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몇 번 해변에서 시나리오 올리긴 했는데, 내년 모 공모전에 제출하려고 전공교수님이셨던 분 말씀 들으며 대량으로 수정하고 있음.
이번에 퀄리티도 ㅈㄴ 올려서 다시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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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7. 다음날, 강릉 레이싱장(이하 레이싱장) (아침/밖)
오늘의 피폭량/허용치는 94mSv/100mSv이다. 미래가 조종하는 해군 헬기가 하늘을 날며 경기장을 녹화 및 중계하고 있다. 도로에는 깡패의 람보를 포함해 포니, 싼타페, 랭글러, 랜드로버(이하 랜드), 레토나, 에쿠스, A클래스(이하 A), 레이 등의 차량이 카메라를 부착한 채로 모여 있다. 도로 양쪽에는 바리케이드가 삼중으로 길게 늘어서 있고, 안쪽에는 진행자석 및 관중석,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주인: (마이크를 쥐고)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인근 캠핑장 주인인 오석철입니다. 여러분께서는 강릉 최후의, 아니 어쩌면 인류 최후의 레이싱을 곧 보실 텐데요. 참가자분들께서는 출발시간을 준수하시고 스무 바퀴를 도시는 걸 빼면 아예 규정이 없기 때문에 마음껏! 인생의 마지막이시라는 걸 생각하시면서 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관객분들께서는 저기 나오는 스크린과 강릉 MBS 방송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레이싱을 관람하실 수 있으십니다. 또한 하늘에서 중계해주시는 해군 장교이신 정미래 중위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다들 준비 되셨죠?
자동차 운전자들이 “네!”라고 외친다.
주인: 그렇다면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겠습니다. 10, 9, 8,…
깡패: (엑셀레이터를 밟아서 ‘부릉, 부릉’ 소리를 내며, 담배를 피운다) 씨발, 쩔겠네.
주인: 4, 3, 2,…
깡패: 가즈아!
주인: 출발!
자동차들이 출발한다. 헬기가 차들을 따라다니며 중계한다. A가 제일 앞서고, 그 뒤로 레토나, 에쿠스가 따라간다. 람보는 맨 뒤에 있다.
깡패: (마음의 소리) 일단 제일 바깥에서 달리니까, 안쪽으로 들어가야겠다.
람보가 안으로 들어서려고 하자, 랭글러가 앞길을 막는다.
깡패: 아 씨발, 진짜. (경적을 울리며) 저리 안 꺼져?
랭글러, 여전히 비키지 않는다. 람보는 랭글러의 옆 레이 사이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깡패: (마음의 소리) 휴, 꼴찌는 아니네!
S#78. 레이싱장 관중석 (아침/밖)
시민1, 시민2, 시민3, 시민4(이하 4인방)는 레이싱을 지켜본다.
시민1: 와, 진짜 치열하다!
시민4: 그러게…저러다가 큰 사고라도 나면 어떡해.
시민2: 뭐 어때. 다들 어른이고, 이래 죽든 저래 죽든 마찬가지지.
시민4: 당신은 왜 그렇게 말을 해? 아무리 그래도 누구 죽을 일 있어?
시민2: 아니, 다들 죽는 거 감수하고 온 거니까 그런 거지.
시민3: 자자, 두 분 모두 지방방송 끄시고 일단 지켜봅시다.
S#79. 레이싱장 (아침/밖)
람보는 어느새 6등이다. 그의 사이로 싼타페와 랜드가 주행하고 있다. 잠시 후 랜드와 싼타페가 람보의 양옆으로 온다.
깡패: 뭐야, 이 새끼들? 설마?
랜드와 싼타페가 간격을 좁히자, 람보는 브레이크를 밟는다. 그 사이로 포니가 들어와서 충돌한다. 양옆의 차들이 빠져나가자 포니는 결국 미끄러져서 바리케이드와 충돌한다.
주인: 아, 결국 한 분께서 탈락하셨습니다. 안타깝네요.
