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존나게 무시하는 물류 일용직


나도 존나게 무시했었다


나도 나름 알아주는 직업에 연차도 오래됐고 자부심도 있었다


그렇게 10년쯤 일하다가 사고로 퇴직했고


그 뒤로 이직을 하려고 했었는데......


면접을 본 백발 마녀가 나한테 그러더군.....


너 진짜 이 일을 원해서 하는 거냐고.....


물론 난 그렇다고 했지 내 경력이 10년이다....


어느 직업이건 10년이라는 경력은 무시하지 못할 세월이야...


근데도 그 백발 마녀는 나한테 거짓말 하지 말라고.....


다시 이 일을 하고 싶게 되거든 그 때 다시 찾아오라고 하더라....


충격이었다....속으론 개 쌍욕을 했지


응 좆같아서 안해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아니었어 부모님이 등록금을 대줬으니 그냥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지....


맞아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아니었다.....


근데 그걸 백발 마녀는 꿰뚫어 보더군.....괜히 백발이 아니었나 봐


뭐 물론 내가 자소서를 좆같이 썼겠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으니까 경력 믿고 더 좆같이 썼을 거고 그걸 백발마녀가 꿰뚫어 본 걸거다


넌 이 일과 어울리지 않는다.....


난 사실 그 말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름 10년간 잘 해왔고 인정 받았다고 생각했으니...


그런데 한 편으론 어떤 계기 같은 게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넌 그만 둬야 돼 라고 확실하게 말해 줄 사람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내가 4년간 수 천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10년간 해 온 일을 포기할 수 있었을 테니까 말야




쿠팡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야


갈 곳이 없어서 늙어서 재주가 없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고 말야


그래도 여기 있기 싫다면 역시 떠났을 거야


아직은.....당분간은 여기 있고 싶다


사람들도 나와는 그다지 안맞고 대화나 친분을 이어가는데도 어려움이 있지만


대부분은 착한 사람들이야....뭐랄까.....


그냥 순진한 사람들임....단순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점들이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있어선 수월하기 때문에 더 편할 수도 있지


물론 재수 없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


어느 새 하나 둘 사라지고 없더군.....




그러니까 니들도 마찬가지다


여기 오는 거? 쪽팔리지?


셔틀 기다리는 것도 부끄럽지?


줄 서 있는데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 부담스럽지?


그럼 그만두고 다른 데 가


너희는 아직 여기 올 준비? 혹은 시기가 안되어 있는 거야


그런 남의 시선이나 생각이 신경 쓰인다면 다른 일을 찾아봐라


그게 너나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야


나는 너희들과는 달라....이런 마음가짐으로 일하면......


이것도 내 경험인데


나도 쿠팡 처음와서 그랬거든?


그랬더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귀신같이 알더라고.....


내가 아무리 그런 생각을 숨긴다고 해도 내 행동과


내 표정에서....다 드러나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니가 하는 일을 너 자신이 싫어할 정도라면


그냥 다른 일을 찾아봐....


그런 마음가짐은 니가 알게 모르게 드러나게 되어 있고


그건 너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 역시 부담을 가지게 될거다


너의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너의 마음이 문제라는 거다


니가 행복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