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정말로 춥다.
12월의 함경북도는, 한달 전까지 우리 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던 강원도의 날씨 정도는 애들 장난일 정도로 그 날씨가 매우 매섭다. 이런 동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작전을 뛰는 인민군 애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으나, 점차로 몸이 추위에 적응되어가는 것을 느끼면 다시 한 번 인체의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우리 사단은 함경북도 00군에 배치되어 있다.
불과 두 달 전만해도 남과 북은 여전히 서로 총을 겨누는 적대관계였다. 그러나, 두달 전인 10월 7일. 모든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각종 추잡한 이권다툼은, 서해상에서 발견된 대규모의 유정을 기화로 드디어 그 추잡한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뭐, 나야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윗대가리들이 알아서 어련히 잘 대가리를 굴리겠느냐마는, 결국 미국과 한국, 북한이 연합하고 거기에 어정쩡하게 일본과 대만이 끼어든 세력과, 중국 러시아가 합세한 세력간의 다툼이 서서히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했다.
근 몇년간, 인민군의 전투능력을 유지하는데 정말로 필수적인 도움만을 갖은 생색 다 내면서 툭 던져준 것을 빌미로 지나치리만큼 내정간섭을 해오는 중국과, 또한 괜히 꼽사리를 끼어들어오는 러시아에 비해, 북한이 그동안 적으로 상정했던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은 너무 간단했다. 단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줄것.
김정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중요한 점은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거기다 더해서, 그동안 묵묵히 도움을 주어왔던 남한에도 눈을 돌렸다.
이미 한국도 제주도 앞바다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상황에서, 거대 산유국이 된 두 국가의 결합은 세계에 거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와 동시에 한국과 북한의 관계는 급속히 진전되기 시작하여, 두 달 전에는 최초로 국군과 인민군의 연합지휘체계 수립을 논의하는 양측 장성의 회의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세계는 양국의 새로운 결합을 축하하면서도, 또 다른 강대국의 출현을 경계하는 낯빛도 결코 아끼지 않았다.
물론 미국, 대만, 일본이야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쌍수들고 환영했으나, 이미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다시 국가와 군을 재건하며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준비하던 러시아와 중국은 결코 우리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
그리고...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러시아, 중국 연합군과 한국, 북한, 미국, 대만, 일본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바야흐로 제 3차 세계대전의 발발이었다.
물밀듯이 밀고 내려오는 러시아의 극동전략방면군에 맞서서, 한, 미, 북, 대, 일 연합군의 지상세력은 만주로 진격하는 대신 방어를 결의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지상전의 주력을 담당할 미 육군의 주방위군 소집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리라. 그러니만큼, 우선은 한국과 북한 육군의 역량을 총동원해 러시아 육군을 견제해야했다. 중국이야 대만이 언제 남중국에 상륙할지 모르니 정예군구를 동원하지는 못했고, 그나마도 러시아와 함께 구성한 연합사령부에서는 중국군을 OMG의 1파, 2파는 커녕 배나온 보드카 중독 러시아 예비군들으로나 구성되는 제 3파에서도 가장 전투서열이 떨어지는 병력으로 구분해버렸다.
결국 우리는 러시아 육군과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참호진지 구축작업은 바야흐로 막바지에 다 다르고 있다.
알보병만으로 적 기갑을 막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이곳에서 저들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중화인민공화국 조선성이 되거나, 아니면 러시아의 한 귀퉁이가 되고 말리라.
말년병장들은 국군의 주력전투병기 야삽을 들고 사방에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그것을 감시하는 부사관들의 눈빛은 어김없이 빛나고 있다.
내 이름은 행보관. 성은 행씨요, 이름은 보관이다. 계급은 상사. 대한민국 육군 알보병 중대의 행정보급관을 맡아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부사관 중 한명일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 중대가 소속된 사단은, 한러국경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참호선의 일부분을 맡고 있다.
이미 100년 가깝게 지난 2차대전에 그 무용성이 증명된 대규모 참호선을, 이렇게 다시 선보이고 있는 것은 지형상의 이유 때문이다. 산악지형이 많은 이곳은 보병이 전투력을 발휘하기에는 정말로 훌륭한 장소다. 그리고, 보병이 기갑부대에게 최후의 펀치를 먹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적을 끌어들여야 하며, 몸을 숨기기 위해서는 참호를 이용한 위장만큼 또한 훌륭한 게 없는 것이다.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항공정찰? 글쎄... 그건 또 그것대로 이쪽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있다.
"빌어먹을... 그 많은 K-2, K-1A1은 다 어디다 짱박았는지... 하다못해 T-62나 55라도 쥐어주면 좀 좋습니까?"
내 옆에서 열심히 투덜거리면서도 삽질을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하고 있는 이 놈의 이름은 김병장이다.
성은 김이요, 이름은 병장. 대한민국 육군병장 김병장.
저놈도 사회에 나가서는 평범한 민간인중 하나일 따름일텐데, 군복입고 작대기 네개를 달면 어느 누구나 그렇듯이, 세계 어느나라의 정예병에게도 뒤지지않는 엄청난 포스를 분출하는 중이다. 참고로 중대 왕고.
"시끄... 하기야 니는 제대 3일 전에 끌려왔으니끼니 억수로 억울하겠데이?"
"하하. 억울할게 뭐 있습니까. 야비군으로 나중에 시베리아 벌판 올라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화끈하게 한판 하고 부대 재편때 후방으로 빠지는게 낫지요, 뭐."
"니는 속도 참 좋데이. 나 같으면 엎어버린다 아이가. 와, 말년병장은 육군 오대장성중 하나 아이가?"
"행보관님 야삽에 한대 맞으면 바로 K.O..."
갖은 농담 따먹기도 슬슬 바닥을 드러낸다. 언 땅에 삽질하기도 이제는 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웨에에에엥~
"응?"
갑작스런 공습경보다. 난 반사적을 고개를 돌려, 뒤쪽의 우리 대대 CP를 돌아보았다.
평범한 동네 아저씨처럼 생긴 허름한 군복차림의 두사람이 각각 야삽과 스페너를 들고 천천히 CP천막을 걸어 나오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어어. 별일 아녀. 불곰애들이 전투기 띄운 모양인디? 걱정 말고 작업 계속 혀."
여유가 넘치다 못해서, 과연 저들이 군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느긋했지만, 나는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저들은 정말로 믿음직스러운, 어찌보면 대한민국 육군 최후의 히든카드라 할만했다.
그 이름 주. 임. 원. 사.
대한민국 육군 부사관의 꿈이자, 로망이자, 선망의 대상이자, 입신 혹은 우화등선의 경지에 올랐다고도 일컬어지는 바로 그 분들.