깡패: 씨발, 이 새끼들 좆같네?
람보는 싼타페와 랜드 뒤에서 앞으로 나가기 위해 양옆으로 왔다갔다한다.
깡패: 흠…방법 없나? 씨….
깡패, 뒤에 오는 랭글러를 본다.
깡패: 아, 맞다!
깡패는 랭글러에게 길을 내준다. 랭글러가 속도를 더 올리자, 싼타페와 충돌한다. 이에 랜드는 랭글러의 옆을 공격한다. 그러나 랭글러는 크게 부서지지 않고 랜드의 옆을 공격한다. 이에 싼타페가 다시 랭글러의 옆을 공격해서 붙어버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랭글러가 옆으로 미끄러지자 싼타페와 랜드도 튕겨져나가 바리케이드와 충돌한다. 싼타페와 랜드는 서로 충돌해 폭발하고, 랭글러도 몇 바퀴 빙빙 돌다가 결국 한바퀴 뒤집힌다.
주인: 오! 한 번에 세 분이나! 게다가 폭발했네요!
잠시 헬기 내부로 장면 전환.
미래: 와, 존나 아슬아슬하네.
다시 경기장으로 화면 전환.
깡패: 후! (웃으며) 잘 가라, 병신들아.
S#80. 레이싱장 관중석 (아침/밖)
관중석의 시민들은 경악한다.
시민1: 아! (눈을 가리며) 못 보겠어!
시민2: 알겠어. 대신 알려줄까?
시민1: 어, 어. 그렇게 해줘.
시민3: 아, 근데 진짜 다시 없을 경기긴 하네요.
시민4: 그러네요. 이게 참, 운명이니까요….
S#81. 강릉시청 (낮/밖)
해진과 직원들은 납 상자들을 옮기며 작업하고 있다.
해진: 근데, 이 자료들은 어디다 둘 건가요?
직원1: 여러 군데 둘 예정입니다. 일단 주요 관공서 지하에 매장했고요. 이제 제왕산 정상까지,
직원1, 상자들을 가리킨다.
직원1: 얘네들을 옮기시면 주요 작업은 마무리됩니다. 그 외엔 각자 자료를 보존하시고 있고요.
해진: (놀라며) 제왕산이요? 거기까지 어떻게 올라갑니까?
직원2: 걱정 마세요. 해군 장교이신 정미래 중위님이 헬기를 타시고 올 겁니다. 그게 유일하게 남은 헬기인데, 이번 레이싱 경기가 끝나면 다 거기로 옮기실 겁니다. 시간 보니까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해진: 알겠습니다.
해진, 하늘 저 멀리서 움직이는 헬기를 본다.
S#82. 레이싱장 (저녁/밖)
람보를 탄 깡패가 1등을 했다. 2등과 3등 단상 사이에 깡패가 1등 단상으로 올라와 있다. 주인, 깡패에게 트로피와 상금, 엠블럼을 건넨다.
주인: 우승자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깡패: 네네, 감사합니다.
깡패, 받은 걸 바라본다.
깡패: (마음의 소리) 시발, 어차피 내일 다 뒤지는데 뭐….
깡패, 약속대로 상금은 다시 건넨다.
깡패: 상금은 그냥 포기할게요.
주인: 감사합니다! 정말 치열한 경기였습니다.
S#83. 레이싱장 관중석 (저녁/밖)
관중석에서는 사람들이 질서 있게 벗어나고 있다. 4인방은 여전히 앉아있다.
시민1: 아, 예상 못했네.
시민2: 그러게.
시민4: 아, 저 죽은 사람들 불쌍해서 어떡해….
시민3: 뭐, 순위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무사히 들어왔다는 게 제일 중요하죠.
S#84. 레이싱장 (저녁/밖)
깡패, 람보에 기대어 담배를 피다가 잠시 코스를 돌아본다. 코스 이곳저곳에는 부서지거나 불에 타버린 차들이 널려 있었다.
