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정비시간도 아닌데 왜 온거야?\"
정비창에 각지게 차려입은 정비병이 들어오자 AD-1 스카이레이더는 가시돋친 말투로 퉁명스레 답했다.
새하얗고 매끈한 동체를 한 그녀의 모습을 다른 해군 파일럿들이 본다면 누구라도 그녀와 같이 저 적진 한가운데의 폭격도 나서고 싶어질 것이다. 그녀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한.
\"아~ 왜그러시나, 우리가 얼마나 깊은 사인데.\"
\"하, 헛소리 하지마! 넌 내가... 큿!\"
\"조용.\"
정비병의 손이 그녀의 라이트 3350 공랭식 엔진의 피스톨을 꼬집었다. 정비병은 얼굴에 음흉한 표정을 띄우며 그녀의 피스톨을 살살 앞뒤로 매만졌다. 그러자 그녀의 엔진 피스톨에서 조금씩 윤활유가 새어나왔다.
\"너도 사실은 즐기고 있잖아? 이 끈적거리는 건 뭐려나?\"
\"그... 그건 다 네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
\"그랬던가? 신관 달린 거라면 뭐든 좋다고 달아달라던 분은 누구시지?\"
정비병은 아예 양 손을 다 써서 그녀의 피스톨들을 앞뒤로 움직이며 프로펠러를 살살 좌우로 흔들었다. 윤활유가 점점 더 많이 피스톨을 적셨고 어느새 윤활유가 흥건해진 피스톨들은 매끄럽게 움직여갔다.
정비병은 윤활유가 한가득 묻은 오른쪽 장갑을 벗어서 그녀의 콕핏 앞에서 흔들거렸다.
\"이걸 네 파일럿이 알면 뭐라고 생각할까?\"
\"크으으읏...\"
\"뭐, 금방 헤벌레 하는 소리가 나도록 해줄게.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거야.\"
정비병은 정비창 구석으로 걸어갔다. 스카이레이더는 왠지 모르게 엄청난 불안감이 들었다. 지금껏 그 정비병은 여러 기종의 폭탄들을 장착시키며 그녀를 희롱해왔다. 하지만 그가 작업용 차량을 끌고서 그녀에게 보여준 물건은... 폭탄도 아니었다.
\"너를 위한 선물이야!\"
\"자, 잠깐! 장난해? 그건 변기잖아!\"
\"변기라니? 엄연히 신관이 장착된 폭탄이라고? 이걸 네 폭탄창에 장착하면 어떻게 될까?\"
\"하, 하지마! 하면 죽여버린다!!\"
정비병은 그녀가 뭐라고 하며 발버둥치든 상관하지 않고 손수레에 그 신관달린 변기를 실었다. 그녀는 저런 걸 다는 수치스러운 짓은 할 수 없었다.
아무리 폭격기에 프롭기라지만 자신은 엄연한 엘리트인 함상폭격기였고 단발폭격기 가문의 후계자였다. 변기따위를 장착하는 수치스러운 일은 악몽 속에서도 나오지 않을 일이었다.
\"자, 이 하얗고 굴곡진 변기가 네 폭탄창에 장착될거야. 생각만으로도 막 엔진 출력이 올라가지 않아?\"
\"안돼 안돼! 싫다고! 그런 수치스런 일 난 못해!!\"
\"그럼, 지금껏 우리사이에 있던 일을 네 파일럿에게 폭로해줄까?\"
\"그건...\"
스카이레이더가 조용해졌다. 자신을 제일 아껴주고 누구보다 먼저 생각해주는 그이. 만일 이 일이 그이의 귀에 들어간다면 그런 그가 자신을 떠날 것이다.
아니, 그냥 떠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된 이유를 추궁하며 자신을 경멸하며 떠나겠지. 아니면 저 정비병이 뭔가의 수를 써서 그를 사고사로 위장한 타살을 벌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녀가 계기판 바늘을 부르르 떨며 분해하는 모습을 보자 정비병은 더욱 가학심이 끓어올랐다. 그는 천천히 변기를 스카이레이더의 폭탄창에 문질렀다.
...
..
.
아 쓰기 귀찮다
스카이레이더로 써오니 댓글도 추천도 없다 - D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