원사 네분이 스페너를 들고 일어서면,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최신형 전차 한 대가 나타나고, 그들이 삽을 들고 일어서면, 한순간에 거대한 산이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다.
각각 대대 주임원사와, 대대 정비소대장이다. 두분 다 계급은 원사지만, 주임원사님쪽이 계급이 더 높으시다.
참고로 말하자면, 두분 모두 대대장님은 물론이요 연대장님이나 다른 대대장님들과는 형님아우 할 정도이고, 사단장과도 술자리를 자주하는 엄청난 분들이다.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방금 전까지 허공에 삽을 흩뿌리던 주임원사님이 담배를 한대 꼬나무시더니 야삽을 들고 천천히 이리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동작이었으나, 나는 순간 침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보법은... 육군 병사 누구라도 기본적으로 수련하기 마련인 '흡연보행'... 그러나 저 동작은 저분이 하나의 초식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리석은 구분이라 생각될 정도로 자연스럽다. 역시 고수다.
더불어 정비소대장님도 스페너를 만지작 거리시더니 걸음을 함께 했다. 대대에 있는 다른 원사들은 그자리에서 열심히 허공에 삽을 흩뿌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건 별 다른 게 아니다. 야삽술을 극성까지 익힌 원사분들이 야삽으로 흙을 퍼다가 하늘에 흩뿌려 러시아 광학정찰위성의 렌즈를 교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것도 슬슬 한계에 다 달았다. 지금 러시아 공군기들이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다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별 걱정이 없었다. 왜냐? 주임원사님이 몸소 나서셨기 때문이다.
어느새 북쪽에서 항공기의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지상타격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SU25가 틀림없어 보인다.
"총 16기..."
비행대대 하나가 통째로 투입된 모양이다. 병사들은 축성작업을 멈추고 불안스럽게 하늘을 올려다 보았지만, 부사관들은 유독 편안한 표정이었다.
이윽고 주임원사님이 숨을 고르더니, 손에 착 달라붙어있던 야삽을 그대로 하늘로 서서히 들어올리고 귀찮음마저 엿보이는 동작으로 슬쩍 좌우로 흔들었다.
동시에,
콰앙!
가장 선두에서 날아들던 SU25의 양쪽 주익이 순식간에 동체와 분리된다. 내공은 사용하지도 않고, 단지 야삽으로 바람을 일으켜 단단하기로 유명한 주익을 분리시켜버리다니, 역시 고수의 손길이다.
뒤이어 불쌍한 첫 희생양은 공중제비를 돌며 지면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한편 정비소대장님은 자신의 스패너를 들고 그 다음 기체를 겨누더니, 마치 스페너로 볼트를 푸는 동작을 연신 허공에 선보였다.
역시 동시에,
SU-25의 케노피 유리부분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는다. 음? 비상탈출이라도 하려는건가?
그러나 조종사가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기체를 조종하는 꼴을 보아하니, 탈출은 아닌듯 싶다. 그렇다면, 방금전에 정비소대장님이 내공을 실은 스페너질로 케노피를 고정한 볼트를 전부 풀어버렸다는 소리다.
"오오오!"
병사들이 놀라움 가득한 탄성을 질렀으나, 원사분들은 마치 짱박힌 병장 찾아내듯이, 표정의 변화조차 없이 자연스러운 동작을 계속할 뿐이었다.
잠시 뒤, 러시아 공군 소속 1개 비행대대는 압록강을 넘지도 못하고 만주벌판에 전부 떨어져버렸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행보관님! 동 방향에 러시아 기갑부대! 적 1개 전차연대입니다!"
"음?"
김병장의 보고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전투기가 추락한 바로 저 너머로 무언가 조그만 점들이 보이고 있었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선두에서 달려오는 T-80 1개 대대... 상대는 최소한, 현역병력이 70%이상인 A급 차량화소총병사단이리라. 그리고, 불곰국 전차답게 매우 무시무시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을게 틀림없다.
"대전차사수, 위치로!"
"위치로!"
대전차 사수들이 야삽을 한쪽구석에 팽개치고는 자신의 PZF-3 발사관을 들고 자신들에게 할당된 참호로 달려갔다. 참고로 말하자면, 저들은 PZF-3이 빗맞아도 웬만한 전차는 골로 보낸다는 유효사거리인 300M 안은 물론이고, 1000M 거리에서도 포구를 정확히 노리는 실력자들이다. 최소한 명중률과 화력에서만큼은 이들은 결코 전차 1대에 밀리지 않는다.
"거리 1000M. 쏴!"
대대 화력지원반장 (역시 원사다.)의 지시에 따라 대대 전체의 총 27명에 달하는 PZF-3 사수들이 일제히 방아쇠를 당겼다.
상대방은 이쪽이 매복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는지, 포구를 이쪽으로 향하면서도 단 한대도 대응사격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PZF-3의 조그만 발사화염을 관측하지 못한게 틀림없다.
뒤이어 날아든 27개의 PZF-3 탄두는 순식간에 같은 수 만큼의 T-80들의 포구를 날려버렸고, 그들은 전투능력을 상실했는지 뒤로 빠졌다.
그들이 미처 대응사격을 하기도 전에, 미칠듯한 스피드로 재장전된 PZF-3들이 재차 불을 뿜었다. 단 2초만에 재장전이 완료되어 다시 발사. 확실히 놀라운 속도다.
뒤이어, 적 1개 전차대대는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각 차량 전체의 전투능력 자체가 상실된게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불을 뿜은 발사관들은 미련없이 내던져졌고, 적 기갑연대는 이미 절반 이하로 줄어든 전력으로 우리와 격돌을 시도하고 있었다.
"자, 가자! 각 소대 선임하사들과 병장급들이 애들 잘 챙기고... 일, 이병 이하 애들은 참호선에 남아 있어!"
"옛!"
참호선 여기저기서 벌때처럼 흰색 설상복 차림의 병사들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손에는 한결같이 소총 아니면 야삽이 들려있다. 그리고 난... 야삽을 택했다.
음?
난 순간적으로 드는 이상한 예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가히 괴물적인 동체시력으로, 내게 날아드는 125MM 주포의 고폭탄을 확인한 나는, 미련없이 야삽을 휘둘렀다. 그러나 나는 적 포탄을 쳐낸 것이 결코 아니었다.
흔히 무협영화에서 보면, 상대방이 찻잔을 날리면 검으로 그 찻잔을 받아내어 머리위에서 두어바퀴 돌리다가 다시 상대를 향해 돌리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원리는 비슷하다.
야삽으로 흙을 뜨는 부분을 포탄의 후미에 가져간 후, 마치 투포환 선수처럼 삽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 탄두의 격발장치는 작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포탄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이 쏜 포탄에 얻어맞은 T-80U는 잠시 당황했는지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나 확실히 반응장갑이 제대로 반응했는지, 결코 무력화가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음 번이 진짜 공격이다.
