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건데... 이거 이어서 쓰긴해야하는뎀...
회전익뽕에 취했을때 새벽감성으로 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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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슬슬 감겨오기 시작한다. 창밖에서 탁탁거리는 로터 소리가 아득해지는 나의 정신을 일깨운다.
불빛 한점 없는 콕핏 안.
에어컨도 고장났는지 힘없는 별빛 아래에서도 푸른 입김이 눈으로 보인다.
고도가 얼마인지도 알수가 없다. 허드와 계기는 한량과 같은 화염에 거세게 두들겨 맞은 순간, 모조리 아작났으니.
그때 무엇에 당했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기에, 난 화염이라 표현할 수 밖에 없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화염과 비명, 머리가 뽑힐것 같은 진동, 회전하며 추락하는 동체, 울음, 욕지거리, 복수심, 포기 뿐이었다.
생존을 생각할 틈도 없었다.
콕핏 밖 세상은 갑자기 미친듯이 돌았고.
난 그 이상을 생각하기엔 너무 어지러웠기에.
단지 잃어가는 정신속에 작게나마 생각한것은, 생소한 서글픔이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보여준다는 파라노마도 없었고 내 죽음을 슬퍼해 할 사람도 없었다.
이룩해놓은 영광도 없었고 하찮게나마 만들어 놓은 문학 작품같은것도 없었다.
심지어 내 죽음에 기뻐할 사람도 없었다.
그게 좀 아쉬웠다.
"..."
하지만 난 살았다.
그 충격은 내 정신을 우그러뜨렸지만 난 살아남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렸을때는 암흑속이었다.
은은한 별빛이 보여주는 풍경은, 계곡같았으나 이런 시계로는 도저히 비행이 불가능했다.
만약 로터가 돌아가지않고 손이 갈라지는 추위가 없었다면 난 지상으로 착각하고 콕핏문을 열었을지도 모른다.
살아남았지만, 그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허드도 없고 계기도 죽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속도를 유지시키는 자세로 고도를 유지하며 앞으로 전진비행하는 것일뿐.
방위도 모른채 비행한다는게 얼마나 미친짓인지 잘알고 있는 나는, 지금 내가 헬기를 타고 비행을 하는지
살아갈 힘을 잃고 투신해가는지 도저히 분간이 안간다.
한동안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황과 같은 상태에 빠졌지만 언제까지 이 상황에서 머무를 수는 없다.
움직여보기로 했다.
먼저 마그네틱 컴퍼스를 쪽으로 눈을 돌려보았다. 컴퍼스가 위치한 자리에는 검은구의 형체가 흐릿하게 보였지만, 검은 파레스로 칠해진듯, 하얀 눈금은
도저히 읽어지지 않았다.
아직 괜찮다. 방위야 이 계곡을 벗어나면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을거다.
손을 내뻗어 배터리 스위치를 올린다. 실수로 비행과 관련된 버튼을 건들이지 않게 조용조용히...
툭!
...
...
아무런 반응이 없다.
마그네틱 컴퍼스는 암흑속에서는 전혀 눈금을 읽을수가 없었고
배터리는 묵묵부답이었다.
입술을 질끈물고 싸이클릭을 앞으로 세차게 밀어본다.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는 없다.
동체가 앞으로 휙 쏠리며 순간적으로 메인로터의 RPM이 올라간다.
땀이 소나기처럼 흐르고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속도가 상승하고 고도가 내려간다.
별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던 동체의 광채가 예리한 칼의 궤적을 그리며 앞을 베어나간다.
수천 수만마리의 벌레 허리를 가르며 로터또한 날카롭게 빛난다.
변화하는 RPM을 순간적으로 잡아내지 못한 테일로터의 영향으로 기체가 옆으로 거세게 흔들린다.
흔들흔들
골이 빠개지고 토악질이 나지만,
조금더! 조금만 더! 더!
허례와 같은 용기가 내 전신을 지배해간다.
"괜찮...!"
틱!
동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 조그만한 신호가,
내 가득찬 풍선을 터트리는 바늘이 됐다.
황급히 싸이클릭을 몸쪽으로 끌어당겼지만,
이 모든게 실패로 돌아가고 더 악화된 상황.
고도는 내려가고 기체는 불안정하다 속도는 붙었고 방향은 모른다.
울음이 터져나왔다.
기껏 살아남았는데 결국 죽는다면, 왜 차라리 일찍 죽지 않았을까.
지금과 같은 공포를 느끼지도 못한채 한순간에 없어졌을거라면...
내 육신이 이 공포를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공포가 나를 침닉으로 이끈다.
내가 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침닉해가는건. 저 아래 보이지도 않는 땅이 내 발목을 붙잡는것 같다.
어둠의 손이 내 목덜미를 잡아 당장 벽이던 땅이던 날 내팽개쳐버릴 것 같다.
기수부분에 도색된 부레 없는 물고기마냥 이 육중한 관은 슬금슬금 아래로 떨어져 사후의 입구로 날 안내하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 울음을 시작으로 공포가 내 육신을 요리한다.
방금전 거짓된 용기를 떨친게 아니꼬운듯 그 눈초리가 매우 사납다.
식칼로 머리통을 따내어 뿜어진 핏물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다.
곱게 발라내어져 까딱거리는 눈
발발 떨리는 입술과 끈적이는 콧물
피가 내 눈을 모조리 뒤덮는 순간,
의식이 무너진다.
진짜 계속 이어서 써봐야겠넴...
잘써보슈
감사합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