 휘어진 장도리와 그놈의 머리통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녀석의 머리통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끝났다. 녀석은 그대로 끝장났다.


마음 같아선 이 녀석의 시체를 태워서 증거를 없애고 싶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았다. 녀석의 시체를 태울 가솔린이 없다. 그저 지나가던 좀비가 먹어치우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토바이는 어디 갔어?"


"분명히 아까 여기에 있었어요! 그새 누군가가 가져간 거 같아요."


아마 이 녀석의 패거리가 길가에 함정을 설치하고 함정에 걸린 오토바이를 주인이 자리를 비운사이에 가져간 것 같다.


"얼른 안전지대로 가자. 빨리!"


"바이크를 찾아야 해요!"


"놈들 패거리가 가져간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곧 돌아올지도 모르지. 그렇게 된다면 녀석들을 다 상대해야하고 말이야.“


"그치만... 바이크를 버릴 수는 없어요. 이게 밥벌이 수단인데..."


"밥벌이고 나발이고 지금은 여기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야."


"하아 미치겠네..."


그녀는 현 상황에 답답해했다. 답답하기는 조셉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런 젠장맞을... 안돼, 이성적으로 생각해! 놈들 아지트라도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설령 안다 하더라도 혼자 처 들어가서 일당백을 찍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아니면 누구의 눈에 띄지 않고 몰래 들어가서 몰래 빠져 나오는 게 가능하겠어?"


조셉은 그녀를 답답해하며 말했다.


"좋아. 좀비 밥이 되거나 강도 녀석들을 또 만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나는 갈테니깐."


"잠깐만요. 어휴... 알겠어요."


그녀는 현실을 직시하였다.


그렇게 그 둘은 안전지대까지 달렸다.


해가 슬슬 질 시간대가 되서야 안전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안전지대는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모이고 모여 만든 곳이다.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컨테이너 박스로 장벽을 구축해서 만든 안전지대이다. 컨테이너 장벽 위에서 보초를 서는 자가 조셉을 발견했다.


"그가 또 왔다. 그 녀석이 왔다. 이번엔 배달부도 같이 왔다."


보초가 무전기에 대고 말을 한다.


"그 녀석이 누구인가? 설명해봐라. 아... 누군지 알겠다."


무전기 너머로 답신이 왔다. 조셉과 배달부는 문 앞에 왔다.


"어떡할까? 들여보내? 말어?"


문지기가 무전기에 대고 말을 한다.


"들여보내."


답변이 오자 문지기는 그를 두려워 하는듯한 눈치를 보이며 문을 연다.


"짐 검사는 안하십니까?"


조셉이 말을 했다.


"뭐가 들었는지는 뻔하니깐..."


문지기가 표정을 찡그리며 말을 했다. 가방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안전지대는 바깥에 비하면 활기차고 있었다. 죽인 변종좀비의 시체를 자랑하는 좀비헌터도 있고. 무언가를 찾는 용병들과 각종 총기류를 파는 무기상인도 있다. 심지어 치킨집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메운 번화가였다. 조셉도 여기서 살수도 있겠지만 조셉의 성격상 이곳에서 사는 건 안 맞을 것이다.


"이제 슬슬 각자 볼일 보러 해어지지?"


라고 말을 하면서 뒤를 돌아봤지만 그 배달부는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매정하긴..."


조셉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이 이봐! 한잔 할래?"


치킨집에서 술을 마시던 생존자가 말을 한다. 그러나 조셉은 한번 슥 보더니 무시하고 갈 길을 갔다.


"저 저 봐 저놈 그럴줄 알았어. 안 온다니깐..."


한 생존자가 말을 했다.


"젠장 나는 “온다.”에 걸었는데..."


그 생존자의 옆에 있는 자가 말했다.


"저 녀석은 괴짜야 괴짜. 좀비사태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려진 게 없어. 그놈은 오로지 갱스터나 약탈자, 무법자들을 죽이는 데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지."


"재미로 죽이는걸까?"


"아니야 전에 듣기론 아니랬어."


"그럼 대체 뭐 때문에 그런 거지?"


"복수랬어. 자신의 인생을 망친 것들에 대한 복수. 과거에 뭔 일이 있었나봐."


"뭐?"


"피해망상 적이군."


"그런데 저 녀석의 이름은 뭐야 도대체?"


"전에 듣기로는 조셉 이랬던 것 같은데?"


"나는 브래너라고 들었어."


"나는 포크스 라고 들었는데?"


"아니야, 내가 듣기론 조셉이랬어"


생존자들이 수군댔다.


조셉은 현상금 센터로 갔다.


현상금 센터 입구 옆의 게시판에는 많은 지명수배서가 붙어있다. 대부분 이 바닥에서 한가닥 하는 놈들이다. 그중 일부는 용병들도 쫓고 있다지...


녹슨 철문이 끼이익 하고 열린다.


"어서 오게 조셉."


