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를 처음 만났던 게 중학생 1학년때였다. 되게 소심하게 내성적이라 말도 제대로 못했었는데 나중 가니까 초등학교 6년동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하더라. 어쩐지 얘 집은 우리 학교랑 거의 옆옆동네 수준이었는데 왜 온건가 싶더라고.

그래도 친해지고 나니 애가 되게 재밌더라. 같이 게임도 하고. 딴 애들이랑도 친해져서 다 같이 여행도 가보고 그러니까 내 인생 제일 재밌던 3년의 시간이 지나가더라. 지금도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때로 가고싶다.

그렇게 고등학교도 같은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선 그래도 잘 적응하더라. 난 이과, 걘 문과라 걱정 많이 했는데 친구도 잘 사귀고 잘 지내더라고. 나중엔 소설 같은 거 쓰는 대회에서 금상도 타오고 그랬다.

얘랑 만나서 지내다 보니 시간 되게 금방 가더라. 어느덧 이 녀석이 군대를 간다고 하더라. 머리 빡빡 미는 거 직관하면서 존나 웃었다. 하지만 난 얘가 이해가 안됐다. 정신과도 다니고 있고 우울증도 현재진행형인데 걍 정공으로 빠지라니까 이런걸로 차피 못뺀다고 하면서 군대 가서 더 멋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서 오겠다고 하길래 훈련소 가는 길 배웅해줬다.

훈련소에서 걔한테 받은 편지 보면서 진짜 잘 지내고 있는 거 같아서 안심했었다. 전화할때도 목소리가 늘 밝았고. 그런데 자대가서 뭐가 잘 안됐던거 같다. 분명 폰 준다고 들었는데 연락이 아예 안되더라.

그렇게 걔 자대가고 한 4개월뒤에 첫 연락이 왔다. 그런데 목소리가 힘이 없더라.. 그러면서 자기 비관을 막 하더라고. 보니까 진급누락 해버린게 문제였었던거 같았다. 자기 동기 둘은 특전에 승승장구 하는데 난 진누 한 개병신 좆버러지 새끼라고 하면서 살아도 의미가 없다길래 식겁했다.

군생활에 너무 목매지 말라고, 어차피 거기 사람들 평생 보는거 아니니 너무 그러지 말라고 위로해주고 그렇게 또 다시 연락이 안됐다. 이게 1월달 까지의 내용임. 걔가 입대를 8월에 했었거든. 암튼 6월 중순 즘 연락이 왔다. 근데 뜻밖의 소식이었다. 전역했다대? 현부심으로 전역했다더라.

나와서 처음으로 얠 만났을때 너무 놀랬다. 진짜 애 몰골이 말이 아니었음. 안그래도 183에 60으로 말랐던 놈이 뭔 군대 한번 다녀오니 183에 50이 되어있더라.. 양 손목은 도대체 몇번을 그었는지 흉터 투성이에 너덜너덜해져있고.. 정신상태도 처음 봤을때 보다 안좋아져서 왔다. 죽고싶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 군대도 못 버티고 현부심 한 나같은 버러지는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늘 그래서 나도 속상했다..

근데 한달전에 얘가 죽었다. 거진 8년을 울고 웃던 친구가 지 자취방에서 번개탄 피우고 갔다. 유서는 별 내용 없었는데 끝 까지 자신을 욕하면서 갔다.. 자기는 군대도 못 버틴 한심한 인간 쓰레기 폐기물이라던 문장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네. 그냥 신세한탄이나 할려고 글 썼다. 콜라 진짜 좋아하던 놈이었는데 ㅋㅋ.. 일 끝나고 오는 길에 콜라 샀는데 얘가 생각나더라.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글 길게 써본적도 없어서 읽기 불편할수도 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