깡패: (마음의 소리) 시발, 다들 지 좆대로 운전하니까 나까지 뒤질 뻔 했네….
깡패, 람보에 붙은 ‘최후의 승자’ 엠블럼을 만지작거린다.
S#85. 해군기지 (저녁/밖)
함장과 해군 승조원들은 기지 앞에 집합한다.
함장: 드디어 내일이다. 내일이면 안락사약이 나온다. 다들 알지?
승조원들: 네!
함장: 내 바람이지만, 적어도 나는 해군답게 강릉 앞바다에서 자침하여 먼저 떠난 전우들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나 홀로 잠수함을 몰 수는 없다. 그래서 너희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할 거다. 물론 다들 알다시피 모두가 동등하니까 계급을 들먹이며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괜찮나?
승조원들: 네!
함장: 좋아. 그러면 나와 함께 잠수함에서 전우들을 만날 쪽은 손을 들어라.
7명의 승조원들을 제외한 모두가 손을 든다. 함장, 미래에게 다가간다.
미래: (경례하며) 중위, 정미래!
함장: 그래, 정 중위는 어떻게 죽나?
미래: 저는 헬기를 마지막으로 타다가 따라가겠습니다.
함장: 그래, 알았다.
함장, 우진에게 다가간다.
함장: 박 소위는?
우진: (경례하며) 소위, 박우진! 저는…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여친과도 헤어졌지만 여전히 보고 싶습니다. 함께하고 싶지만, 얼마 전에 전화로 욕하고 싸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함장: 그래, 알겠다. 내일 다시 기회를 줄 테니 그때라도 말해줄 수 있나?
우진: 네! 내일 확실히 결정하겠습니다!
S#86. 해군기지 침상 (밤/안)
우진, 침상에 앉아서 달력을 쳐다본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인다.
우진: (마음의 소리) 드디어 내일…. 바닷속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우진, 성연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우진: 안녕. 지금 뭐해?
우진은 잠시 그녀의 답변을 기다리다가, 읽어도 답장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
우진: 내일 드디어 동기들이 바다로 돌아가. 오후 5시쯤에 안목해변 앞바다에서 자침할 건데, 와줬으면 좋겠어.
성연: (문자) 글쎄, 나도 몰라. 생각해볼게.
우진: (문자) 그래도 최대한 나올게. 여전히 좋아해. 안녕.
우진, 침상에 누워 한숨을 쉰다.
우진: (마음의 소리) 어떡하지? 동기들이 이해해줄까…? 성연이가 안 나오면 어떡하고?
우진: 하아, 어렵다, 어려워.
S#87. 다음날, 강릉 이곳저곳 (아침/안, 밖)
전광판도 꺼져 있다. 파란 십자가가 새겨진 알약통에 적시된 설명서를 보이스오버로 읽어 주고, 강릉 시민들이 물과 함께 알약을 먹는 장면이 중간중간에 보인다.
보이스오버: 경고. 이 약을 안락사를 위한 약입니다. 반드시 물과 함께 복용하십시오. 어린 유아나 반려동물에는 주사기를 활용하십시오. 약을 복용하실 경우, 30분 이내로 졸음이 옵니다. 복용 후 1시간 후에는 뇌사 상태에 빠지고, 안락사하게 됩니다.
S#88. 강릉의 한 가정집 (아침/안)
4인방이 서로 모여서 강아지와 함께 파티를 연다.
시민1: 아빠!
시민2: 응? 왜요, 공주님?
시민1: 아빠는 이번 전쟁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해?
시민2: 글쎄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 북한도 있을 거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유럽도 자기 딴에는 스스로 지키려다가, 결국 못 지켰잖아.
시민3: 개인적으로 과학자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알버트 아인슈타인.
시민1: 아저씨, 과학자들도 엄청나게 노력했어요. 아인슈타인도요. 자기 밥그릇 싸움하는 정치인이 제일 문제죠.
시민3: 뭐, 어쨌든 우리가 약간의 쇳덩이와 돌덩어리만으로 망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시민1: 그러게요.