약간 비만에 멜빵바지와 와이셔츠를 입고 있고 백발에 원형 탈모가 있는데다가 안경을 쓰고 있는 자가 서류를 정리하며 말을 했다.


"잘 지내셨습니까?"


조셉이 서류를 정리하던 접수원에게 말을 했다.


"나야 뭐 늘 똑같지. 그런데 넌 이번엔 무슨 일로... 아 너도 늘 똑같은 일로 왔나보군."


접수원은 피로 얼룩진 가방을 보고 눈치 챘다.


"들쥐파 패거리 행동대장. 가져왔습니다."


조셉은 가방을 들어 보여주며 말을 했다. 접수원은 가방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리고 경악을 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가방을 닫으면서 말했다.


"계속 이런 식이면 곤란하네 조셉. 자넨 늘 과격한 방식이야."


"그래도 데려왔죠."


""살려서" 데려왔어야지. 죽여서 일부분만 가져오면 어떡하나. 자넨 규칙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건가?"


"저는 저만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게 사회적으로 통용되진 않는다고. 조셉. 아무튼 이번일 몫이네."


접수원은 5.56mm 총알 하나를 던진다.


"총알 60개 아니였습니까?"


조셉은 접수원이 던진 총알 한발을 손으로 잡고 말했다.


"나니깐 이 정도라도 챙겨주는 걸세. 분명 살려서 데려오라고 하지 않았던가?"


"쓰레기들을 청소 하는 게 뭐가 나쁘죠?"


조셉이 말을 했다.


"그만하게! 이만 나가보도록."


접수원은 그를 내보냈다. 문 앞에 나간 조셉은 생각한다.


"이 5.56mm 총알 하나로 뭘 할까? 문샤인이나 한잔 마시고 집에 돌아갈까? 그것도 아니면 내 총알좀 더 투자해서 치킨이나 뜯을까? 그것도 아니면..."


그러다가 문득 아까 장도리가 휘어져서 못쓰게 된 것이 생각났다.


"여기 온김에 장도리를 새로 살까?..."


조셉은 그렇게 생각하며 시장바닥으로 가려는 찰나였다.


"어이 조셉. 한잔 하지?"


아까 그 생존자가 와서 조셉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독한 문샤인 이라도 주나?"


"아니 그냥 치킨이랑 맥주뿐이야."


"문샤인, 위스키, 보드카 없으면 그다지 관심이 없어."


왜냐하면 그것들, 독한 술일수록 정신을 쏙 빼놓기 때문에 이승에서의 고뇌와 번뇌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기 때문이다.


"그래? 그거 아쉽네..."


조셉은 그런 그를 훑어본다. 녀석은 새것같은 장도리를 벨트에다 차고 있었다.


"멋진 장도리네..."


"아 이거? 새로 산거야. 근사하지?"


조셉은 멀리 갈 것도 없이 거기서 흥정을 해서 장도리를 구매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총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도 들린다. 타는 냄새... 살덩어리가 타는 냄새도 난다. 생존자들이 총소리를 듣고는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소리가 난 입구 쪽으로 우르르 모인다. 조셉도 생존자들 사이에 끼었다.


거기엔 질 나쁜 무리들이 와있었다. 그들은 경비병 한명을 가솔린 까지 뿌려대면서 불태우고 있었다. 아마도 들여보내주지 않으려다 변을 당한 거겠지. 꽤나 규모가 큰 갱단 "라스트 바탈리온" 이라는 갱단과 갱의 리더가 행차한 것이다. 그 갱단은 몇몇 탈영병이나 버려진 군용 장비까지 흡수해서 규모를 키운 갱이다.


그중에 리더로 보이는 녀석이 있다. 아까 현상수배 전단지에서 본 녀석이다. 그 녀석은 근육질의 건장한 몸에 모히칸 머리를 했고 경찰 뱃지가 3개 박음질된 전투조끼를 입고 있었으며, 총알이 줄줄이 사탕처럼 연결된 벨트를 착용하고 어디서 구한건지 모를 군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야말로 마치 매드맥스에 나올법한 세기말 무법자처럼 보였다. 그는 확성기를 들고 말한다.


"모두 꿇어!"


놈들의 리더가 말을 하자 겁먹은 군중들은 하나 둘 무릎을 꿇는다. 물론 멀리 있는 사람일수록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무릎을 꿇지 않고 서서보고 있었다. 비교적 멀리 있던 조셉도 서서 지켜봤다.


그놈들의 리더... “라스트 바탈리온” 갱의 리더... 조셉은 현상수배 전단지에서 본적이 있다. 킴볼 이라는 녀석이다.