난 잽싸게 흡연보행을 4성으로 운용하며 빠른 속도로 적 전차를 향해 접근했다. 포탑위로 올라온 적 전차장이 열받은 표정으로 공축기관총을 난사했지만, 이걸 피하는 정도야 껌이다.
순식간에 접근해서, 포탑위로 뛰어올라, 당황한 적 전차장의 바로 뒤에 내려서서,
싸늘하게 웃고는 야삽으로 슬쩍 전차장의 하이바를 툭 친다. 뒤이어 전차장은 축 늘어지더니 포탑 안으로 쑥 들어갔다. 난 천천히 포탑 전방 차체에 내려서서, 각진 모양의 포탑을 어루만졌다. 이는 이 안에 타고있을 승무원들의 명복을 비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뒤이어 나는 야삽을 치켜들어, 반응장갑이 날아간 부분을 향해 삽의 뒷면을 거칠게 휘둘렀다.
"가라! 종효과!"
데엥~ 하는 종소리와 함께 잠시 차체가 진동하더니, 뒤이어 완전히 침묵한다. 아마도 승무원들은 종효과에 의해 오장육보가 뒤틀려 죽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애도를...
"행보관님! 적 전차!"
불쌍한 T-80 한 대의 무한궤도 앞에 야삽을 박아넣고 통째로 전차를 뒤집던 김병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경고하자 난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쉴 틈을 주지 않는구먼.
당황했는지 이쪽을 향해 포탑을 돌리는 적 T-72. 후후. 늦었어.
나는 자리에서 한바퀴 돌며 그 관성을 이용해 야삽을 날렸다. 뒤이어 포탑과 차체 사이의 공간에 멋지게 야삽이 파고들었고, 뒤이어 포탑 안의 포탄이 유폭되었는지 T-72의 포탑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난 등 뒤에 매고있던 다른 야삽을 꺼내들며 주변을 살폈다. 흡연보행을 극성까지 운용하는 말년병장들과 행보관, 선임하사들의 활약에 이미 적 전차연대는 완전히 녹아내리고 있다.
"행보관님. 적 헬기부대입니다."
과연 러시아군의 헬기 수십대가 북쪽 방면에서 서서히 접근하고 있었다.
"...흠... 있는것 없는것 죄다 쓸어넣겠다는 거로군. 공중강습여단이라... 아니면 스페쯔나츠일 수도 있고."
"으아... 대단한데요?"
"어쩌면 야삽전투술의 근본인 스페쯔나츠의 실력을 구경해 식견을 넓힐 수도 있을듯 싶구나. 너도 이번 기회에 강호에 숨겨진 고수가 얼마나 많은지 견문이나 해 보거라."
"옛. 어찌 할까요? 요격 실시할까요?"
"니 K-2나 함 줘봐라."
김병장이 씩 웃더니 자신의 애병 K-2를 내게 넘겨준다. 자신의 애병을 넘겨주는것 만으로도, 이놈이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일로 느껴졌다.
하여간에 나는 김병장의 K-2를 들어 개머리판을 어께에 견착했다.
근접전에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야삽이 있다면, 원거리전에는 바로 이 K-2가 있다. 대우정밀의 숙련된 대장장이들이 열흘 밤낮을 새워 만년한철을 불에 담금질해 만든다는 K-2는, 잘 훈련받은 국군 병사의 손에만 들어가면 엄청난 정확도를 자랑하는 물건이다.
나의 K-2와 하늘은 이미 하나요, K-2와 나는 또한 하나인 총신일체의 경지이니, 나는 곧 하늘과 하나이다.
'소총사격술의 오의는 다른데 있는게 아니다. 일발필중을 의식하지도, 또한 탄창에 남은 잔탄을 의식하지도 말라. 총의 의지가 바로 네 의지가 되고, 네 의지가 총의 의지가 된다면 그때야 말로 K-2 삼점사로 사람을 살리는 총신일체의 경지가 무엇인지 겨우 맛이나 보게 될 터. 모든 것은 그저 욕심을 버려야 하느니.'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옛 스승님의 말씀. 부사관훈련소에서 나와 동기들에게 사격을 가르치던 고참 원사님의 존안이 눈앞을 스친다.
그렇다. 지금 이순간, 나와 총은 하나가 된다.
맞힐 수 있나? 맞힐 수 있다.
목표가 뭔지 보이는가? 보인다.
난 침착히 방아쇠를 당겼다.
"하압! K-2 삼점사!"
타타탕!
난 방아쇠를 당긴 다음에도 총구를 내리지 않고 그대로 목표를 노려보았다.
테일로터의 볼트를 노리고 날아든 5.56MM 세발은 볼트를 순식간에 풀어버렸고, 뒤이어 내가 목표로 한 MI-24는 그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12.7MM까지 방호력을 재공한다는 테일로터이지만, 이렇듯 조그만 고정볼트가 풀려버리면 이미 그것은 무력한 쇳조각일 따름이요, 또한 목숨을 믿고 맡긴 10여명의 병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불량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MI-24 한대가 경악했는지 나를 향해 기수를 돌린다. 아마도 주익 양쪽에 매단 로켓포를 쏠 작정이겠지.
하지만 늦었다.
난 잽싸게 조정간을 단발로 맞추고는 방아쇠를 연신 당겼다. 발사구에서 빠져나오던 로켓포 20여발은 미처 2~3M도 날기 전에 소총탄에 정확히 꿰뚫려 연신 폭발했고, 그 여파에 MI-24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잔탄은 얼마나 남았을까?
아마도 한, 두발. 이제 한대만 더 노리면 끝이리라.
나는 그렇게 계산하며 마침 눈에 들어오는 MI-24를 향해 다시 총을 겨누었다. 뒤이어 발포.
탕, 타탕!
어김없이 테일로터를 향해 날아가는 총탄들. 나는 그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상대는 격추되고 말리라.
그러나 이런 내 기대는 무참히 산산조각 나버렸다.
타타탕!
경쾌한 K-2와는 달리, 묵직한 소총 발사음이다. AK-74...
그와 동시에 내가 노리고 쏘았던 5.56MM 탄환들이 어디론가로 비산해버린다. 순간 당황한 시선을 약간 옆으로 돌리니, 헬리콥터 도어 옆에 오만하게 앉은 러시아 스페츠나츠가 보인다. 비릿한 미소다.
"아마도 AK로 소총탄을 요격한듯 싶군..."
난 조용히 내뱉으며 K-2를 축 늘어트렸다. 이제 내게 남은 실탄은 없다. 탄창을 교체하면 피탄당할 위험성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상대방이 쏘면 쏘는대로 피해야 하는 방도밖에는 없으리라.
