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소대장과 중대장이 소위 임관 / 대위 진급과 동시에 자대에 뿅 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다. 오기 전에 반드시 연수를 받고 온다.




초군반은 소대장 연수 과정으로 소위 임관하면 바로 입교한다. 알등병이 70% 정도 된다.


여긴 각 병과별 교육만 받기 때문에 소위로 임관하기 전에 이미 자대 배치는 완료된 상태로 입교한다.


그런데 초군반은 병 부사관 장교 전체를 통털어 가장 꿈결같은 시절이라 이건 무슨 군대가 아니라 대학교랑 똑같고


일부 훈련을 제외하면 정말로 학과 수업만 받으러 다닌다. 일과 끝나면 완전히 자유다. 게다가 주말만 되면 무조건 외박이다.


다만 내무 생활은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외출하진 못한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하거나 노트북 들고 와서 인터넷 하거나 하면서 놀기도 한다.


나 땐 워크맨 듣고 놀았는데. 지금도 워크맨 살 수 있냐? 카세트 테이프에 '라 오레하 데 반 고흐' 녹음해서 페이크 음반 만들어야지.


초군반은 뒤늦게 장기를 하겠다는 후발 주자들도 용서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좋다. 군대에서 놀고 먹을 수 있는 정말 희귀한 곳이다.


알등병은 초군반을 수료하면 딱 2년만 복무하고 집에 간다.




고군반은 중대장 연수과정으로 이건 출신마다 오는 시기가 다 다르다. 


여긴 초군반과는 달리 알등병이 과반수가 집에 가서 모든 출신의 머릿수가 거의 균일해진다.


학사와 알등병은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고 왔기 때문에 대위(진)이 되자마자 바로 온다.


물론 학사나 알등병이라 하더라도 보직 하나 더 하면 대위로 진급한 이후에 고군반에 오기도 한다.


반면 육사, 3사, 쫄병장교는 일반 대학교 학위가 없기 때문에 중위 2년 차에 어떻게든 일반 대학교에 위탁 교육을 받으러 가야 한다.


그거 안 받으면 고군반에 못 들어온다. 그리고 고군반에 못 들어오기 때문에 계속 참모만 해야 한다. 캡씨도 고군반을 안 가는 바람에 계속 참모만 했잖아.


단, 육사 한정으로 국방부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중 하나는 무조건 위탁교육을 알아서 시켜주는데 육사는 기본 장기라 고군반이 의무라서 그렇다.


3사와 쫄병장교는 자기가 알아서 위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보직 임무를 수행하면서 위탁교육 자리 알아보는 것도 나름 끠똥싼다.


그렇게 일반 대학교 학위를 따온 이후 고군반에 들어온다.


문제는 여기서 장기 경쟁이 장난 아니게 치열하다. 여기는 중대장은 소대장과는 달리 자질을 넘사벽으로 많이 보기 때문에 일단 자대 없이 입교한다.


그리고 자대는 성적 순으로 배치된다.


100명 기준으로 1등 공동경비구역, 15등 22사단, 42등 7사단, 82등 특전사, 95등 75사단, 100등 아무 사단이나 보충중대 이런 식이다.


성적은 상, 중상, 중 이런 식인데 군대가 다 그렇잖아. 육사 몰아주기.


거기다 육사는 서연고의 학업량을 견디는 수준의 인재가 되고 나서 대위가 되기 때문에 육사는 전부 상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4/4/2 이 정도인데 100명이 있다고 하면 '상' 1등~40등, '중상' 41등~80등, '중' 81등~100등 이런 식인데 너네들도 장교가 되었다면 '중상'은 누구나 먹는다.


'상'이 육사가 다 먹고 남는 자리로 경쟁하니까 어려워서 그렇지.


그러니까 '중' 받는 장교는 둘 중 하나다.


* 진짜 니네보다 못한 대위이거나(사실 대위는 소위로 임관하고 3~4년 정도만 군복무를 하면 자동으로 진급한다. 정말 개나 소나 수준이다.)


* 군대가 너무 싫어서 어떻게든 제대하려고 '중' 먹거나


'중하'나 '하'도 있긴 한데 '중하' 또는 '하'를 받으면 자대가 우리집 안방이다. 즉, 현역 부적합 전역을 당한다.


그러니까 사실상 고군반 퇴교인데. 초군반이나 고군반에서 퇴교를 당하면 현역 부적합 전역을 당한다.


그래서 고군반은 꿈결같이 널럴한 초군반과는 달리 학업량에 깔려 뒤진다.


으하하하~ 살려 주세요! 농담 아니고 고군반 생활을 하면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정도로 치열하다.


초군반에서 대대장 대리 임무 수행이 가능한 정도까지 교육 받는데 고군반에서는 사단장 대리 임무 수행이 가능한 정도까지 교육 받는다.


그러니까 유사시에는 장성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곳이 고군반이다. 따라서 사단 전술을 배운다.


만약 너네가 메이커 사단에 갔는데 중대장이 육사 출신이라면 당장 사단장을 시켜놔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인간이다.


애초에 고군반의 교육 목표가 그렇거든.


그렇게 고군반을 수료하면 수료 성적에 따라 자대를 받으면 거기서 1차 중대장을 하면 된다.


중 받으면 특전사 or 동원사단 or 전방 사단이긴 하되 일반 중대가 아닌 보충중대 이것만 선택지이다.


특전사는 뭐 휘하 병력도 거의 없겠다 그냥 대위 계급의 지휘통솔능력 대신 몸으로 때우러 가는 거고


동원사단은 애초에 동원부대 최종보스인 동전사령관부터가 군단장 주제에 계급은 소장에 불과하고 예편하는 게 오늘내일 오늘내일 하는 인간이고


이보다 아래가 보병학교장뿐이 없으니 거의 최하위 보직인 데다가,


각 사단장이라고 오는 인간들은 되려 전술한 동전사령관보다 더 고참인데 계급은 더 낮은 준장이니


밑의 여단장 대대장 하는 인간들도 죄다 진급 따위 미련 없는 인간들이고. 그렇다 보니


동전사령관 이하 전 장교들이 죄다 천하제일 진급대회에서는 탈락한 사람들이다.


동전사령관 16강 탈락


동원사단장 조별리그 탈락


동원사단 여단장 대륙간 플레이오프 탈락


동원사단 대대장 지역예선 탈락


보충 중대는 사단으로 배치 받은 신병을 여단이 확정될 때까지 가만히 갖고 있는 것밖에 안 하기 때문에


보충중대장의 임무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정도면 할 수 있다.


휘하에는 간부는 아무도 없고 병사만 1~2명 정도 있는데 장난삼아 이등병에게 "행보관"이라는 파격적인 호칭을 부르기도 한다.


그렇잖아. 장교가 아니면서, 중대장 휘하의 유일한 부하면 뭐겠어? 당연히 행보관이지.


물론, 이건 농담이다. 진짜로 행보관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런 농담을 한다 이거지.


계급 이등병, 보직 보충중대 행정보급관.


물론 고군반 성적은 중령 진급에서는 아주 크게 반영하지만 중령으로 진급하고 난 이후에는 휴지조각이 된다.


문제는 고군반 성적이 좋아야 중령이 된다는 거. 중령 진급자 전원이 고군반에서 '상' 받은 사람들 뿐이다.




......




군대 얘기 할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왜 예비역들이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지들은 군대 안 가면 미필이라고 계속 몰아가면서 왜 나한테는 이런 얘기를 군대 얘기라고 하면 다들 신기해하고 이해를 못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