"너희들, 그 녀석 알지? 레이더, 갱스터들을 사냥하고 다니는 그 미치광이 말이야. 그 녀석은 우리의 동업자, 형제, 동료, 전우들을 마치 도축하듯이 죽여 나가고 있단 말이다! 그래서 그 녀석 때문에 나는 아주 곤란해졌어. 내 사업을 확장 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이 말이야. 아주 곤란하단 말이지. 그 미치광이를 잡는 데에는 나 같은 거물부터 잔챙이 강도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1주일을 줄 테니 그 미치광이 놈을 대려 와라! 그렇지 않으면..."


다행이 그들은 그 미치광이라는 작자의 본명과 인상착의는 아직 잘 모르는 듯 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조셉은 목표물을 살려 둔적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행차한 이유를 가르쳐 줘야겠지. 칼!"


킴볼이 손을 내밀자 부하가 와서 날이 시퍼렇게 선 단검을 준다. 그리고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생존자 한명의 멱살을 잡더니. 대뜸 끌고 갔다. 그리고 칼날로 그 생존자의 얼굴을 툭툭 친다.


"사... 살려주세요..."


"아니? 넌 죽어야해. 그래야 나의 메시지가 완성되지."


라고 하며 단검을 얕게 찔러 넣는다. 그 희생자는 찢어질 듯 한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다.


"가만히 있어! 넌 이미 죽은 거야! 그렇게 움직이면 가죽이 깔끔하게 벗겨지지 않는다고!"


그 갱스터. 킴볼이 악명을 떨친 이유. 바로 희생자의 얼굴가죽을 수집하기 때문이다. 킴볼은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처럼 희생양의 얼굴가죽을 뜯어낸다. 그리고 그걸 높이 들어 대중들에게 과시한다.


"봤지?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모두 이 녀석처럼 되기 싫으면 그 미치광이를 일주일 내로 갔다 바쳐라. 가능하면 산채로."


아까 조셉에게 술을 권했던 생존자 한명이 중얼거린다.


"그 미치광이 라는게... 아무래도 너를 말하는 거 같은데...? 조셉?"


라고 말하면서 옆을 보았다.


조셉은 웃고 있다. 매우 사악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다시한번 말한다. 기한은 단 1주일이다!"


그리고 갱스터 놈들은 물러갔다. 얼굴가죽이 벗겨진 놈은 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킴볼은 그런 녀석이 귀찮았는지 가기 전에 뒤돌아 권총을 쏴버렸다. 그리고 그들은 갔다. 그뿐이다. 안전지대는 갑작스러운 시한부 상황에 10분정도 적막이 흐른다.


"빠... 빨리 그 미치광이라는 작자를 찾아!"


"조셉?... 어... 없다?"


아까 그 생존자가 옆을 봤으나 조셉은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빨리 찾아!"


"어디 갔지?"


"저놈 아니야?"


조셉은 장벽에 붙어있는 건물의 비상계단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가 이쪽을 힐끔 보았다. 조셉이 도망치는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유사 좀비때 처럼 몰려든 사람들이 사다리를 오르는 조셉의 다리를 잡는다. 조셉은 자신의 다리를 잡은 손을 발로 밟았다.


"으억"


발에 밟힌 자가 아래로 떨어졌다. 조셉은 비상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컨테이너 장벽 위로 올라간다. 적당한 높이에서 장벽 바깥으로 뛰어내리려고 한다.


"저기다!"


뒤에서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한다.


"움직이지마!"


"멈춰!"


비상계단에서도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고 몇몇은 무장을 했다. 조셉은 뛰어내리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조셉을 잡았다.


"잡았다!"


조셉은 장벽에서 어중간하게 떨어질락 말락 했다. 그의 손엔 샷건이 있었지만 쏘진 않았다. 대신 녀석에게 박치기를 날렸다.


"억!"


동시에 녀석은 손을 놔버렸고 조셉은 그대로 장벽 바깥에 쌓인 쓰레기더미 위로 떨어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조셉이 떨어진 곳으로 몰려왔으나. 조셉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갔어?"


"찾아!"


발소리는 멀어진다. 그리고 쓰레기더미 아래의 맨홀이 닫힌다.


"켈룩 켈룩"


조셉은 기침을 한다.


"퉤"


조셉은 속으로 "개자식들, 언제까지 놈들에게 당하고만 살 건가." 라고 생각했을 터다. 그리고 하수구 안을 걸어간다. 거무튀튀한 공기가 온몸을 짓누르는 하수구 안을 계속 걸어간다. 꽤 먼 길을 걸어가는 동안에 발밑에는 진흙 같은 것들이 밟힌다.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은 잡다한 쓰레기들, 진창을 밟고 벽에 손을 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걸어간다. 잘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한걸음한걸음 내딛는다. 제기랄 이럴 줄 알았다면 녀석들을 조질 때 스마트폰 하나쯤은 있다면 슬쩍해서 챙겨오는 거였는데... 이윽고 어둠속에 눈이 조금씩 익숙해진다. 한참을 걸어가던 조셉은 어둠속에서 무언가를 인지하게 된다.


"흠?"


누군가의 흔적이 있다.