그러나 상대방도 내가 등에 맨 야삽을 보고 흥미가 동했는지, 자신의 AK를 옆에 놓더니 그대로 레펠 로프를 타고 지면으로 내려섰다. 그도 역시나 등에는 야삽을 매고 있다.
다른 스페츠나츠들도 속속 지면에 착지하고는 야삽을 뽑아든다.
야삽의 본문, 스페츠나츠의 위력을 볼 수 있겠군...
나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내 애병인 야삽을 고쳐잡았다. 바야흐로 내 소총탄을 요격한 저 러시아 병사와 한판 붙어야 할 순간이었다.
그러나.
"으야아아! 뒈져라!"
"김병장!"
내 옆에서 야삽을 뽑아든 김병장이 어느새 그를 향해 날듯이 달려든다. 흡연보행을 극성으로 운용하고 있다!
무척이나 평범하고 대충스러워보이나, 그 속에는 대한민국 육군이 축적한 모든 보법의 오의가 쏟아져있다.
결코 쉽게 볼 수 없으리라.
그러나...
태앵!
상대방은 그저 비릿한 미소와 함께 야삽을 휘두르더니, 김병장의 하이바를 정확히 가격했다.
"이, 이런 말도 안되는! 본문의 행보관 이상이나 겨우 잡아낼 수 있는 흡연보행을 저리 간단히 무력화하다니!"
김병장은 그대로 뒤로 날아오더니 내 옆에 쳐박힌다. 그러나 난 충격으로 채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는 상대방을 노려볼 뿐이었다.
이미 사방에서는 전장의 함성이 들려온다. 각자 애병인 총검이나 야삽을 휘두르며 백병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나와 상대방 사이에는 그저 싸늘한 정적만이 흐를 뿐이었다.
"김병장니임!"
참호선에 처박혀있어야 할 이병 하나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김병장의 옆에 무릎을 털썩 꿇는다. 지금 보니 김병장의 입가에 선혈이 한줄기 흐르는게, 아마도 내상을 입은듯 싶다. 빌어먹을... 대한민국 육군의 비약인 2형 전투식량과 건빵을 밤낮으로 섭취했는데도 내상을 입을 정도라면 상대는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고수다.
"초코바와 88을 입에 물리고, 운기조식을 시켜라. 지금 즉시!"
내 지시에 이병이 울먹이며 허리춤의 탄입대에서 초코바 하나와 담뱃갑을 꺼내더니 차례대로 지시를 수행했다. 먼저 먹기 좋게 자른 초코바 한덩이를 입에 밀어넣으니 김병장은 우물거리며 겨우 그것을 목 너머로 넘겼다. 다음은 88담배다.
선혈이 흐르는 입에 물린 담뱃개비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군문 최고의 비약인 담배의 효력이 미쳤는지, 심각한 수준이던 김병장의 표정이 약간이나마 안정을 되찾는다. 그리고 서서히 열리는 입.
"으으... 행보관님. 저 돗됬슴다... 전역 3일 남았는데..."
그래. 아직 쌩쌩하구만.
"너 오늘 작업 열외! 말년병장의 생활신조 복지부동 알지?"
김병장의 입가에 미소가 한줄기 피어오른다. 그는 자신을 꼭 껴앉은 이병을 올려다 보았다. 자신이 친 아들처럼 챙기던 후임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이리라.
"으윽... 박이병..."
"예. 김병장님!"
김병장은 편안한 미소와 함께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뽀글이 끓여놔라."
"옛, 알겠습니다!"
자. 이제 내 수하를 다치게 만든 댓가를 치루게 해줘야겠지?
난 야삽을 고쳐잡으며 다시 상대를 노려보았다. 상대는 여전히 비웃음을 띈 얼굴이다.
"훗. 본 스페츠나츠의 독문병기인 야삽으로 본좌를 상대하려 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수 있는것 아닌가. 스페츠나츠는 혹시 입으로 싸우는 집단이던가?"
"... 덤벼라."
드디어 저쪽도 진지하게 나설 마음이 든 모양이다. 야삽을 진지하게 꼬나잡더니, 날카로운 눈빛을 빛낸다.
분명 상대는 야삽전투술을 극성으로 익힌 초고수다. 평범한 야삽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으리라.
그러나, 만일 우리 대한민국 육군의 독문 무공인 '그것'을 선보인다면?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지켜본 적 모두를 살인멸구시켜야 하리라.
난 마음을 굳혔다.
"넌 오늘 좋은 견식을 하게되었구나. 본 문의 독문무공을 이자리에서 선보이게 될줄 누가 알았으랴."
"후후. 다 쓸데없는 허장성세로다. 그래, 나를 살인멸구하기라도 하겠다는 말이더냐?"
"바로 맞혔다."
상대의 비웃음이 더욱 짙어진다.
"어디, 해볼태면 해보거라."
난 지금 이 순간 야삽과 하나가 되어간다.
본디 이 무공은 야삽으로 펼칠게 아니다. 그러나, 충분히 야삽으로도 시전할 수 있으며, 나는 지금 그것을 실전에서 시도해보려 한다.
"간다! 대한육군 비전, 총검술 16연환초식!"
난 앞으로 한걸음 빠르게 내디뎠다.
이겼다.
바야흐로 러시아 최강 정예인 스페츠나츠를 이겼다.
내상을 입은 자들은 2형 전투식량과 건빵으로 치유하였고, 포로는 전부 한쪽 구석으로 끌려가고 있다.
그리고 난...
언덕 위에 서서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을 바라본다.
이제 대한민국 육군 기갑부대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전쟁의 혈향 속으로, 나는 다시 한 번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하리라.
난 몸을 돌려 언덕을 내려왔다.
이거 괜히 오버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네... 병설리라도 감사히 받겠음!
춥다.
정말로 춥다.
12월의 함경북도는, 한달 전까지 우리 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던 강원도의 날씨 정도는 애들 장난일 정도로 그 날씨가 매우 매섭다. 이런 동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작전을 뛰는 인민군 애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으나, 점차로 몸이 추위에 적응되어가는 것을 느끼면 다시 한 번 인체의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우리 사단은 함경북도 00군에 배치되어 있다.
불과 두 달 전만해도 남과 북은 여전히 서로 총을 겨누는 적대관계였다. 그러나, 두달 전인 10월 7일. 모든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각종 추잡한 이권다툼은, 서해상에서 발견된 대규모의 유정을 기화로 드디어 그 추잡한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뭐, 나야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윗대가리들이 알아서 어련히 잘 대가리를 굴리겠느냐마는, 결국 미국과 한국, 북한이 연합하고 거기에 어정쩡하게 일본과 대만이 끼어든 세력과, 중국 러시아가 합세한 세력간의 다툼이 서서히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했다.