시민4, 짖는 강아지에 고개를 돌린다.
시민4: 괜찮아, 괜찮아, 토토야. 엄마가 곧 낫게 해줄게.
시민2: 누가 먼저 쐈든, 얼마나 쐈든 참 슬프다. 우리 공주님 아기 때 사진만 핵미사일에 붙였어도….
시민2, 흐느낀다. 시민4는 약을 꺼낸다.
시민4: 자, 그럼 가야지.
시민1, 한 손을 펼쳐 시민4를 만류한다.
시민1: 엄마, 잠깐만!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찍자!
시민4: 글쎄, 보는 사람이 있을까?
시민1: 뭐 어때. 다음 생애에도 기억할 거니까.
4명과 강아지가 소파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은 후에는 서로 한 번씩 안아준다.
시민3: 다들 고생 많았어요.
시민3, 시민2를 바라본다.
시민3: 특히 우리 동창, 평생 잊지 못할 거야. 객식구로 날 받아준 거 고맙다.
시민2: 에이, 뭘…. 괜찮아, 임마.
시민3: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즐기고 도왔으니까, 하늘에 있는 우리 집사람과 아들도 대견스러워하겠지.
시민1과 시민4가 강아지에게 먼저 함께 주사를 놓은 다음, 다들 그 자리에서 건배하며 술과 함께 알약을 삼킨다.
S#89. 데스티니 술집 (낮/안)
불도 다 꺼져 있는 술집에 앉은 사장은 앞에는 거울을, 옆에는 약통을 두고 술을 홀로 마신다.
사장: 이제 끝이네. 그동안 고생했다!
사장, 한 모금 마신 뒤에 발걸음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다.
사장: 누구세요?
종업원, 카운터: (미소지으며) 사장님, 저희 왔어요!
사장: 너희들이? 왜 왔어? 친구들이랑 약 안 먹어?
종업원: 아,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요.
카운터: 네, 저도요.
사장: 어이구…. 고마워, 얘들아.
사장, 의자를 책상에 끌고 온다,
사장: 여기 좀 앉아라.
종업원과 카운터, 둘 다 의자에 앉고 약통을 꺼낸다. 셋 모두가 술잔을 들며 건배할 준비를 한다.
사장: 자, 건배해야지. 근데 너희들은 뭘로 건배할지 생각해 봤어?
카운터: 저는 다음 생애를 위해서요.
사장: 그래, 다음 생애는 안전해야지.
사장, 카운터에게 눈길을 돌린다.
사장: 너는?
종업원: 저는 눈먼 사람들의 세상을 위해서요.
사장: 표현이 좀 특이하네. 무슨 뜻이야?
종업원: 네. 극소수의 윗대가리 말고는 이번 전쟁에 대해 대비하거나 살아남지 못한, 눈먼 사람들이잖아요. 적어도 다음 생애에서는 모두 눈을 뜨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사장: 좋아. 그럼 난…미국에 있던 우리 집사람과 따님을 위해서.
셋 모두 “건배!”를 외치며 잔을 부딪친다. 그리고 알약을 입에 넣고 술과 함께 삼킨다.
S#90. 대학 사무실 (낮/안)
해진만 있는 사무실은 납 상자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들에는 ‘유언,’ ‘회고록,’ ‘핵전쟁,’ ‘강릉시립대학교’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해진은 상자 하나를 들어서 확인한다.
해진: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해.
해진, 상자를 내려놓고 의자에 앉는다.
해진: 이 정도면 후대인들도 같은 실수 안 하겠지.
해진, 물과 알약을 삼키고 의자에 눕는다.
S#91. 대학 기숙사 (낮/안)
성연은 홀로 기숙사 침대에 누워서 울고 있다. 그녀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운다.
성연: 왜 하필 나만….
S#92. 회상 - 강릉의 한 가정집 (낮/안)
성연, 시민1의 집에 갔을 때를 회상한다.
성연: 아무도 안 계세요?