오물로 더러워진 매트리스 하나가 가지런히 정돈되어있다. 그 위엔 벽돌이 하나 있다. 주변에는 술병이 굴러다니고 있었으며 개중 하나는 담배꽁초까지 들어있었다.


"이것 봐라?"


피 묻은 붕대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조셉은 붕대를 주워서 냄새를 맡아본다. 피비린내가 나는 굳어 딱딱해진 더러운 붕대이다. 그 말은 즉 좀비 또한 있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 적절하지 아니한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하수구에서 사는 누군가가 잠시 먹을 것을 구하러 밖으로 나갔다가 좀비와 마주하고 불행히도 물려버린다. 그리고 하수구로 도망치고 붕대로 응급처치를 했다. 이것이 지금 당장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 이윽고 부스럭 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인가 좀비인가 생각하는 것 은 일단 관둔다. 조셉은 조용히 벽돌을 든다. 녀석을 조용히 처리할 생각으로. 그리고 조심스럽게 소리의 근원지로 향한다. 코너 너머에 있다. 그리고 코너에 등을 맞대고 준비를 한다. 벽돌을 그놈의 머리통에 휘두를 준비를 말이다. 조셉은 오른손에 벽돌을 들고 이 너머에 있는 녀석의 두개골을 박살낼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덮친다.


"거기 누구요?"


벽돌을 휘두르기 직전 이였다. 그것은 사람 이였다. 아직은 적어도.


"무... 무슨?"


"진정하시오. 사람이요."


"좀비인줄 알았어."


"나는 여기서 줄 곳 살고 있었어. 그것보다 내 배게는 내려놓지 그러오."


배게? 이 벽돌을 말하는 것인가? 조셉은 말없이 벽돌을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려놓는다.


노숙자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킨다. 갑작스러운 빛에 조셉은 한손을 들며 눈을 찡그린다.


노숙자는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쓰고 있었으며 관리를 안 한 듯 수염투성이였다. 피부도 안 좋아보였다.


"여기 들어온 사람은 오랜만인데 무슨일로 온건가?"


"쫓기는 중입니다."


"쫓겨? 좀비들인가?"


"예, 뭐 비슷한 것들이죠."


성난 군중들은 좀비때와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여기서 사십니까?"


"그래, 좀비사태 이전부터 여기서 살았지.“


“그렇군요. 실례가 안된다면 뭣좀 하나 물어봐도 됩니까?”


“무엇을?”


“제가 하는 말 하나만 따라해 보십시오.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라고 말이요.”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당신은 그 녀석이 아니군요. 실례했소.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죠.“


“그 녀석 이라니?”


“알 것 없소. 개인적인 일이요.”


조셉은 노숙자를 뒤로하고 사다리를 오른다. 그리고 맨홀 뚜껑을 살짝 연다.


"크허어어"


맨홀 뚜껑이 열리자 바깥공기가 맹렬하게 하수구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바깥공기가 이렇게 상쾌할 줄이야. 조셉은 숨을 크게 쉬고는 맨홀 틈새로 주변을 둘러본다. 벌써 밤이 되었지만 달빛 덕분에 어느 정도 시야확보는 된다. 주변엔 인기척이 없다. 사람도 없다. 좀비도 다행히 안 보인다. 적당한 장비 없이 밤에 이동하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별 선택지가 없다. 그래도 몇 블록 정도 이동해서 나왔으니 놈들도 찾기 힘들 터다. 그리고 이젠 집에 가야한다.


"이제 어떡할까? 생각해라 조셉. 생각해라. 어디서 밤을 지내고 낮에 가느냐. 아니면 위험하지만 밤에 집에 가는 도박을 하느냐. 그런데 뭐지 저 빛은?"


익숙한 위치에서 불이 나고 있었다. 매캐한 매연이 하늘로 솟구치는 게 밤이지만 불빛은 어둠속에서 잘 보이고 있었다.


젠장할, 집 방향이다. 왜 불이 난건가? 가스를 안 잠그고 나온 건가? 아니 천만에. 그럴 리는 없다. 그렇다면 대체 왜? 무엇 때문에 화재가 난거란 말인가?


조셉은 서둘러 달려간다. 달려가면서 화재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있다. 그리고 최악의 가능성과 마주한다.


갱스터 몇몇이 집을 불태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도로는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정리되어 있었고, 집 앞에는 낡은 SUV가 서있었다. 아마 그들이 타고 온 차량일 것이다.


조셉은 이를 갈며 샷건을 꺼낸다. 그리고 한 놈을 조준한다. 아직 놈들은 조셉이 왔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가솔린을 뿌려 집을 불태우는 데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앞의 몇 놈은 공짜다.


조셉은 앞의 몇 놈을 다짜고짜 선제공격했다. 한 놈의 등짝을 쏘자 그놈은 비명도 못 지르고 고꾸라진다. 곧바로 다른 녀석의 머리통을 조준하고 쏜다. 그렇게 두 놈이 산탄에 맞아 쓰러진다.


