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2일 방송

- 지난 수년간 정보를 저장하는데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옵티컬 디스크. 용량도 크고 가격도 싸며 만들고 쓰기도 쉽다.
- 이는 군용전자장비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 프랑스의 최신형 전차의 모든 소프트웨어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미디어에 기록이 되어 있다. 뭐, 다 좋았다. 적어도 시험장에서까지는..

\"까탈스런 르끌레르\"

- 프랑스의 주력전차 르끌레르. 아직 실전 경험은 없지만 국제 무기시장에서 가격으로는 이미 챔피언. 현존하는 가장 비싼 전차인 동시에 프랑스 방산업계의 가장 큰 골치거리. 이 이야기는 좀 있다 하기로 하고..
- 기아트(르끌레르 제작사)의 홍보자료를 통해 본 르끌레르의 기술적 특성은 실로 눈부시다.
- 그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으며 어떤 면에선 더 우수\'.
- 전투중량 54.6톤.
- 주무장 120밀리 활강포
- 승무원 3명.
- 주포는 미쿡이나 덕국의 그것보다 거의 1미터나 더 길고 중량은 많이 가볍다.
- 전고는 2.923미터.
- 탄약은 애무왕, 레오2와 호환 가능, 노상 최고속도는 시속 71킬로.
- 훨씬 빠른 포구초속. 야지 최고속도 시속 50킬로.
- 현존하는 서방의 전차포중 가장 강력한 물건으로 평가. (04년 기준)
- 르끌레르는 방호력도 우수. 전면과 측면에 걸쳐 세라믹이 포함된 적층장갑으로 보호.
- 전면은 부분적으로 모듈장갑을 적용, 야지에서도 파손된 부분 교환 가능.
- 포탑 상면도 상면공격 대전차 병기에 대한 방호를 고려.
- 서방의 군사관련 매체들은 방호력이 가장 우수한 전차로 르끌레르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 이렇듯 화려한 기술과 현란한 미사여구는 르끌레르를 기갑계의 롤스로이스로 만들어 놓았다. 뭐 어디까지나 가격의 관점에서.

- 아니나 다를까, 르끌레르를 수입한 최초의 나라는 페르시아만의 부국, 아랍에미리트연방이었다.
- 그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비싸면 명품!\'
- 이렇게 시작된 프랑스 기갑의 음모의 역사. 이를 통해 본 진실.

- 세르게이 수보로프: 대령. 96-99년 사이 아랍에미리트연방 기갑학교 교관.

- 아부다비에서 300킬로 떨어진 하마라의 사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트레일러로 말이죠. 도로는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정말 훌륭한 도로였어요. 전차를 실은 트레일러가 시속 120킬로로 내달리는데, 경사조차 없었습니다. 도착해서 장비를 내리고 약 30분만에 비엠피3 승무원들은 탄약적재를 완료했습니다. 저는 간단한 시스템 체크를 마치고 훈련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지요. 2시간쯤 지나서 제 휘하의 훈련생 30인은 모두 사격을 마쳤습니다. 근데 그때까지도 르끌레르가 사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뭔일인가 궁금해져서 프랑스 친구들에게 가 보니 단 한발도 쏘지 못했더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 도움이 필요한가?\'라고 물으니
\'괜찮삼. 조정작업중이삼.\' 이런 대답을 하더군요.
그늘도 40도에 육박하는 곳인데, 땡볕 아래서 조정작업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래서 다시 물었죠.
\'아니, 그런건 학교에서 미리 하고 오지 그랬어?\'
\'그렇게 했습니다. 근데 300킬로를 이동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재조정을 해줘야 해요.\'
\'이봐, 비엠피도 똑같이 300킬로를 이동했지만 아무 문제 없이 체크 끝내고 사격을 시작했다구.\'
\'님하는 운이 좋으신거죠. 님하의 장비는 러시아제잖습니까...\'
(이건 뭐, 믿거나 말거나같은 얘기... -_-)

- 프랑스 공돌이들은 컴퓨터화된 조종장비야말로 르끌레르의 최대의 강점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르끌레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자장비로 가득하다. 이러한 (전자)시스템이 전차내 모든 서브시스템의 작동을 제어한다. 전투, 항법, 색적을 모두 제어하는 르끌레르의 컴퓨터. 덕분에 1분 안에 6개의 목표물을 상대할 수 있고, 그 와중에도 초탄명중률은 무려 95%... 역시 21세기의 전차.. 그러나....

- 아랍에미리트로 수출된 르끌레르는 열대사양이었습니다. 프랑스 육군에 납품된 것과는 좀 달랐죠. 그래서 에어컨이 장비되어 있었는데, 처음엔 승무원의 쾌적성을 위한 것이겠거니 했습니다만.. 알고 보니 25도 +-1도 사이에서 작동하는 컴퓨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실내온도가 그 범위를 벗어나면 컴은 맛이 가고, 전차는 전투불능이 되는거죠. (이 아저씨.. 이빨까는 정도가 많이 심한듯.. -_-)

- 최근까지 르끌레르를 납품받은 아랍에미리트에선 잦은 고장과 수리의 압박에 견디다 못한 전차병들이 르끌레르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 비엠피3와 르끌레르에 같이 배정된 아랍인 교관들은 비엠피3만 다루려고 합니다. 한번은 제 휘하에서 비엠피3를 다루던 교관 한명이 주저앉아 울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자네 왜 울고 있는가?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는가?\'
\'르끌레르 교관으로 임명되었으니 슬픈 일이지 말입니다. ㅜㅜ\'
\'그게 왜 슬퍼? 르끌레르는 좋은 장비라고 하던 자네가 아닌가?\'
\'아 네... 거긴 그냥 아무나 원하는 사람으루다가 보내는게...\'

- 아직 이 전차의 많은 부분들은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 개량하고자 애는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찾아낸 꽤나 희망적인 기술적 해결책들이 이 전차를 탄생시킨 것이다. 모듈식 장갑. 놀라운 서스펜션. 차세대 정보장치 등등.
- 굳이 의미를 찾자면 아마도 르끌레르는 미래 기갑의 방향을 제시하는 시제기 정도로 간주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