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하늘은 새파란 색이었다. 온 몸을 울리는 엔진의 진동과 이제는 익숙해진 엔진음 뿐.
[Actual 2 Wedgetail device, hostile aircrafts bearing 3-2-0 30 mile, angel 15]
[Copy]
조기경보기와 편대장의 통신에 채유나는 금방 자신의 처지를 기억해냈다. 적의 대규모 항공기 공세에 대해서 최소한 지상군 머리 위의 제공권을 유지하는 BARCAP 임무. 투입기 KF-16 2기 편대 2개. 자신의 콜사인은 Actual 2-2, 현재 무장은 암람 4발에 사이드와인더 2발.
[야 정신 차리고 있냐?]
편대장 조현성 대위는 현 공군 기지 파일럿중 몇 안되는 남자였다. 남자들 대부분은 전쟁 초기에 이루어진 적의 탄도미사일 공세에 휘말려 피떡, 혹은 잿더미가 되었다.
“네”
[웨펀스 프리. 애프터 버너 온. 엔젤 45까지 상승한다.]
“라져”
유나는 스로틀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기수를 들었다. Master arm 스위치를 arm에 맞추고 MFD에서 암람을 선택. 레이더 상에 확인된 적은 Mig-29 4기로 구성된 1개 편대였다.
보통이라면 같은 BARCAP 임무 중인 Bela 편대도 와야 하지만 그쪽도 무전을 들어보니 4기 상대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4만 5천피트, 480노트. 어느새 적 편대는 25마일까지 접근해 있었다.
[Actual 2, Chainsaw]
\"Chainsaw\"
레이더 모드를 TWS로 맞추자 네 개의 노란색 박스로 표시되던 것이 삼각형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편대의 존재를 눈치챈 듯 저쪽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그 중 부편대장과 그 윙맨을 락 온하고 무장발사 버튼을 꾹 눌렀다.
“Fox 3!”
[Fox 3!]
편대장도 거의 동시에 암람을 발사했다. 3번, 7번 스테이션에 달려있던 암람이 위로 솟구쳤다. RWR로 공격신호를 감지했는지 Mig-29 편대가 빠르게 기수를 돌렸다. 연료 보존을 위해 스로틀을 밀-파워로 당기고 MFD를 보았다. 적 편대장 쪽과 부 편대장 쪽이 양쪽으로 찢어져서 빔 기동을 실시하고 있었다.
[Actual 2-2, Chainsaw]
“copy\"
편대장은 사관학교 출신이라 시간차 공격이 더 효율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징집된 여자들만으로 구성된 편대는 심지어 첫 출격에 BVR에서 전멸하는 경우도 있었다.
[편대를 분리한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합류하도록. 이상.]
“카피.”
그녀가 조준한 적기는 긴 호선을 그리며 좌측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에너지는 많이 잃었지만 이제 막 자체 유도레이더를 켠 암람은 빗나갈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암람을 발사했다. 폭스 쓰리.
거의 회피기동을 끝내가는 적기가 그녀를 조준해오자, 유나는 재빨리 재밍포드를 활성화 시켰다. 순간 락이 풀린 적기는 다시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잠시 후, 번쩍 하고 새파란 하늘에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스플래쉬 원”
적 부 편대장의 윙맨이 시간차를 두고 날아온 암람을 뿌리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적 부 편대장은 운이 좋아서인지 아닌지 거의 15mile에서 발사된 암람을 피했다. 남은 무장은 사이드와인더와 기총 뿐이었다. 거리 8마일. 고도는 이쪽이 더 유리했다.
그녀는 조종간을 밀어 기수를 내렸다. 도그파이트 모드. 갈갈거리는 시커 신호음이 귀를 때렸다.
적기는 기수를 들고 그녀를 락온하려 했다. 거리가 가까워서 재밍만을 믿을 순 없어 채프를 조금씩 뿌렸다. 채프, 채프, 두두두 하는 소리와 함께 무기질적인 알림음이 울렸다. 다행히 적기는 레이더 유도 미사일을 쏠 생각을 접은 듯 했다.
순식간에 점으로 보이던 적기가 그녀의 왼쪽을 스쳐지나갔다. 왼쪽으로 9G 선회하는 슬라이스 기동.
숨이 턱턱 막히고 눈조차 뜨기 힘들었다. 조정간에서 손이 떨어질 것 같았다. 거의 550노트에서 선회를 시작했기 때문에 선회를 다 끝내는데도 시간이 오래걸렸다.
적기는 선회하는 대신 상승하고 있었다. 엔진출력으로 어떻게든 에너지 파이팅을 걸 셈이었다. 하지만 미사일을 피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잃어서, 그녀가 선회를 다 끝냈을 때 겨우 기수를 돌리려 하고 있었다. 유나는 레이더 모드를 조작해서 적기를 락온했다. slave 모드의 시커가 락온된 적기를 포착하고 삐- 하는 소리를 냈다. 거리가 최소 사정거리에 아슬아슬 했지만 못쏠 정도는 아니었다.
“fox 2!\"
1번 스테이션, 왼쪽 윙팁에 달려있던 사이드 와인더가 불을 뿜으며 등을 보이고 있는 미그 29를 향해 날아갔다. 동시에 그녀는 미사일의 파편을 피하기 위해 기수를 다시 수평으로 맞추고 옆으로 선회했다.