"이... 이 자식!"


동료 둘이 쓰러지는걸 보고 눈치 챈 갱스터 한 놈이 우지 기관단총을 갈긴다. 녀석은 영화로만 사격을 배웠는지 재대로 조준도 안하고 마치 사탕을 흩뿌리듯이 난사했다. 이래가지고 이런 좀비사태에서 살아남은 게 용하다. 조셉이 녀석에게 한발을 쏘는 동시에 왼쪽 팔에 한발이 맞는다. 덕분에 머리에 조준 한 것이 빗나가버려 그놈의 목에 맞는다.


녀석은 목에 맞아 목이 너덜너덜 거린다.


"큻... 그흟흟..."


녀석은 방금 전의 일격으로 성대가 맛이 갔는지 기괴한 끓는 소리를 내고 피를 뿜으며 비틀거린다. 조셉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녀석에게 달려가 머리통에 날라 차기를 갈겨, 녀석의 머리통은 목이 끊어지며 몸과 분리되어 피를 흩뿌리며 날아가 버린다.


"아... 안돼!"


장도리를 들고 있던 구석의 한 녀석이 쫄아서 구석에 숨어있었다. 보아하니 신참인 모양이다. 그리고 조셉과 눈이 마주쳤다.


"멋진 장도리네..."


조셉은 샷건을 철컥 하고 장전하며 그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 그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낸다. 조셉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몇 가지 진실을 알아낸다. 예상대로 라스트 바탈리온 갱단이 꾸민 짓 이였다. 그 자식들은 조셉의 주거지까지 파악해둔 모양이었다. 그리고 "진솔한 대화와 훌륭한 대화수단을 동원해" 역으로 라스트 바탈리온 갱단의 위치까지 알아냈다. 이것들을 알아내는 데에는 그저 "재미있는 장난질" 조금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술술 알아낼 수 있다. 그 다음에 그 녀석은 어떻게 했냐고? 평소 놈들에게 물어보던 “질문”을 한 뒤에 더 이상 고통 받지 않게 해줬다. 그리고 겸사겸사 녀석들이 가지고온 물건들도 챙겼다.


가방, 가솔린, 우지 기관단총, c4 플라스틱 폭탄, 기폭장치, 소음기 달린 권총, 라이터, 단검, 그리고 장도리.


집은 타버렸고, 조셉은 쫓기는 몸이 돼버렸다. 이젠 어떡하는가? 조셉은 쫓기는 삶을 살 바에야 차라리 마지막으로 거하게 도박을 한번 해볼 생각이다. 쓸만한 것들을 챙긴 조셉은 놈들이 타고 온 낡은 차를 몰고 아까 녀석이 알려준 장소로 차를 몬다. 놈들의 베이스가 그 녀석이 알려준 장소가 맞길 바란다. 틀렸다면 몇 놈을 더 사냥해서라도 미행해서라도 알아내야한다. 이 차를 타고 멀리 도망쳐 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가지고 언제까지 도망 다닐 수 있겠는가? 하루하루를 추격의 공포에 떠는 걸 삶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윽고 저 멀리 불빛이 보인다. 조셉은 잠시 차를 멈추고 지도를 보았다. 녀석이 불은곳 이였다. 조금 더 운전하려고 했으나 기름이 바닥나버렸다. 조셉은 차를 버리고 짐을 챙기며 준비를 한다. 그곳은 제법 까리하게 잘 잡힌 갱스터들의 아지트다. 철조망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수는 적지만 감시탑도 있었다. 안에는 개조된 차량들이 있었으며 그중 일부는 군용차량도 섞여있었다.


"여기는 줄루. 순찰 중 이상 없음. 오버."


갱스터 하나가 철조망 외곽에서 무전기를 꺼내고 순찰을 돌고 있었다.


"알았다 계속 순찰 돌도록. 오버."


무전기에서 답신이 나왔다. 그리고 조셉은 이것을 근처에서 미행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녀석이 무전기를 집어넣는 순간 조셉이 뒤에서 그를 기습해 눈앞에 칼날을 들이댄다.


"내말에 잘 대답해. 대답하면 살려주마. 너희 보스 어디있어? 지금 경계를 서는 보초의 수는? 이 철조망은 전기가 흐르는가?"


"철조망? 암 흐르지. 널 튀겨버릴 정도로 잘 흐르고말고."


그러자 조셉은 녀석의 얼굴을 철조망에 처박는다. 철컹 하는 소리가 어둠속에서 울려 퍼진다.


"전기가 흐르지 않는군. 이 거짓말쟁이."


조셉은 손에 들고 있던 단검으로 녀석의 목을 그어버린다. 그리고 녀석의 시체를 근처 풀숲에 끌고 가 숨긴다. 그리고 철조망을 넘어간다. 철조망이 철렁철렁 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그 다음은 주차장이다. 녀석들의 무장차량이 늘어서있다. 차량 감상하는 것도 잠시, 우두머리 녀석의 차량으로 보이는 것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설령 죽이지 못하더라도 엿은 먹여야지.