근 몇년간, 인민군의 전투능력을 유지하는데 정말로 필수적인 도움만을 갖은 생색 다 내면서 툭 던져준 것을 빌미로 지나치리만큼 내정간섭을 해오는 중국과, 또한 괜히 꼽사리를 끼어들어오는 러시아에 비해, 북한이 그동안 적으로 상정했던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은 너무 간단했다. 단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줄것.
김정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중요한 점은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거기다 더해서, 그동안 묵묵히 도움을 주어왔던 남한에도 눈을 돌렸다.
이미 한국도 제주도 앞바다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상황에서, 거대 산유국이 된 두 국가의 결합은 세계에 거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와 동시에 한국과 북한의 관계는 급속히 진전되기 시작하여, 두 달 전에는 최초로 국군과 인민군의 연합지휘체계 수립을 논의하는 양측 장성의 회의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세계는 양국의 새로운 결합을 축하하면서도, 또 다른 강대국의 출현을 경계하는 낯빛도 결코 아끼지 않았다.
물론 미국, 대만, 일본이야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쌍수들고 환영했으나, 이미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다시 국가와 군을 재건하며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준비하던 러시아와 중국은 결코 우리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
그리고...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러시아, 중국 연합군과 한국, 북한, 미국, 대만, 일본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바야흐로 제 3차 세계대전의 발발이었다.
물밀듯이 밀고 내려오는 러시아의 극동전략방면군에 맞서서, 한, 미, 북, 대, 일 연합군의 지상세력은 만주로 진격하는 대신 방어를 결의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지상전의 주력을 담당할 미 육군의 주방위군 소집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리라. 그러니만큼, 우선은 한국과 북한 육군의 역량을 총동원해 러시아 육군을 견제해야했다. 중국이야 대만이 언제 남중국에 상륙할지 모르니 정예군구를 동원하지는 못했고, 그나마도 러시아와 함께 구성한 연합사령부에서는 중국군을 OMG의 1파, 2파는 커녕 배나온 보드카 중독 러시아 예비군들으로나 구성되는 제 3파에서도 가장 전투서열이 떨어지는 병력으로 구분해버렸다.
결국 우리는 러시아 육군과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참호진지 구축작업은 바야흐로 막바지에 다 다르고 있다.
알보병만으로 적 기갑을 막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이곳에서 저들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중화인민공화국 조선성이 되거나, 아니면 러시아의 한 귀퉁이가 되고 말리라.
말년병장들은 국군의 주력전투병기 야삽을 들고 사방에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그것을 감시하는 부사관들의 눈빛은 어김없이 빛나고 있다.
내 이름은 행보관. 성은 행씨요, 이름은 보관이다. 계급은 상사. 대한민국 육군 알보병 중대의 행정보급관을 맡아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부사관 중 한명일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 중대가 소속된 사단은, 한러국경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참호선의 일부분을 맡고 있다.
이미 100년 가깝게 지난 2차대전에 그 무용성이 증명된 대규모 참호선을, 이렇게 다시 선보이고 있는 것은 지형상의 이유 때문이다. 산악지형이 많은 이곳은 보병이 전투력을 발휘하기에는 정말로 훌륭한 장소다. 그리고, 보병이 기갑부대에게 최후의 펀치를 먹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적을 끌어들여야 하며, 몸을 숨기기 위해서는 참호를 이용한 위장만큼 또한 훌륭한 게 없는 것이다.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항공정찰? 글쎄... 그건 또 그것대로 이쪽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있다.
"빌어먹을... 그 많은 K-2, K-1A1은 다 어디다 짱박았는지... 하다못해 T-62나 55라도 쥐어주면 좀 좋습니까?"
내 옆에서 열심히 투덜거리면서도 삽질을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하고 있는 이 놈의 이름은 김병장이다.
성은 김이요, 이름은 병장. 대한민국 육군병장 김병장.
저놈도 사회에 나가서는 평범한 민간인중 하나일 따름일텐데, 군복입고 작대기 네개를 달면 어느 누구나 그렇듯이, 세계 어느나라의 정예병에게도 뒤지지않는 엄청난 포스를 분출하는 중이다. 참고로 중대 왕고.
"시끄... 하기야 니는 제대 3일 전에 끌려왔으니끼니 억수로 억울하겠데이?"
"하하. 억울할게 뭐 있습니까. 야비군으로 나중에 시베리아 벌판 올라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화끈하게 한판 하고 부대 재편때 후방으로 빠지는게 낫지요, 뭐."
"니는 속도 참 좋데이. 나 같으면 엎어버린다 아이가. 와, 말년병장은 육군 오대장성중 하나 아이가?"
"행보관님 야삽에 한대 맞으면 바로 K.O..."
갖은 농담 따먹기도 슬슬 바닥을 드러낸다. 언 땅에 삽질하기도 이제는 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웨에에에엥~
"응?"
갑작스런 공습경보다. 난 반사적을 고개를 돌려, 뒤쪽의 우리 대대 CP를 돌아보았다.
평범한 동네 아저씨처럼 생긴 허름한 군복차림의 두사람이 각각 야삽과 스페너를 들고 천천히 CP천막을 걸어 나오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어어. 별일 아녀. 불곰애들이 전투기 띄운 모양인디? 걱정 말고 작업 계속 혀."
여유가 넘치다 못해서, 과연 저들이 군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느긋했지만, 나는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저들은 정말로 믿음직스러운, 어찌보면 대한민국 육군 최후의 히든카드라 할만했다.
그 이름 주. 임. 원. 사.
대한민국 육군 부사관의 꿈이자, 로망이자, 선망의 대상이자, 입신 혹은 우화등선의 경지에 올랐다고도 일컬어지는 바로 그 분들.
원사 네분이 스페너를 들고 일어서면,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최신형 전차 한 대가 나타나고, 그들이 삽을 들고 일어서면, 한순간에 거대한 산이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다.
각각 대대 주임원사와, 대대 정비소대장이다. 두분 다 계급은 원사지만, 주임원사님쪽이 계급이 더 높으시다.
참고로 말하자면, 두분 모두 대대장님은 물론이요 연대장님이나 다른 대대장님들과는 형님아우 할 정도이고, 사단장과도 술자리를 자주하는 엄청난 분들이다.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방금 전까지 허공에 삽을 흩뿌리던 주임원사님이 담배를 한대 꼬나무시더니 야삽을 들고 천천히 이리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동작이었으나, 나는 순간 침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보법은... 육군 병사 누구라도 기본적으로 수련하기 마련인 '흡연보행'... 그러나 저 동작은 저분이 하나의 초식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리석은 구분이라 생각될 정도로 자연스럽다. 역시 고수다.
