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동과 중동 지역에서 발달한 동방세계 갑옷의 역사, 8세기 - 15세기]
저자 미하일 고레리크 박사 (1946 - ), 구소련 USSR 국립대학 동양고대사 연구원


<서론>


근동/중동 지역의 이슬람 시대 갑옷이나 방패 유물은 15세기 후의 물건이 대부분이고, 13세기 이전의 경우엔 거의 존재하지조차 않는다. 따라서 이 시기의 방어구에 대한 지식은 주로 당대 문헌과 그림들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해당 시대의 그림은 추상적 양식이나 상징적 그리기 등으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문헌이 정확도를 확보한 사학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그림 자료의 상징성을 잘 해석할 경우에는 그 속에 숨겨진 정확한 사학적 정보 또한 도출해 낼 수 있기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슬람 세계의 그림 양식의 역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기에, 이러한 정보는 논리적 추론으로 도출할 수밖에 없다.


이슬람 세계는 방대한 지역을 걸쳐 존재하였으며, 각 지방별로 갑옷에 특색이 있었다. 맨 처음에는 시리아와 아라비아 북부 등지에서 헬레니즘 말기와 로마 양식을 도입했다가, 나중에 이집트가 그러했듯이 짧은 러멜러나 비늘갑옷 코트, 사슬갑옷 셔츠와 원형 방패라는 동로마 제국 양식을 도입하였다. 통짜 흉갑과 로마식 판갑(로리카 세그멘타타)은 이슬람 동방에 도입된 적 없지만, 사슬갑옷(하마타)은 아라비아 전역에 거쳐 널리 도입되었다. 이란의 사산조 갑옷에 대한 정보는 불완전해도, 아랍 정복 이전 페르시아 제국의 병사들은 전신 갑주로 무장할 수 있었음은 확실하다. 문헌들은 사슬 드리움이 달린 투구, 목과 얼굴을 가려준 가죽 또는 천, 사슬갑옷 셔츠와 누비솜 셔츠, 그리고 그 위를 덮은 철판을 이어 만든 코트 등을 증언한다. 이 방어구들은 중간 크기의 금속, 가죽, 혹은 목재 방패로 보충되었다.


중앙아시아의 유목 부족들이 이슬람의 경계에 속속 도착함에 따라 오랜 세월 동안 극동의 문명인들과 싸워온 스텝 지대의 무구들이 도입되었다. 러멜러 흉갑에는 어깨와 허벅지 가리개가 추가되었고, 기다란 러멜러 코트나 좁은 금속띠들을 이어서 만든 투구 등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발달한 방어구들이다. 이슬람 세계의 다양한 갑옷 양식 발달의 원동력은 중앙아시아에서 왔다. 9세기경 소그드의 은도금 쟁반에 그려진 갑주 종류에는 러멜러 갑옷, 작은 철편을 천이나 사슬에 꿰어 만든 갑옷, 브리건딘, 누비 갑옷과 찰갑, 사슬갑옷에 이르기까지 각종 갑옷이 묘사되어 있다.
<8세기부터 13세기 중반까지의 갑옷 발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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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갑옷은 사산조와 동로마 양식에서 따온 게 대부분이었다. 상체는 사슬갑옷, 러멜러, 혹은 드물게는 비늘갑옷 또는 천에 철편을 꿰어 만든 찰갑의 일종으로 보호되었다. 유행하는 양식은 짧은 갑주였는데, 보통 죠우샨(jawshan, '유연한 갑옷')아래에 사슬갑옷을 받쳐 입었다. 때로는 사슬이나 찰갑으로 보강된 누비솜 옷가지(콰자칸드, qazakand, '차단하는 옷')는 금속제 갑옷 아래에 입거나 단독으로 입었다. 이는 폰초 형태 아니면 코트 형태였다. 투구는 둥글거나 원뿔형이었고, 통짜로 주조된 목 가리개나 사슬, 가죽, 천제 드리움이 달려 있었다. 목가리개 또한 착용되었고, 구부러지는 정강이받이는 드물었다. 동로마 제국에서 사용되던 카이트 방패는 이따금 사용되었지만, 원형 방패가 더 인기 있었다.