어디보자 딱 봐도 보스나 되는 녀석이 탈만한 차량은 뭘까? 분명 V8엔진을 장착한 새끈하게 잘빠진 차량이거나 무식하게 크고 단단한 차량 일것이다.


"어?"


생각을 하며 가방에서 짐을 꺼내던 조셉은 때마침 지나가던 갱스터 한명과 눈이 마추쳤다.


그 갱스터 놈은 조셉이 손에든 걸 보더니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을 친다.


그리고 녀석이 소리 지르기 전에 조셉은 녀석에게 달려들어 때려눕힌 뒤 손에든 물건을 아가리에 쑤셔 넣는다.


"잘 들어 소리 지르는 순간 너는 저승 행 편도 티켓을 끊는 거야, 너희 보스 어딨어?


"아으. 아으..."


"알아듣게 해. 어디에 있냐고 너 네 보스."


조셉이 주머니에서 "어떤 도구"를 눈앞에 꺼내자 그는 입으로 "아그악..."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밝은 빛이 나는 곳을 가리켰다.


"한 가지만 더 묻지 너희 보스 차 어딨어?"


"므증츠릉! 므증츠릉!"


녀석은 알아 들을수는 없지만 절실하게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였다.


"알려줘서 고마워."


조셉은 그렇게 말하며 녀석의 목을 꺾어버리고 녀석의 입에서 그 물건을 빼낸다.


"침투성이가 되었지만 쓸만 하겠지? 아직은..."


이제 녀석의 차를 찾을 때다. "므증츠릉" 이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주차장을 돌아다니던 그는 얼마안가 그 뜻을 대충이나마 알 수 있었다. "무장차량" 이였다. 그런데 무장차량이 한두대인가? 어느 차량이냐. 자 빨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라...


그러던 중 조셉의 눈에는 더 구미가 당기는 게 들어온다.


"이것 봐라?"


탱크로리다. 거대하고 육중한 탱크로리가 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녹이 슬었지만 여전히 쓸만해 보이는 탱크로리다. 조셉은 탱크로리를 두드려본다. 안에 기름이 많이 든 것 같았다. 예상치 못한 물건 이다만 이거라면 녀석들에게 빅 엿을 먹이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조셉은 깜짝선물을 크고 아름다운 탱크로리에 부착한다. 그리고 아까 녀석이 보스가 있다고 한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거기로 비장하게 걸어간다. 최후의 싸움을 하러.


밝은 조명들이 감싸는 그곳에는 많은 인파들이 있었으며 라스트 바탈리온 갱의 리더 킴볼이 부하들을 모아두고 연설을 하고 있다. 조셉은 생각보다 쉽게 그 인파속으로 숨어 들어갈 수 있었다.


"모두들! 그 미치광이 녀석을 알고 있겠지? 녀석은 우리가 사업을 확장 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 그리고 그 새끼는 우리의 형제들을 죽였다! 우리에겐 있고 그에겐 없는 것! 그건 바로 머릿수에서 비롯되는 힘이다! 그렇다! 이것은 전쟁이자 토벌이자 사냥이다! 모두 총을 들어라! 총검을 들어라! 녀석을 죽이고 장대에 꽂아 효수하자! 그 미치광이를 참수하자! 이건 도살의 축제다!"


"더는 못 들어주겠군."


인파 속에 자연스럽게 숨어들어간 조셉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샷건을 높이 들었다. 하늘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화약 냄새와 귀를 찢어놓는 총성이 놈의 과격한 연설을 멈춘다.


총의 소음기는 연설 중에 진작에 제거했다. 인생 최후의 일기토를 벌일 테니, 이젠 숨지 않을 각오라는 뜻인것처럼.


"하! 여기까지 당돌하게 쳐 오셧네, 씨부럴... 미치광이 새끼가... 뭐 일기토라도 하자는겨?"


조셉은 마치 "그렇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대답 대신에 사악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조셉은 샷건을 버린다.


그리고 피 묻은 단검을 꺼낸다. 아까 집이 불탈때 녀석의 부하들 중 한놈에게서 슬쩍 한 것 이며, 조금 전에는 녀석의 부하를 죽이는데 쓰였다. 부하의 피가 묻은 단검을 보여주는 것. 이것은 일기토의 신청이자 선전포고다.


"아그들아 아무도 건들지 마라. 녀석은 내꺼다! 죽여주마! 이 바닥의 주인이 누군지 알려주마!"


라스트 바탈리온 갱 리더 킴볼은 트렌치 나이프를 꺼내며 말했다. 그 단검은 손잡이 부분이 너클도 겸하도록 설계 되있는 흉악한 물건이다.