성연, 문이 살짝 열린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성연: 들어갑니…헉!
성연, 4인방이 소파에 앉아서 죽은 모습을 바라본다.
성연: 친구야…아저씨…아주머니….
성연, 소파로 다가가 시민1의 핸드폰을 든다. 핸드폰 잠금화면이 안락사 직전에 찍은 단체 사진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눈물을 흘린다. 눈물이 핸드폰 화면에 떨어진다.
S#93. 대학 기숙사 (낮/안)
성연, 엎드린 채 계속 운다.
성연: (마음의 소리) 엄마, 아빠도 없고…이대로 죽는 걸까….
성연, 우진에게 안목해변에서 만나자는 문자를 보낸다. 그러나 문자 서비스도 종료되어 보내지 못했다는 알림이 온다.
성연: (마음의 소리) 못 보내네. 그래도 나가볼까. 5시에 자침한다고 했는데. 지금 시간이…
성연: (놀라며) 4시 16분?
S#94. 대학 인근 (낮/밖)
밖으로 뛰어나온 성연, 공공자전거 정류장에 가서 아직 사용이 가능한 자전거가 있는지 확인해본다.
성연: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아, 이건 된다!
성연, 자전거 바구니에 실린 헬멧을 쓰고 출발한다.
S#95. 잠수함 회의실 (낮/안)
함장: 오늘은…
빠지기로 했던 5명과 미래를 제외한 승조원들이 전부 모여 있다.
함장: 우리가 바닷속으로 돌아간다.
비장한 표정을 한 승조원들의 모습을 각각 보여준다.
함장: 해군의 본분에 맞게 죽는다.
우진, 한 손으로는 금팔찌를 차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엄지손톱을 깨문다.
함장: 지금이라도 빠질 인원은 없고? 있으면 당장 얘기해.
우진, 고개를 들며 천천히 손을 든다.
S#96. 강릉 시내 (낮/밖)
자전거 소리가 들린다. 성연,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통해 빠른 속도로 빈 도로를 달린다.
성연: (슬픈 표정으로) 제발…제발…!
성연, 계속 나아간다.
S#97. 잠수함 (낮/밖)
잠수함 위에 우진이 나와서 그의 바로 앞 함장과 뒤에 있는 승조원들에게 경례한다.
우진: 저의 선택을 존중해주신 함장님, 그리고 승조원분들께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S#98. 강릉 시내 (낮/밖)
약통을 든 깡패는 람보에 탔다. 그는 창문을 모두 열었고, 왼손으로는 운전석 바깥문에 ‘최후의 승자’ 엠블럼을 만지작거리다가 오른손으로 알약통을 바깥에 던져버린다.
깡패: 인생, 그래도 화끈하게 살다 가야지!
그는 시동을 건다.
Cut to
함장: 바로.
함장이 경례를 풀자, 우진과 나머지 승조원들도 푼다.
함장: 그래, 고생 많았다!
우진: 특히 함장님의 약속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기억하겠습니다.
Cut to
깡패가 빈 도로를 빠른 속도로 운전한다. 어떨 때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가기도 했다가 회전교차로에서 빙글빙글 돌기로 한다. 이때 자동차의 속도가 200km/h로 올라간다.
깡패: 좆같은 인생이었다!
Cut to
함장이 미소짓는다. 우진, 그의 뒤에 있는 고무보트를 바다로 내려놓고 거기로 떨어진다.
승조원4: 야! 박우진!
우진, 고개를 돌린다.
우진: 네, 왜요?
Cut to
직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가 280km/h로 올라간다. 저 멀리 차 앞에는 광고판이 보인다.
깡패: (핸들을 놓으며) 간다!
자동차 속도는 350km/h에 다다른다. 잠시 후 자동차가 날아오르고, 광고판과 충돌하면서 폭발한다.
Cut to
승조원4: 만약 다음 생애에 또 핵전쟁 나면, 그땐 내가 막는다, 새끼야!
우진: (웃으며) 뭐라고요? 알겠습니다!