속도가 줄은 미그 29는 결국 세 번째 미사일을 피하지 못했다. 그 파일럿은 단념한 듯 조종간에서 손을 떼고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 과정은 파일럿인 유나의 눈에 똑똑히 보였다. 캐노피가 떨어져나가고 사출좌석이 튕겨져 나갔다. 그 동시에 미사일이 미그 29의 동체에 정확히 착탄했다. 미그 29의 큰 동체가 두 조각났다. 그리고 그 파편은 막 사출한 파일럿을 덮쳤다. 하늘에 붉은 피가 뿜어져 나갔다.
여러 조각으로 찢어진 붉은 핏덩어리와 검게 그을린 동체조각을 보며 유나는 애써 올라오는 것을 참아내며 스플래쉬 투, 하고 내뱉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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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Actual 편대는 4기의 미그 29와 교전하던 Bela 편대를 도와 3기의 미그 29를 더 격추시켰다. Bela 편대는 최근에 징집된 여자 파일럿으로 이루어진 부대였고, 그렇기에 숫적으로 우세한 적 편대과 효과적으로 교전하지 못하고 WVR에 말려들어 고전하고 있었다. Actual 편대의 KF-16은 AESA 레이더 장착형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미그 29에게 들키지 않고 락을 걸 수 있었다. 유나가 막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미그 29의 꽁무니에 사이드 와인더를 쐈고, 미사일은 미그 29의 날개를 찢어버렸다. 현성은 좀 더 접근해서 기총사격으로 다른 Bela 편대기를 물고 있던 미그 29를 쫒아내고, 사관학교 출신답게 그 미그 29와 윙맨을 모두 격추시켰다. 그 사이 유나 덕분에 목숨을 건진 Bela 편대기가 사이드 와인더를 나머지 미그 29에게 명중시켰다.
마침 연료가 슬슬 Bingo 상태였기에, 두 편대는 RTB를 선언했다. Actual 편대는 IRM까지 모두 소모해서 더 이상 BARCAP 임무를 수행하는 건 불가능했다. Bela 편대는 필사적인 공중기동을 하느라 무장은 남아있었지만 연료가 거의 없었다. 거기다 Bela 1-1은 적의 IRM이 플레어에 속아 근처에서 폭발했는데, 그때의 파편이 기체에 손상을 준데다가 캐노피에도 구멍이 몇 개 뚫렸다.
[Actual 2 to Tower, request permission to landing]
[Tower to Actual 2, heading to 1-0-0, low your speed at 180 knot, angel 5]
[Copy]
[Tower to Actual 2, check your gear]
유나는 랜딩기어를 내리고 엔진출력을 약간 올려 속도를 유지했다. HUD에 ILS 유도기호를 따라 활주로에 접근. 하강각도를 조정하기 위해 Flare 기동. 터치 다운. 에어브레이크 on, NWS on, 편대장과 동시에 랜딩하고 얼른 활주로에서 빠졌다. 보통 연료 없는 쪽을 먼저 랜딩시키지만 관제탑 근무요원들이 저번에 그랬다가 여군 한명이 랜딩 실수하여 활주로에 길게 긁힌 자국과 수많은 FOD를 남긴 적이 있기 때문에 Emergency Landing을 선언하지 않는 한 더 숙련된 파일럿을 먼저 착륙하게 했다.
뒤이어 Bela 편대가 착륙했다. 그때 문제가 발생했다. 편대장기가 갑자기 이리저리 흔들렸다. 무전으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천만다행으로 터치다운에는 성공했지만 활주로 저 끝까지 간 KF-16은 움직일 생각을 못했다. 유나는 캐노피를 열고 뛰쳐나와 Bela 편대장기로 달려갔다. 활주로 저 끝에서 앰뷸런스와 트럭 몇 대가 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트럭이 도착하자마자 그 위에 올라타서 기수 왼쪽에 설치된 캐노피 강제 개방장치를 작동시켜 캐노피를 열고 Bela 편대장, 아니 김선영 중위를 바라보았다. G- 슈트가 피에 절어있었다. 캐노피 왼쪽과 기수 왼쪽 부분에 구멍이 열 개는 넘게 뚫려있었다. 미사일의 파편이 어떻게든 캐노피 안으로 뚫고 들어가 선영의 몸 왼쪽을 쑤신 것이었다. 아까까지 문제없었던 건 아드레날린 때문에 못 느낀 거였을까.
“야 얼른 쟤 꺼내! 옆구리 작살났으니까 조심해서 들어!”
신임 하사관들도 어리버리하긴 마찬가지라서 그녀는 빠르게 이것저것 지시했다. 하사들중 힘센 녀석이 사다리를 올라가 선영을 번쩍 안아들고 내려와 준비된 들것에 눕히고, 들것은 앰뷸런스에 실렸다.
군의관이 있는 곳으로 질주하는 앰뷸런스를 보며, 유나는 그제서야 자신의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G-슈트와 생존장비, 어디선가 구해서 PDW로 쓰고 있는 P90은 상당히 무거웠고, 힘든 공중기동 때문에 그녀는 지쳐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최근 3일동안 단 4시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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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직 희망이 부족해
으 뭔가 시작되는 느낌 아주 좋소!
희망차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