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흉갑의 랜스 걸이. 단순한 모양새가 실전용 갑옷임을 암시한다.
랜스 걸이(lance rest, arret de cuirass)는 14세기 말엽에 처음 등장했다. 중기병의 가장 치명적인 전투법, 카우치드 랜스 돌격의 다음 단계를 위한 발달이었다.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장치는 흉갑의 우측에 금속 경첩으로 부착된 짧은 지지대에 불과했다. 랜스 걸이는 기사가 랜스의 균형을 잡고 겨누는 걸 도왔고, 도보 전투 시엔 경첩으로 눕혀서 다른 무기 사용에 걸리적거리지 않았다.
페르디난트 1세의 갑옷, 이런 정밀한 랜스 걸이도 존재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첫 사진처럼 단순한 장치로도 족했다.
랜스 걸이는 랜스의 충격력 또한 증대시켰다. 특히 여기에 랜스 막이(grapper, lance stop, arret de lance)를 추가할 경우 중기병의 충격력은 두 배 가까이 증가되었다. 랜스 막이란 단순했다. 랜스 걸이와 랜스 사이에 가죽 쪼가리 하나를 대어, 충격 후 창이 미끄러지는 걸 줄이고 기수의 관성력을 창끝에 더 실어넣는 도구였다.
이 단순한 발명품의 개발이 전쟁에 미친 영향은 후대 갑옷에 나타난다. 랜스 걸이가 도입된 이후로 갑옷의 베사규(부유판), 즉 둥그런 겨드랑이 보호구가 폴드런(견갑), 즉 육중한 어깨 방어구로 변모한다. 폴드런은 곧 목 옆을 보호하기 위해 돌출되고(haute piece), 추가적인 방어조치(gardbrace)들이 왼쪽 폴드런의 두께를 거의 두 배로 보강해 준다. 왼쪽 폴드런은 상대방이 오른손잡이임을 상정하면 전투시에 공격을 주로 받아내는 곳이다.
1540년대. 구스타브 1세 바사를 위한 갑옷. 비대칭적 견갑에 주목.
15세기 초 갑옷은 이러한 이유로 갈수록 비대칭적 면모를 보이며, 랜스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육중한 왼 어깨와 무기를 보다 쉬이 휘두르기 위한 경갑의 오른 어깨의 대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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