더불어 정비소대장님도 스페너를 만지작 거리시더니 걸음을 함께 했다. 대대에 있는 다른 원사들은 그자리에서 열심히 허공에 삽을 흩뿌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건 별 다른 게 아니다. 야삽술을 극성까지 익힌 원사분들이 야삽으로 흙을 퍼다가 하늘에 흩뿌려 러시아 광학정찰위성의 렌즈를 교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것도 슬슬 한계에 다 달았다. 지금 러시아 공군기들이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다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별 걱정이 없었다. 왜냐? 주임원사님이 몸소 나서셨기 때문이다.
어느새 북쪽에서 항공기의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지상타격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SU25가 틀림없어 보인다.
"총 16기..."
비행대대 하나가 통째로 투입된 모양이다. 병사들은 축성작업을 멈추고 불안스럽게 하늘을 올려다 보았지만, 부사관들은 유독 편안한 표정이었다.
이윽고 주임원사님이 숨을 고르더니, 손에 착 달라붙어있던 야삽을 그대로 하늘로 서서히 들어올리고 귀찮음마저 엿보이는 동작으로 슬쩍 좌우로 흔들었다.
동시에,
콰앙!
가장 선두에서 날아들던 SU25의 양쪽 주익이 순식간에 동체와 분리된다. 내공은 사용하지도 않고, 단지 야삽으로 바람을 일으켜 단단하기로 유명한 주익을 분리시켜버리다니, 역시 고수의 손길이다.
뒤이어 불쌍한 첫 희생양은 공중제비를 돌며 지면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한편 정비소대장님은 자신의 스패너를 들고 그 다음 기체를 겨누더니, 마치 스페너로 볼트를 푸는 동작을 연신 허공에 선보였다.
역시 동시에,
SU-25의 케노피 유리부분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는다. 음? 비상탈출이라도 하려는건가?
그러나 조종사가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기체를 조종하는 꼴을 보아하니, 탈출은 아닌듯 싶다. 그렇다면, 방금전에 정비소대장님이 내공을 실은 스페너질로 케노피를 고정한 볼트를 전부 풀어버렸다는 소리다.
"오오오!"
병사들이 놀라움 가득한 탄성을 질렀으나, 원사분들은 마치 짱박힌 병장 찾아내듯이, 표정의 변화조차 없이 자연스러운 동작을 계속할 뿐이었다.
잠시 뒤, 러시아 공군 소속 1개 비행대대는 압록강을 넘지도 못하고 만주벌판에 전부 떨어져버렸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행보관님! 동 방향에 러시아 기갑부대! 적 1개 전차연대입니다!"
"음?"
김병장의 보고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전투기가 추락한 바로 저 너머로 무언가 조그만 점들이 보이고 있었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선두에서 달려오는 T-80 1개 대대... 상대는 최소한, 현역병력이 70%이상인 A급 차량화소총병사단이리라. 그리고, 불곰국 전차답게 매우 무시무시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을게 틀림없다.
"대전차사수, 위치로!"
"위치로!"
대전차 사수들이 야삽을 한쪽구석에 팽개치고는 자신의 PZF-3 발사관을 들고 자신들에게 할당된 참호로 달려갔다. 참고로 말하자면, 저들은 PZF-3이 빗맞아도 웬만한 전차는 골로 보낸다는 유효사거리인 300M 안은 물론이고, 1000M 거리에서도 포구를 정확히 노리는 실력자들이다. 최소한 명중률과 화력에서만큼은 이들은 결코 전차 1대에 밀리지 않는다.
"거리 1000M. 쏴!"
대대 화력지원반장 (역시 원사다.)의 지시에 따라 대대 전체의 총 27명에 달하는 PZF-3 사수들이 일제히 방아쇠를 당겼다.
상대방은 이쪽이 매복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는지, 포구를 이쪽으로 향하면서도 단 한대도 대응사격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PZF-3의 조그만 발사화염을 관측하지 못한게 틀림없다.
뒤이어 날아든 27개의 PZF-3 탄두는 순식간에 같은 수 만큼의 T-80들의 포구를 날려버렸고, 그들은 전투능력을 상실했는지 뒤로 빠졌다.
그들이 미처 대응사격을 하기도 전에, 미칠듯한 스피드로 재장전된 PZF-3들이 재차 불을 뿜었다. 단 2초만에 재장전이 완료되어 다시 발사. 확실히 놀라운 속도다.
뒤이어, 적 1개 전차대대는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각 차량 전체의 전투능력 자체가 상실된게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불을 뿜은 발사관들은 미련없이 내던져졌고, 적 기갑연대는 이미 절반 이하로 줄어든 전력으로 우리와 격돌을 시도하고 있었다.
"자, 가자! 각 소대 선임하사들과 병장급들이 애들 잘 챙기고... 일, 이병 이하 애들은 참호선에 남아 있어!"
"옛!"
참호선 여기저기서 벌때처럼 흰색 설상복 차림의 병사들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손에는 한결같이 소총 아니면 야삽이 들려있다. 그리고 난... 야삽을 택했다.
음?
난 순간적으로 드는 이상한 예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가히 괴물적인 동체시력으로, 내게 날아드는 125MM 주포의 고폭탄을 확인한 나는, 미련없이 야삽을 휘둘렀다. 그러나 나는 적 포탄을 쳐낸 것이 결코 아니었다.
흔히 무협영화에서 보면, 상대방이 찻잔을 날리면 검으로 그 찻잔을 받아내어 머리위에서 두어바퀴 돌리다가 다시 상대를 향해 돌리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원리는 비슷하다.
야삽으로 흙을 뜨는 부분을 포탄의 후미에 가져간 후, 마치 투포환 선수처럼 삽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 탄두의 격발장치는 작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포탄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이 쏜 포탄에 얻어맞은 T-80U는 잠시 당황했는지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나 확실히 반응장갑이 제대로 반응했는지, 결코 무력화가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음 번이 진짜 공격이다.
난 잽싸게 흡연보행을 4성으로 운용하며 빠른 속도로 적 전차를 향해 접근했다. 포탑위로 올라온 적 전차장이 열받은 표정으로 공축기관총을 난사했지만, 이걸 피하는 정도야 껌이다.
순식간에 접근해서, 포탑위로 뛰어올라, 당황한 적 전차장의 바로 뒤에 내려서서,
싸늘하게 웃고는 야삽으로 슬쩍 전차장의 하이바를 툭 친다. 뒤이어 전차장은 축 늘어지더니 포탑 안으로 쑥 들어갔다. 난 천천히 포탑 전방 차체에 내려서서, 각진 모양의 포탑을 어루만졌다. 이는 이 안에 타고있을 승무원들의 명복을 비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뒤이어 나는 야삽을 치켜들어, 반응장갑이 날아간 부분을 향해 삽의 뒷면을 거칠게 휘둘렀다.