킴볼의 부하들은 환호하며 킴볼과 조셉 주변을 원형으로 둘러쌌다.


“싸우기 전에 한가지만 물어보자. ”어짜피 필요 없는 거잖아.“ 라고 말해봐.”


조셉이 나이프를 겨누며 말했다.


“뭐래 병신이?”


킴볼은 조셉에게 달려들어 나이프를 휘둘렀다.


조셉은 놈이 휘두르는 트렌치 나이프를 몸을 숙여서 피하고 들고 있는 단검을 녀석을 향해 찔렀다.


그러자 킴볼은 조셉이 단검을 들고있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쳐내서 빗겨낸다.


그리고 킴볼은 오른손에든 트렌치 나이프로 조셉을 찌르려 하자 조셉 역시 왼손으로 킴볼의 손목을 잡고 막았다.


그렇게 둘은 기싸움을 벌이다가 킴볼은 조셉에게 박치기를 날린다.


조셉은 휘청거렸고 킴볼은 트렌치 나이프의 너클 부분으로 조셉의 얼굴을 강타한다.


대포알 같은 일격에 조셉은 휘청거리며 자빠졌고 쓰던 단검은 저 멀리 떨어졌다.


이젠 어쩔테냐. 일어나라 조셉.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서 저 흉악한 녀석과 맞서 싸워라.


그 순간 조셉의 눈앞 땅바닥에 단검이 하나 날아와서 박힌다. 녀석이 쓰던 트렌치 나이프다.


위를 보니 녀석은 손가락을 까닥까닥 하고 있다. 그렇다 이자식... 지금 조셉을 농락하고 있는 거다.


"겨우 이딴 녀석에게 내 부하들이나 동업자들이 털렸다고? 어이가 없네... 뭐해 이 새꺄, 아직 안 죽은거 알아. 어서 일어나. 반격해.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어서!"


조셉은 킴볼을 노려보며 트렌치 나이프를 줍고 킴볼을 찌르고자 했으나 킴볼은 조셉이 찌르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조셉의 안면을 주먹으로 강타했다.


"난! 사실! 나이프보단! 이렇게! 주먹으로! 패는게! 더! 좋더라!"


킴볼은 사악하게 웃으며 주먹으로 조셉을 팬다. 겉보기엔 마구잡이로 때리는 것 같으나. 사실은 정교하게 때리고 있다.


대포알 같은 주먹이 조셉의 안면을 가격한다. 주먹은 멀어졌다가 바로 눈앞을 강타했다 반복한다.



조셉의 코가 뭉게진다. 뼈가 함몰된다. 갈빗대 몇 개는 나가는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차라리 의식을 잃는게 나을 지경 아닌가! 그런데 조셉은 기절조차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셉은 웃고 있었다. 조셉은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그리고 무언가를 자랑하듯이 꺼내 보이며, 킴볼의 표정은 쾌락과 우월감에 절여져 있는 표정에서 "시발?"이라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기폭장치다.”


"미안하지만 나는 정정당당한 놈이 아니라서 말이야."


조셉은 피와 멍투성이 얼굴로 사악하게 웃어 보이며 버튼을 꾹 하고 누른다. 그러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일이 일어난다. 조셉이 아까 탱크로리에 붙였던 것. 그것은 집을 불태우던 부하들에게서 슬쩍한 전리품 "C4 플라스틱 폭탄"이다. 섬광과 폭음이 하늘과 대지를 가르며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주차장은 말 그대로 날아가 버리고 철조망들은 충격파에 쓰러져나간다. 그리고 이 폭음과 섬광은 반경 수백미터 안의 놈들, 좀비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너 이 자식, 무슨 짓을..."


킴볼이 말하는 순간 조셉은 킴볼에게 달려들어 그 둘은 땅바닥을 구른다.


그리고 조셉은 입을 쩍 하고 벌리고, 좀비처럼 녀석의 목을 물어뜯는다. 조셉은 의외로 정정당당한 녀석이 아니였으니 말이다. 조셉의 치아는 킴볼의 목살 한 뭉텅이를 뜯어내고 경동맥을 끊어 놨다.


"퉷."


조셉은 물어뜯은 녀석의 살덩어리를 땅바닥에 뱉었다.


녀석은 "커헉... 꾸르륵" 거리며 무언가 끓는 소리를 내며 목을 움켜잡으며 무력화 되었다. 그녀석이 움찔 거릴 때마다 목에서 비린내 나는 더러운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조셉은 그런 다 죽어가는 킴볼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트렌치 나이프를 손에 든다.


"다 끝났어, 포기해."


칼날을 천천히 녀석의 움찔거리는 목에 갔다 댄다. 그리고 편육을 썰듯이 써걱 써걱 정성스레 썰기 시작한다. 척추 뼈를 끊어 내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들어갔지만. 조셉은 그런 일쯤이야 익숙했다. 엊그제도 했었던 일이니깐...


