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갑주의 하복부 방어에 대해서 말이 나왔는데, 아마 이런 의문은 기본적으로 '무엇 때문에 중요장기가 몰려있는 위험부위인 하복부의 방비가 취약한 것인가.'에서 출발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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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또한 실용적인 면에서의 '타협의 결과물'이라는 거임.

중후장대화라는 변태같은 중장 일변도의 무로마치 시대를 거쳐 일본 갑주의 방호부위와 부속구는 크게 확대되었음. 제대로 된 당세구족 일습을 갖춘 무사는 온 몸에 크고 작은 철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쇳덩어리 백화점이나 다름 없었고 강화된 갑주가 주는 안정적인 방어력의 대가로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착용자의 끔찍한 체력소모와 부자유스러운 움직임이었음.

특히나 전국시대에 이르러 무사는 이전 시대 군마를 몰며 전장을 휘젓던 기마무사들이 아니라 두 발로 땅을 디디고서 진창에서 장병기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흙투성이 개싸움을 벌여야 하는 이들로 변모한지 오래.

양손으로 주무기인 야리를 능숙하고 기민하게 휘둘러야 했던 무사들의 움직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허리 움직임인 것은 당연지사. 현대 무도나 격투기에서도 탄탄하고 유연한 허리움직임을 강조하지 않는 종목은 없음.

타격의 위력과 풋워크의 기민함도 전부 '허리힘'에서 나오는 거니까.

때문에 갑주 무게의 저감과 더불어 반드시 필요한 부위의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삭제된 것이 저 '하복부' 방어임.

물론 무사들이 하복부 방어를 아예 도외시한 건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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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투자세와 동작상의 이점.

기본적으로 잔뜩 움츠린 낮은 자세 + 신체의 정중앙에 가까운 위치.

달리 말하자면 저 하복부 지점은 어지간히 자세가 무너진 것이 아닌 이상 항시 무사의 무기와 그것을 죽기살기로 휘둘러대는 팔을 거치고 뚫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곳이라는 거. 애초에 막히지 않고서 제대로 타격을 넣기부터 쉽지 않은 곳이라는 난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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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속구 착용.

거기에 무사들은 '우와 오비'라는 전대를 이 부위에 착용했는데, 두꺼운 천을 여러번 꼬아 두텁게 만들어 착용하는 우와 오비는 갑주만큼은 아니더라도 하복부 틈새를 커버하는 최소한의 방호를 제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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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단도를 비롯한 여러 장구류들을 가죽끈으로 감아 추가로 달아댔으니 이 또한 전대만으로는 불충분한 방어를 보강하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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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호구도 있어요.

위의 것들로도 안심하지 못한 무사들은 아에 '쿠사리 오비'라고 해서 천 위에 사슬갑을 덧댄 부속구를 추가로 장비하기도 했음. 물론 이딴 식이 되어서야 애초에 그 부위 방호를 어느정도 포기해야만 했던 원래 취지에서 한참을 벗어나게 되는 거지만서도.

그래서 쿠사리 오비 같은 추가 방호구는 주로 피튀기는 실전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전국시대 말기 ~ 에도 시대에 출현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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