"가라! 종효과!"
데엥~ 하는 종소리와 함께 잠시 차체가 진동하더니, 뒤이어 완전히 침묵한다. 아마도 승무원들은 종효과에 의해 오장육보가 뒤틀려 죽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애도를...
"행보관님! 적 전차!"
불쌍한 T-80 한 대의 무한궤도 앞에 야삽을 박아넣고 통째로 전차를 뒤집던 김병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경고하자 난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쉴 틈을 주지 않는구먼.
당황했는지 이쪽을 향해 포탑을 돌리는 적 T-72. 후후. 늦었어.
나는 자리에서 한바퀴 돌며 그 관성을 이용해 야삽을 날렸다. 뒤이어 포탑과 차체 사이의 공간에 멋지게 야삽이 파고들었고, 뒤이어 포탑 안의 포탄이 유폭되었는지 T-72의 포탑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난 등 뒤에 매고있던 다른 야삽을 꺼내들며 주변을 살폈다. 흡연보행을 극성까지 운용하는 말년병장들과 행보관, 선임하사들의 활약에 이미 적 전차연대는 완전히 녹아내리고 있다.
"행보관님. 적 헬기부대입니다."
과연 러시아군의 헬기 수십대가 북쪽 방면에서 서서히 접근하고 있었다.
"...흠... 있는것 없는것 죄다 쓸어넣겠다는 거로군. 공중강습여단이라... 아니면 스페쯔나츠일 수도 있고."
"으아... 대단한데요?"
"어쩌면 야삽전투술의 근본인 스페쯔나츠의 실력을 구경해 식견을 넓힐 수도 있을듯 싶구나. 너도 이번 기회에 강호에 숨겨진 고수가 얼마나 많은지 견문이나 해 보거라."
"옛. 어찌 할까요? 요격 실시할까요?"
"니 K-2나 함 줘봐라."
김병장이 씩 웃더니 자신의 애병 K-2를 내게 넘겨준다. 자신의 애병을 넘겨주는것 만으로도, 이놈이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일로 느껴졌다.
하여간에 나는 김병장의 K-2를 들어 개머리판을 어께에 견착했다.
근접전에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야삽이 있다면, 원거리전에는 바로 이 K-2가 있다. 대우정밀의 숙련된 대장장이들이 열흘 밤낮을 새워 만년한철을 불에 담금질해 만든다는 K-2는, 잘 훈련받은 국군 병사의 손에만 들어가면 엄청난 정확도를 자랑하는 물건이다.
나의 K-2와 하늘은 이미 하나요, K-2와 나는 또한 하나인 총신일체의 경지이니, 나는 곧 하늘과 하나이다.
'소총사격술의 오의는 다른데 있는게 아니다. 일발필중을 의식하지도, 또한 탄창에 남은 잔탄을 의식하지도 말라. 총의 의지가 바로 네 의지가 되고, 네 의지가 총의 의지가 된다면 그때야 말로 K-2 삼점사로 사람을 살리는 총신일체의 경지가 무엇인지 겨우 맛이나 보게 될 터. 모든 것은 그저 욕심을 버려야 하느니.'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옛 스승님의 말씀. 부사관훈련소에서 나와 동기들에게 사격을 가르치던 고참 원사님의 존안이 눈앞을 스친다.
그렇다. 지금 이순간, 나와 총은 하나가 된다.
맞힐 수 있나? 맞힐 수 있다.
목표가 뭔지 보이는가? 보인다.
난 침착히 방아쇠를 당겼다.
"하압! K-2 삼점사!"
타타탕!
난 방아쇠를 당긴 다음에도 총구를 내리지 않고 그대로 목표를 노려보았다.
테일로터의 볼트를 노리고 날아든 5.56MM 세발은 볼트를 순식간에 풀어버렸고, 뒤이어 내가 목표로 한 MI-24는 그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12.7MM까지 방호력을 재공한다는 테일로터이지만, 이렇듯 조그만 고정볼트가 풀려버리면 이미 그것은 무력한 쇳조각일 따름이요, 또한 목숨을 믿고 맡긴 10여명의 병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불량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MI-24 한대가 경악했는지 나를 향해 기수를 돌린다. 아마도 주익 양쪽에 매단 로켓포를 쏠 작정이겠지.
하지만 늦었다.
난 잽싸게 조정간을 단발로 맞추고는 방아쇠를 연신 당겼다. 발사구에서 빠져나오던 로켓포 20여발은 미처 2~3M도 날기 전에 소총탄에 정확히 꿰뚫려 연신 폭발했고, 그 여파에 MI-24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잔탄은 얼마나 남았을까?
아마도 한, 두발. 이제 한대만 더 노리면 끝이리라.
나는 그렇게 계산하며 마침 눈에 들어오는 MI-24를 향해 다시 총을 겨누었다. 뒤이어 발포.
탕, 타탕!
어김없이 테일로터를 향해 날아가는 총탄들. 나는 그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상대는 격추되고 말리라.
그러나 이런 내 기대는 무참히 산산조각 나버렸다.
타타탕!
경쾌한 K-2와는 달리, 묵직한 소총 발사음이다. AK-74...
그와 동시에 내가 노리고 쏘았던 5.56MM 탄환들이 어디론가로 비산해버린다. 순간 당황한 시선을 약간 옆으로 돌리니, 헬리콥터 도어 옆에 오만하게 앉은 러시아 스페츠나츠가 보인다. 비릿한 미소다.
"아마도 AK로 소총탄을 요격한듯 싶군..."
난 조용히 내뱉으며 K-2를 축 늘어트렸다. 이제 내게 남은 실탄은 없다. 탄창을 교체하면 피탄당할 위험성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상대방이 쏘면 쏘는대로 피해야 하는 방도밖에는 없으리라.
그러나 상대방도 내가 등에 맨 야삽을 보고 흥미가 동했는지, 자신의 AK를 옆에 놓더니 그대로 레펠 로프를 타고 지면으로 내려섰다. 그도 역시나 등에는 야삽을 매고 있다.
다른 스페츠나츠들도 속속 지면에 착지하고는 야삽을 뽑아든다.
야삽의 본문, 스페츠나츠의 위력을 볼 수 있겠군...
나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내 애병인 야삽을 고쳐잡았다. 바야흐로 내 소총탄을 요격한 저 러시아 병사와 한판 붙어야 할 순간이었다.
그러나.
"으야아아! 뒈져라!"
"김병장!"
내 옆에서 야삽을 뽑아든 김병장이 어느새 그를 향해 날듯이 달려든다. 흡연보행을 극성으로 운용하고 있다!
무척이나 평범하고 대충스러워보이나, 그 속에는 대한민국 육군이 축적한 모든 보법의 오의가 쏟아져있다.