우진, 승조원4에게 중지를 날린다.
우진: 중위님 다 해 처먹으십시오!
모두 웃는다. 우진은 출발하고, 승조원들과 함장은 우진이 고무보트를 타고 사라지는 것을 본다.
함장: 행운을 빈다.
Cut to
광고판을 통과한 람보가 완전히 부서진 채 불타고 있다.
S#99. 안목해변 (저녁/밖)
성연, 안목해변에 도착한다. 그녀는 잠시 뒤에서 ‘펑’하는 소리가 나자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람보가 불타는 연기를 잠시 지켜본다.
성연: (마음의 소리) 누구지? 설마 그 새끼?
성연: 아, 아니지!
성연, 자전거에서 내려서 해변으로 다가가며 모래사장에 헬멧을 내던지고 손을 입에 모은다.
성연: 누구 없어요? 있으면 제발 나와주세요!
성연의 뒤에서 미래의 헬기가 나온다. 헬기는 검은 연기를 내며, 성연의 오른쪽 저 멀리 앞에서 추락하고 있었다.
S#100. 미래의 헬기 (저녁/안)
헬기 내에서 경보음이 울린다.
미래: 히~하!
S#101. 안목해변 (저녁/밖)
헬기가 추락하여 폭발한다. 성연은 털썩 주저 앉아 운다.
성연: 혼자 죽기 싫어….
성연, 바닷가를 바라보며 입에 손을 모아 외친다.
성연: 우진아! 미래 선배! 함장님!
성연, 계속 운다. 잠시 아무도 없었다가 저 멀리 왼쪽에서 누군가 고무보트를 뒤로 하고 양팔을 흔들며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우진: (멀리서 희미하게) 성연아!
성연: 우진아!
성연, 우진에게 뛰어간다.
성연: 우진아!
우진: 성연아!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아 운다.
성연: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
우진: 나도, 나도!
성연: 전에 쌀쌀맞게 굴고 상처 줘서 미안해.
우진: 괜찮아! 나도 너에게 먼저 욕해서 미안해.
성연: 아냐 아냐! 이제 함께하면 되니까.
성연은 우진이 끼지 않은 금팔찌 한쪽을 건네받고, 찬다.
S#102. 안목해변 (밤/밖)
해변에서 돗자리를 펴고 두 남녀가 앉아 있다. 핸드폰에서 ‘Morrissey’의 『Everyday is Like Sunday』가 나오며, 그들은 술잔을 맞대고 약을 먹은 다음 키스한다.
우진: 다음 생애에서도 꼭 보는 거다?
성연: 그래. 꼭.
S#103. 잠수함 지휘실 (밤/안)
물이 새는 잠수함 내부의 모습이 보인다. 거기엔 함장과 승조원3이 물살을 맞고 있다.
함장: 발사.
승조원3: 발사!
승조원3이 버튼을 누르자, 바닷속 잠수함에서 흰 물살이 위로 솟으며 미사일이 발사된다.
S#104. 안목해변 (밤/밖)
저 멀리 바다에서 미사일들이 밤하늘로 올라와 불꽃처럼 터진다. 이어서 불꽃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차례대로 텅 빈 강릉 거리, 경포호수광장, 허난설헌 기념관, 대도호부관아, 데스티니 술집, 그리고 대학을 거쳐서 두 남녀의 모습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우진: 멋있다! 오길 잘했네.
성연: 그러게.
성연, 우진에게 고개를 돌린다.
성연: 직접 부탁드렸어?
우진, 성연을 바라본다.
우진: 응. 가능하시면 그렇게 해달라고 했어.
성연: 그래.
두 남녀, 함께 앞을 바라본다.
성연: 하긴 이제 쓸 일도 없으니까….
두 남녀가 각자의 금팔찌를 찬 손을 서로 잡는다.
S#105. 안목해변 (밤/밖)
불꽃놀이와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변에서, 두 남녀가 자전거 옆의 돗자리를 편 자리에 누우며 작품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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