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체에서 중요한 건 개별 갑옷의 스펙보다는


보급 역량, 정예병의 수, 충분한 기병, (15세기 이후로는) 화약무기의 질과 양이 더 크게 작용함


2차대전 때 개별 스펙만 놓고 보면 추축국 무기가 더 좋은게 꽤 많은데, 결국 전쟁은 연합국이 이겼잖아?


갑옷 이야기도 마찬가지임


갑옷 개별 스펙만 따지면 사실상 완성형이라고 볼 수 있는 판급갑옷 그거 입은 유럽애들이 판금갑옷 없는 문화권과의 전쟁에서 고전하거나 패배한 사례 찾아보면 상당히 많은 편이고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봐도 방호면적은 동양사 끝판왕 수준이었던 금나라가 그 개빡센 중기병대를 가지고도 몽골군한테 개박살남


임진왜란 때 일본 갑옷이 방호면적만 놓고 보면 조선 갑옷보다 훨씬 우월한데 막상 얘네한테 깨져본 조선 측 기록에서도 일본군이 조총 잘 쏜다, 칼질 잘한다 소리만 주구장창 하지 '아 이새끼들 갑옷 너무 딴딴해서 못죽이겠어요' 이야기는 없음


결국 갑옷이 좋으면 좋을수록 좋기야 하겠지만, 그게 승리를 위한 무조건적인 필수요건은 아니라는 거




그리고 갑옷의 중무장, 경무장은 단순히 스펙 차이가 아니고 교리의 차이에서 오는 것도 있어서 일반화할 수가 없음


왜냐하면 한국, 중국, 중동, 동유럽 등 유목민족과 부대끼는 지역들은 하나같이 경무장을 하는 경향이 강하거든


이건 유목민족의 특성상 걔네의 궁기병과 기동력에 맞서 싸우려면 정주민족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동성과 원거리 투사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었기 때문임


유목민족과 가장 접할 일이 적었던 두 지역, 서유럽과 일본이 각각 자기네들 사는 동네(유럽 대륙, 동아시아) 기준으로 상당한 중무장에 방호면적 넓은 갑옷을 채택했던 건 우연이라고 보기 힘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