결코 쉽게 볼 수 없으리라.
그러나...
태앵!
상대방은 그저 비릿한 미소와 함께 야삽을 휘두르더니, 김병장의 하이바를 정확히 가격했다.
"이, 이런 말도 안되는! 본문의 행보관 이상이나 겨우 잡아낼 수 있는 흡연보행을 저리 간단히 무력화하다니!"
김병장은 그대로 뒤로 날아오더니 내 옆에 쳐박힌다. 그러나 난 충격으로 채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는 상대방을 노려볼 뿐이었다.
이미 사방에서는 전장의 함성이 들려온다. 각자 애병인 총검이나 야삽을 휘두르며 백병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나와 상대방 사이에는 그저 싸늘한 정적만이 흐를 뿐이었다.
"김병장니임!"
참호선에 처박혀있어야 할 이병 하나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김병장의 옆에 무릎을 털썩 꿇는다. 지금 보니 김병장의 입가에 선혈이 한줄기 흐르는게, 아마도 내상을 입은듯 싶다. 빌어먹을... 대한민국 육군의 비약인 2형 전투식량과 건빵을 밤낮으로 섭취했는데도 내상을 입을 정도라면 상대는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고수다.
"초코바와 88을 입에 물리고, 운기조식을 시켜라. 지금 즉시!"
내 지시에 이병이 울먹이며 허리춤의 탄입대에서 초코바 하나와 담뱃갑을 꺼내더니 차례대로 지시를 수행했다. 먼저 먹기 좋게 자른 초코바 한덩이를 입에 밀어넣으니 김병장은 우물거리며 겨우 그것을 목 너머로 넘겼다. 다음은 88담배다.
선혈이 흐르는 입에 물린 담뱃개비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군문 최고의 비약인 담배의 효력이 미쳤는지, 심각한 수준이던 김병장의 표정이 약간이나마 안정을 되찾는다. 그리고 서서히 열리는 입.
"으으... 행보관님. 저 돗됬슴다... 전역 3일 남았는데..."
그래. 아직 쌩쌩하구만.
"너 오늘 작업 열외! 말년병장의 생활신조 복지부동 알지?"
김병장의 입가에 미소가 한줄기 피어오른다. 그는 자신을 꼭 껴앉은 이병을 올려다 보았다. 자신이 친 아들처럼 챙기던 후임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이리라.
"으윽... 박이병..."
"예. 김병장님!"
김병장은 편안한 미소와 함께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뽀글이 끓여놔라."
"옛, 알겠습니다!"
자. 이제 내 수하를 다치게 만든 댓가를 치루게 해줘야겠지?
난 야삽을 고쳐잡으며 다시 상대를 노려보았다. 상대는 여전히 비웃음을 띈 얼굴이다.
"훗. 본 스페츠나츠의 독문병기인 야삽으로 본좌를 상대하려 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수 있는것 아닌가. 스페츠나츠는 혹시 입으로 싸우는 집단이던가?"
"... 덤벼라."
드디어 저쪽도 진지하게 나설 마음이 든 모양이다. 야삽을 진지하게 꼬나잡더니, 날카로운 눈빛을 빛낸다.
분명 상대는 야삽전투술을 극성으로 익힌 초고수다. 평범한 야삽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으리라.
그러나, 만일 우리 대한민국 육군의 독문 무공인 '그것'을 선보인다면?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지켜본 적 모두를 살인멸구시켜야 하리라.
난 마음을 굳혔다.
"넌 오늘 좋은 견식을 하게되었구나. 본 문의 독문무공을 이자리에서 선보이게 될줄 누가 알았으랴."
"후후. 다 쓸데없는 허장성세로다. 그래, 나를 살인멸구하기라도 하겠다는 말이더냐?"
"바로 맞혔다."
상대의 비웃음이 더욱 짙어진다.
"어디, 해볼태면 해보거라."
난 지금 이 순간 야삽과 하나가 되어간다.
본디 이 무공은 야삽으로 펼칠게 아니다. 그러나, 충분히 야삽으로도 시전할 수 있으며, 나는 지금 그것을 실전에서 시도해보려 한다.
"간다! 대한육군 비전, 총검술 16연환초식!"
난 앞으로 한걸음 빠르게 내디뎠다.
이겼다.
바야흐로 러시아 최강 정예인 스페츠나츠를 이겼다.
내상을 입은 자들은 2형 전투식량과 건빵으로 치유하였고, 포로는 전부 한쪽 구석으로 끌려가고 있다.
그리고 난...
언덕 위에 서서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을 바라본다.
이제 대한민국 육군 기갑부대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전쟁의 혈향 속으로, 나는 다시 한 번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하리라.
난 몸을 돌려 언덕을 내려왔다.
이거 괜히 오버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네... 병설리라도 감사히 받겠음!
일단 포스부족 ㄳ
고생하셨네요 -_-;; 밀리터리 무협 새로운 장르인가 -_-
재밌어요 ㅋㅋ^^
컄캬캬캿~
러시아전차는 하이바 없다...거왜 방한모 비슷한 송수화장치라고하던가, 그거다.
강!! 추!!
책 하나 내삼~ 재밌네요 캬캬
예전에 보았던 맹호류의 계승자보다 스케일이 크졌다. 주인공이 한시라도 빨리 본격적인 전쟁의 혈향속으로 뛰어들었으면 한다...
초코바와 88에서 무쟈게 웃었네
야삽으로 흙을 뜨는 부분을 포탄의 후미에 가져간 후, 마치 투포환 선수처럼 삽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 탄두의 격발장치는 작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포탄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야삽으로 흙을 뜨는 부분을 포탄의 후미에 가져간 후, 마치 투포환 선수처럼 삽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 탄두의 격발장치는 작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포탄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야삽으로 흙을 뜨는 부분을 포탄의 후미에 가져간 후, 마치 투포환 선수처럼 삽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 탄두의 격발장치는 작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포탄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야삽으로 흙을 뜨는 부분을 포탄의 후미에 가져간 후, 마치 투포환 선수처럼 삽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 탄두의 격발장치는 작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포탄의 진행방향을
아놔~ 행보관님!!!! ㅇㅋㅋㅋ
뽀글이 끓여놔라... ㄲㄲㄲ
아놔... ㅋㅋㅋ
옛날에 엽기보병218대대 였던가......통신에서 엄청 재밌게 봤는데 출판되어 나온 거 보고 경악했죠.
ㅋㅋㅋ 가라 종효과...
종효과에서 기절...
멋진걸?
포스 ㄷㄷㄷ.... 나 있던 자대도 그 사람 포스 ㄷㄷㄷㄷ~ 전역할 때 다 됐는데 맨날 정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