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위의 짤 왼쪽에서 두 번째.
짧은 조끼형태의 두정갑.
이극균이 비변(備邊)에 관한 사목(事目)을 치계하기를,
"1. 본도의 군사는 겨울·여름 갑옷을 벗지 못하여 갑옷이 모두 해졌습니다. 신이 벽단진(碧團鎭)에 와서 보니, 군사가 엄심(掩心)419) 을 입은 자가 있으므로 데려다 물어 보니 그의 말이, ‘종이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햇볕에 말리어 가지고 베와 실로 섞어 꿰매며, 또 검은 무명으로 밖을 싸고 흰 베로 안을 받치는데 사이사이에 종이 노끈을 뚫어 맺기를 못대가리같이 하므로 화살이 잘 들어오지 않고, 활을 쏘기에도 편리하며 겸하여 적을 막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공력도 갑옷 만드는 것처럼 어렵지 않다.’ 합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서울과 외방의 오래 간직한 문서와 휴지를 본도로 많이 실어다가, 절도사로 하여금 제조하게 하여 방수(防戍)에 나오는 군사 중 무재(武才)가 있는 자에게 먼저 나누어 줌이 어떨까 하옵니다.
엄심갑 관련해서 가장 대표적인 조선왕조실록의 기록.
상세한 제작법부터 외양까지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위의 기사로 유추해보면 엄심갑은
1. 활을 쏘기에 편리한 형태를 갖추었다.
2. 경화한 한지를 주재료로 하는 섬유재질 갑옷이고 겉은 검은 무명천으로 외피를 삼는다.
3. 내외피와 안쪽의 방호재를 결속하기 위해 노끈을 쓰는데 딱 두정갑의 두정처럼 노끈 매듭이 겉으로 군데군데 드러난다.
활 쏘기 편한 갑주라고 하면 결국 이건 팔이나 어깨쪽이 생략되거나 간략화된 형태로 귀결된다. 최소 흉갑 수준의 방어면적이거나 최대 조끼형으로 늘어지는 형태라고 추정 가능.
거기에 천제 외피가 있고 거기에 노끈이 두정 형태로 매듭지어져있다고 한다.
결국 최종적으로 보면 위의 명나라 단갑 같이 조금 후즐근한 외양의 두정갑 조끼형태가 아니겠나 하는 추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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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심갑이 어쩌면 특정갑옷이 아니라 그냥 우리 현대인들이 흉갑으로 퉁치는 몸갑옷의 통칭일수도 있음 엄심을 입고 있어서 물어보니 병사가 저렇게 설명했다는건데 애초에 엄심이 뭔지도 몰랐으면 갑옷의 이름부터 물어봤겠지
끈 매듭이 두정갑의 두정처럼 나열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설명만 놓고 보면 서양 갑옷 잭오브 플레이트가 떠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