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벽에 걸어 둔 감자가 담긴
검은 비닐 봉투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네온을 두른 전기 십자가,
달을 지지고 있었다. 달은
전기 인두를 떨어뜨리고
떠오르고 있었다.

싹이 나기 시작한 감자들
난간 위에 펴 놓았다, 이걸
어디다 묻어야 하나!
달의 싹인 푸른 하늘이 보였다.

묻히는 고통 없이,
파내는 고통 없이,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달이 묻힌 자리마다
달의 열매인 별이
다닥다닥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