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입대한지 100일이 되는 일병 1호봉이야
사회에서부터 가정사로 시작된 우울증이랑 공황장애를 가지고 3급으로 입대했지
증상들은 고딩 때 시작됐는데 소문날까봐 정신과는 못갔어..
대학교를 다니다가 해당 증상들이 심해지고 자살에 대한 생각이 학업을 방해하기까지 하더라
그래서 1학년을 마치자마자 휴학하고 은둔생활을 1년간 했어
살도 엄청 찌고(150kg 넘음) 정신도 망가졌지만
당장 나에게 가해지는 어떠한 부하도 외면하고싶을 정도로 힘들어서 가족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1년을 보냈지
그 중간에 병역판정검사에서 정신쪽으로 7급도 받았지만 3급엔딩
훈련소에서는 바닥을 뚫고 들어간 체력과 우울증, 공황장애, 심한 다한증, 평발 콤보를 맞고 환장할 훈련소 생활을 보냈어
도보제한자에 차등제가 아닌 훈련이 없었으니 말 다했지
그래도 목소리 크게 내고 하지말란거 안하고,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모습은 안 보여드리니
소대장님이 잘 챙겨주셨어
물론 훈련을 빼고 그런건 없었지만 좋은 말들 해주심
그렇게 정말 힘들고 괴로웠지만 훈련소를 수료하고 자대로 갔어
무섭고, 떨리고, 약간의 기대와 많은 걱정을 가지고 도착한 자대의 첫 인상은 무서웠어
선임이 무섭고, 간부가 무섭고 가 아니고,
모든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있는데 '툭' 하고 나라는 신병이 그 속에 던져진 상황 자체가 너무 무섭더라
아니나 다를까 신보기 기간에 중대 동기&선임분들이 모이는 때(점호, 인원파악, 전파사항 공지 등) 공황발작이 오더라고
와중에 뭔 바이러스까지 걸려서 열이 39⁰C가 넘어서 군병원에 갔더니 입원 치료를 받았지
그때가 전입 7일차였나 8일차였나
바이러스 자체는 10일정도 지나니 나았는데
입원 중에도 계속 안좋은 생각이 나고,
불안하고, 심장이 진정이 안돼서 정신과 진료를 수차레 보면서 총 5주동안 입원했었어
항정신성 약도 입원하면서 복용 시작했고
"병원에서 있는데도 계속 우울증이랑 공황 때문에 힘든데 자대로 돌아가서 괜찮을까?"
두렵지만 퇴원은 다가왔지
자대로 돌아가니 많은 사람들이 반겨주고 오랜만에 본다며 먼저 인사 건내주는 사람들이 많았어
입원기간동안 속으로 각오를 다졌어
"비록 힘들지만 선임, 동기, 간부님들이 힘들 때 외면하시는 분들도 아니고 조치 다 취해주시니 나도 내가 할 역할들을 다 해야겠다."
이런 나름의 각오는 퇴원하자마자 당일 일과집합시간에 무너졌어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부대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낯섬
잘 해서 부대의 일원으로 녹아들어야한다는 강박
내가 잘 못해서 미움받는것에 대한 두려움
사람 많은 자리에서 힘들걸 티내면 안된다는 두려움
분명 가만히 있는, 나한테 뭐라하지도 않았고 진짜 가만히 있는 옆 선임, 동기들이 날 싫어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찬 머릿속
정신차려보니 난 숨을 헐떡이면서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돼있었어
가슴은 미친듯이 뛰고 꽉 막힌 듯 답답했지
이미 옆의 동기와 선임분들은 간부님께 말씀드리러 가는 중이었어
신보기에 무슨 작업을 해봤겠어
입원하느라 근무도 안 서봤고 훈련, 작업 다 없었어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어
"아직 힘든걸 한 적이 없는데 대체 왜 힘드니? 지금 간부들 다 널 어떻게 할지 생각중이다. 사람들 앞에서 울지 말고 잘 다스려보자 알겠지?"
난 아무 말도 못했어
그저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 조치도 없고 뭐라하신게 아니야
행보관님 소대장님 중대장님 기타 간부님들 다 내 상태를 아시고 기다리면 조치를 취해주실텐데
당장 곧 훈련이 있으니 그 이후에 조치를 해주실 뿐, 이에 대해 원망하고 불평하는건 똑같이 끌려와서 고생하는 장병들을 봐서라도 도저히 할 짓이 아니지
근데
그걸 머리로는 다 이해하는데
기다리고 참고 그러면 되는걸 아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게 도저히 안돼서..
그런 내가 너무 밉고
동기, 선임, 간부님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고 그렇게 만드는 내가 너무 싫어서
그게 너무 속상해서 일어난 일인거야
그래도 다시 마음 굳게 먹고
힘들어도 참고 약의 힘을 빌리든 내가 할 수 있는걸 다 짜내서 민폐를 덜 끼치고
장기입원을 하든
현부심을 하든 조치해주시는거 잘 따라서 더 망가지기 전에 스스로를 고치는게 내 목표다
결론
혹시나 힘들고 아픈 곳이 있을 때 그냥 입대하고 어케든 되겠지 << 하지마라
정말... 정말 힘드니 아픈 곳이 있으면 치료하고 공익/면제로 빠지는게 널 지키는 법이다
어 그래~
그거 상병 달면 없어지는 병임
나도 그런 생각 해봤음 잘 나아서 계속 군생활하고 적응하면 괜찮을꺼같은데 지금이 너무 힘들어서 도와달라고 했다
개큰 꿀팁은 군생활이랑 병행 가능한 취미 갖는거임 책을 읽는다거나 스도쿠를 한다거나 공부를 한다거나 그러면 시간 간다 진짜로
걍 생각하지 말고 눈앞에 닥친것만 믿으셈 미리 이러면 어떻게될까 저러면 어쩌지 한다고 상황이 달라지냐 너만 괴롭다 개좆박아도 되고, 대형사고를 쳐도 됨 잘못 잠근 단추 고치고 차근차근 올라가는게 제일 중요함
걍 군대도피하고싶어서 그렁거임 걱정ㄴ - dc App
good - dc App
폐급이란걸 왜케 길게말해 - dc App
이런애도 군대를오는게 참암담하구나 걍 간단하게 징병2배로 늘리는방법이있는데 꾸역꾸역 데리고오니 이지랄이나지 ㅋㅋ
맞말임 훈련소까진 짧기도 하고 어떻게든 수료 가능한데 자대는 잘못떨어지면 정병걸려서 세상 하직할수도 있음 보통 훈련소에선 자살소동까지만 가는경우가 대부분이고 진짜 자살은 자대에서 일어남
ㅋㅋ
살만 20키로 빼서 나오면 다 이룬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