<8세기부터 13세기까지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의 갑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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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3세기의 이슬람 종교화에는 다양한 종류의 갑옷이 묘사된다. 제일 흔한 건 몸 측면에 죔쇠가 달려 있고, 짧은 어깨 가리개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허벅지 가리개가 있는 러멜러 코트 종류이다. 알-미나 잔의 장식에는 사슬갑옷 코트와 스타킹을 볼 수 있고, 철못 대가리가 겉으로 보이는 브리건딘(콰자칸드 종류)은 라콰 조각상에서 찾을 수 있다. 아미드를 다스린 아르투키드 왕조의 주화에는 부드러운 내의에 둥근 금속 조각들을 꿰매 만든 민소매 갑옷이 새겨져 있다. 또 당대 갑옷에 대한 정보는 모술 지역의 기독교 수도원들에서 찾을 수 있는데, 동로마 이콘을 바탕으로 만든 조각품들이라 할지라도 이슬람의 영향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다. 이 모형 조각품들은 허리까지 오는 짧은/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긴 사슬갑옷 두 종류를 묘사하는데, 둘 모두 반팔 길이의 소매가 달려 있다. 또 조각품들에선 흔하게 러멜러 죠우샨 양식을 찾아볼 수 있다. (죠우샨의 어원은 페르시아인데, 이를 통해 이 양식은 동로마가 아닌 사산조에서 도입해 왔음을 유추 가능하다. 동로마 양식이었으면 아랍어로 현지화된 그리스어 어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시리아 그릇 유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당대 죠우샨 갑옷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허리까지 내려오는 양측에 트임을 둔 민소매 폰초형(아마 12세기 작가이자 기사 우사마 이븐 문키드가 묘사한 것과 동일 종류)과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받은 허리까지 내려오고 양측에서 죔쇠로 이어 고정하고, 어깨끈으로 몸에 매는 흉갑형이다. 비슷한 민소매 폰초형 양식은 경번갑 대신 부드러운 내의에 비늘을 꿰맨 찰갑이 되기도 하였다. 죠우샨 갑옷의 판들은 청동제거나 도금되어 있기도 했으며, 규칙적으로 난잡한 기하학적 모양으로 배치되었다. 부드러운 콰자칸드 갑옷도 금속 부분이 있었으나, 앞서 언급했듯이 이 갑옷은 주로 받쳐 입었으므로 조각품에는 표현되어 있지 않다. 우사마 이븐 문키드는 콰자칸드 갑옷을 허리가 이중으로 보강된 기다란 사슬 셔츠로 묘사하는데, 이는 허리 길이의 죠우샨 갑옷을 보충해 주었을 것이다. 이라크 북부의 병사들은 흔히 목과 위쪽 흉부,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 넓은 사슬/비늘/가죽제 목가리개를 착용했다. 10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메소포타미아 지방까지 전파된 목가리개는 동로마나 아르메니아가 아닌 페르시아의 양식에 가까웠으며, 12세기의 부드럽고 두터운 천에 원판들을 꿰어 만든 '사크 알-무자(saq al-muza)' 다리가리개 또한 그러했다. 유럽 기사들은 시리아를 통해 이러한 갑옷과 마주쳤고, 8세기 중반부터는 유럽에서도 종종 동일 양식이 보이곤 한다.


12세기와 13세기 시리아, 이라크 방패들은 보통 작고 둥글며, 원뿔 모양 금속 심부를 제외하고는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다. 십자군의 영향을 받은 대형 카이트 방패는 드물게 보인다.


제일 초창기에 속하는 아랍 투구를 묘사한 예술품은 시리아 서부의 후우먀야드 왕조의 키르밧 알-마프자르 궁전에 있는 전사 조각상이다. 이러한 투구들은 보통 무쇠로 만들어졌는데, 이따금은 누비솜으로 투구를 만드는 일도 있었다. 12세기에서 13세기의 투구 양식은 거의 전부 원뿔형이다. 몇몇 투구는 통짜로 보이고, 다른 투구들은 사등분된 조각들을 금속 테두리에 이어 만든 것으로 보인다. 기병이 아닌 일반 보병의 투구 중에는 둥근 투구들도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통짜, 네 조각, 혹은 끄트머리/그릇/테두리의 세 조각을 이어붙여 만든 양식 등 다양한 제작법이 공존한다. 또한 기사들의 투구의 경우 서유럽과 동로마 양식을 본딴 경우도 심심찮게 보이며, 아예 십자군 투구를 가져다 쓴 경우도 목격된다. 투구 드리움으로는 길고 유연한 사슬, 가죽, 천, 펠트제의 미흐파르(mighfar) 목가리개가 보이고, 드리움 없는 투구의 경우도 보인다. 종종 투구 위에 펠트 모자를 얹기도 하였는데, 금속이 태양열로 달궈져 빠르게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투구는 기하학적 문양이나 꼭지에 박힌 기다란 가시, 그리고 이마에 달린 삼각형 강화판들로 장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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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럼들 맘에들면 쭉 연재감. 근데 읽을게 존나 길어서 연재주기는 미정. 저자분이 시리아, 이라크/이집트, 시칠리아/이란/소아시아, 코카서스 이런 식으로 엄청 세분화해 뒀더라. 몽골 정복이랑 일칸국 이런 것도 따로 분류해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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