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한대 태우려 나갔다가 평소 신경쓰지 않고 있던
벤치옆으로 자리잡은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주위에 있는 나무들에
눈을 돌렸다
단지가 조성된지 20여년이 되어가지만
대부분 몸통은 얄쌍했고 몇미터 위로만 가지들이 무성했다
안전이나 미관상의 이유들로 잔가지를 쳐낸것도 있겠지만
내가 눈여겨 보았던것 몸통은...얄쌍했다는것이다
그 나무들의 공통점을 굳이 꼽는다면
아파트 동과 동사이 빛이 충분히 들지 않는곳에 심어 놓은것 이라는것이었다.
원하는 만큼의 빛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 나무는 위로 그저 빛을 향해서
뻗어나갈수 밖에 없었던 걸까
살아내기 위해 긴 몸통에 필요한 수분과 영양을 흡수하기 위해
땅속에 수많은 잔뿌리들을 뻗쳐내고 있을까...하는 쓸데 없는 생각도 들었다
깊고 깊은 내면
웃자란 몸통
그 위로 드러난 화려한 가지와 나뭇잎들
길다면 긴 세월동안 버텨왔음에도 단 한번의 비바람조차
버텨내지 못하는....
아니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터가 좋지 않은곳에 심어진 나무였기에
버티고 버티다가 다른 나무들에겐 유난스럽지 않던 비바람에
무너졌던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잠시 스쳐갔다
생각이 잠시 스쳐간 이유는
결국 그 나무는 지금 살아있기 때문이다
관리인들의 관심으로(안전상이겠지만)
뿌리는 다시 땅속에 깊숙히 묻어줬고 그 옆에 자리한 튼튼한 나무와 굵은 밧줄로
연결하여 더이상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주었고
지지대도 세워주었다
올 여름 큰 태풍이 덮친다고 해도 잘 버텨내길 바란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깊은 산속의 나무들도 울 단지의 나무들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것이다
그곳엔 더 많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다
그들도 웃자라긴 마찬가지다..오히려 이곳보다 환경은 좋지 않겠네
좀 다른점이라면 듬성듬성 자리잡은 나무들처럼 비바람을 온전히 홀로 감내하는것이 아니라
서로 고통을 나눈다는것이려나
그냥 끄적인거라 결론은 없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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