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6년 11월에 26살이라는 늦은 나이로 입대함.


내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2010~2012년에 입대해서 이미 예비군도 끝나갈무렵이었는데


나는 유학때문에 졸업까지 하고 한국에 와서 27살이 다 되어갈 무렵에야 입대했고, 18년 8월 28살이라는 나이로 전역함. 


본론으로 넘어가서 나이먹고 입대했을 때의 장단점은 꽤나 명확함. 


장점


1. 갈굼과 같은 부조리가 훨씬 덜하다.


내 경우에 GOP 상황병이었는데, 전입갔을때 중대내에서 나보다 나이많은 간부가 중대장, 행보관 단 두명이었고, 나머지 간부들은 나보다 전부 어렸음.


그러다보니까 간부들이 날 대하는걸 굉장히 어려워했고 혼내기도 좀 부담스러워하는게 느껴졌음. 


이등병때부터 나랑 동기랑 둘이 비슷한 수준으로 얼타고 실수하더라도, 당장 체감될 정도로 내 동기가 훨씬 심하게 털렸음. 


물론 이게 마냥 장점만은 아닌게, 내 스스로도 차별대우가 있다고 느낄정도기 때문에 그게 부담으로 다가와서 나는 군생활을 더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나이 똥꼬로 먹었다는 소리 듣고싶지도 않았고.


어쨌든 멘탈 관리 측면에서는 충분히 도움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16년도 GOP에도 구타는 일부 있었는데, 생활관에서 선임들한테 내 동기가 맞을때도 나는 안맞았다. 그때 선임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남


"아오.. 형이라서 때릴수도 없고."


아무튼간에 구타, 폭언, 갈굼과 같은 부조리를 어느정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꽤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멘탈 여린 이등병때 더더욱. 



2. 짬밥과 시너지를 이루는 쌀밥


아무리 군대라고 해도, 근본이 유교국가기 때문에 쌀밥을 무시하지 못한다. 


같은 계급이어도 최소 0.5호봉은 더 쳐주는 그런 느낌이 분명있고, 이건 짬이 올라갈수록 점점 비중이 커진다. 


내 경우에 상병1호봉일때부터 이미 상꺽수준의 대우를 받았고, 병장때는 그냥 무적이었다. 


물론 군생활을 어느정도 기본은 해왔어야 대우를 해주는거긴 하지만, 그래도 나랑 비슷한 수준으로 군생활 했던 동기보다는 내가 더 대우받았던것도 팩트였다.



3. 입대 예정일이 늦어질수록 복무환경은 더더욱 좋아진다.


내 또래 친구들이 군생활했던 10~12년도 GOP는 지금과 같은 과학화경계시스템(영상감시)이 없었다. 


무조건 병사갈아넣어서 무한 2~3교대로 365일 내내 초소투입 시켰고, 지금이랑 비교하면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뭐 안개가 많이 꼈을때나 증가초소 투입하지 저때는 CCTV 가 없었기 때문에 뻑하면 증가초소 투입했다고 하더라ㅋㅋ


내 친구들 병장 월급 10만원받고 GOP 보상 매달 1일씩 받으면서 복무할때 나는 월급 40만원에 GOP 보상 매달 3일씩 받으면서 복무했다. 


그리고 내가 전역할때 들어온 후임들부터는 월급도 60만원으로 올랐고, 얼마안있어서 휴대폰 사용까지 가능해졌다.


이런거만봐도 고작 몇년차이지만 좋은쪽으로 바뀌는건 생각보다 많다.




단점


1. 군대 부적응자라면 쌀밥이 오히려 독이다.


나이먹고 들어가서 가장 많이 듣는 갈굼은 "나이 똥꼬로 쳐먹었냐" 이다. 


쌀밥 대우는 분명있지만, 이는 니가 쌀밥먹은만큼 최소한은 해줄거라는 기대감에 근거한다. 


그렇기 때문에 쌀밥대우를 받고있다면 모범은 못보일망정 최소한의 기본은 해줘야한다. 그것마저 못하면 나이는 이제 단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한다. 


니가 뭘하던간에 나이쳐먹고 뭐했냐, 그 나이먹고 그것도 못하냐, 너보다 어린애들도 다 하는건데 그것도 못하냐 등등 온갖 나이와 관련된 비난이 쇄도할 것임.



2. 눈에 띄게 체감되는 체력차이 


아무래도 같은 조건이라면 20대초반과 20대 중후반은 체력적으로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다.


가장 혈기왕성할때가 20대초반이기 때문에 애들 밤새고 근무하고 또 볼차러 나가는데, 나는 후반야 근무 한번 뛰고나면 그대로 뻗어버린다. 


체력적인 문제는 본인이 평소에도 운동을 열심히해서 체력을 길러놓으면 맞춰갈 수 있는 부분이라 큰 단점은 아니긴 함.



3. 친구들중에 나말고는 군생활하는 친구가 없다.


이게 은근 신경쓰이고 꽤 서럽다. 


이미 내 친구들은 다들 예비군도 끝나가는 아재들인데 나는 이제야 군생활하는 짬찌라서 공감대를 형성할수도 없고, 뭔가 나혼자 뒤쳐진 기분이 상당히 자주 든다.


물론 전역하고나면 다 별거 아닌거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꽤 우울해서 멘탈약한 경우엔 우울증으로까지 번질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4. 부대내에서도 선후임 동기들이랑 깊게 친해지기 어렵다.


애초에 선후임 동기 전부 다 내가 최소 4~5살은 많기 때문에 나를 굉장히 어려워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벽이 허물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또래애들끼리 공유하는 그런 공감대에 나는 같이 어울리기가 어렵다. 


내 경우에도 모두와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냈고, 나 스스로가 쌀밥의식 없이 스스럼없이 대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건 상대방도 노력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그 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았다.


친화력이 압도적인 사람이라면 이런것도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런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전역하는 순간까지 


나를 또래친구보다 어느정도 예의는 차려야하는 친한 직장선배나 학교선배 수준으로 여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당장 생각나는 정도만 적어봤는데 더 궁금한거있으면 댓글 ㄱㄱ 답변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