그리고 마침내 킴볼의 목을 몸통과 분리시켰다. 녀석의 목에서는 여전히 신선하면서도 더러운 피가 뚝뚝 흐르고, 조셉은 그 머리를 높게 든다.


그런데 갱스터들은 몇몇을 제외하곤 이런 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좀비들." 폭발을 보고 벌 때 같이 몰려오는 좀비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감시탑의 기관총이 불을 뿜어대지만. 좀비들은 서로가 서로를 밟고 올라가며 감시탑을 등반하듯이 기어 올라간다. 기관총 사수는 쉴새없이 기관총을 난사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좀비 한마리가 기어코 녀석에게 올라타 물어뜯자 녀석은 중심을 잃고 감시탑 아래로 떨어져 좀비들 속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좀비들은 떨어진 녀석으로 연회를 벌인다. 따듯한 살점을 물어뜯고 배의 복근을 해치며 순대를 헤집어가며 먹어치운다. 이윽고 죽은 녀석도 좀비들의 동료가 되어 일어난다.


갱스터 녀석들은 좀비 때와 한데 어우러져 난장판이 되어 싸운다.


누구는 무기를 버리고 도망가다가 좀비 때에게 잡아먹히고, 누군가는 좀비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또 누군가는 좀비들을 하나 둘 총으로 쏴서 쓰러트리다가 놈들의 머릿수에 체념을 하고 마지막 남은 총알로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 라스트 바탈리온 갱은 그렇게 괴멸되었다.


아무리 조셉이더라도 몰려오는 좀비 때를 뚫고 나가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이제 이 한많은 인생을 끝낼수 있겠어."


조셉은 행복한 아이처럼 웃으며 안아 달라는 듯이 양팔을 벌린다.


"그래, 다 끝났어."


그때였다. 조셉이 모든것을 다 포기한 순간이였다. 조셉을 물고자 달려오는 좀비들이 갑자기 픽 픽 고꾸라지는 것이 아닌가.


넘어진 철조망 너머에서 피카티니 레일에 이오텍 조준경이 달린 검은색의 둔탁한 m4a1 자동소총들이 불과 납탄을 뿜으며 노래했으며, 총알이 좀비들을 찢어놓는다.


좀비들은 낙엽처럼 우수수 쓰러졌으며, 쓰러진 좀비 뒤로 정체불명의 무장한 사람들 셋이 m4a1 소총을 들고 사주경계를 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


"워후, 이 좀비들 좀 봐 우리가 한발 늦은 모양인데?"


그들 중 한명, 해골 그림이 그려진 복면을 쓴 자가 쓰러져있는 좀비를 발로 밟고 들고 있는 총으로 확인사살하며 말했다.


"저기 좀 봐, 누가 서있는데?"


"저기 저 팔 벌리고 있는 아저씨 좀비 아니야? 입에서 피 흐르는 것 좀 봐."


"좀비였으면 진작 우리에게 달려들었겠지."


"잠깐, 저 아저씨. 킴볼 목 따서 들고 있는걸?"


무장한 자들은 조셉이 있는 방향 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내가 접근한다. 혹시 모르니 엄호해."


세 명중 한명이 조셉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 보인다.


그의 인상은 대리석을 조각해서 만든 듯한 강인해 보이는 얼굴을 한 자였다.


"아저씨 괜찮아?"


그는 조셉의 눈앞에서 손을 몇 번 흔들어 보인다. 그제야 조셉은 눈을 뜨고 상황을 파악한다. 좀비들은 쓸려나갔고 지금 눈앞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눈치 채게 된다.


"누구냐 넌..."


조셉이 입을 땐다.


"어, 만나서 반가워. 나는 마이클이야. 용병이지. 아저씨 얼굴은 왜 그래? 입에 피는 뭐여? 각혈했어?"


자신을 마이클이라고 소개한 자는 악수라도 권하듯 손을 내밀어 보인다.


"이건 그러니까... 뭐라고 설명해야하지?"


조셉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며, 속으로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린다.


"물린 거야? 안 물린 거야? 그것만 말해."


"물리진 않았어. 내 피 아니야."


"그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 것보다 아저씨 이름은 뭐야?"


마이클은 조셉의 손에 강제로 악수를 하며 말했다.


"조셉..."


"어이쿠 조셉 아저씨. 이거 강압적으로 나와서 실례했어. 우린 킴볼 있잖아. 킴볼. 그 자식을 잡으러 온거거든. 그런데 한발 늦었네? 아저씨가 벌써 목 땄네 목 땄어."


"날 어떻게 할 생각이지?


"뭐? 어떡하긴 뭘? 우리가 한발 늦은 거지. 가서 현상금이나 받으셔."


마이클은 그렇게 말했다. 조셉은 문득 지평선을 보니 어느덧 해가 뜬다. 날이 밝아온다. 그리고 조셉은 안전지대를 향하여 걸어갔다.



처음써보는거라 긴장되고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