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무탈의 어떤 것도 공론화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만일 공론화된다면 시작은 그럴싸해 보일지언정 그 끝은 그저 공유지의 비극의 변주가 될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이 초원을 거니는 이들이 내린 결론은, 각 개인이 고통스러운 경험 끝에 얻은 것이다.

그 결론이 무갤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은, 비록 그 고통의 정도가 다를지라도 그 근본이 같으므로, 같은 고통을 겪은 자로서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말하자면, 무탈갤이라는 초원은 같은 고통을 겪은 젊은 남성들이 (자기 것이 아님에도, 자기 자신을 위해) 관리하는 공유지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들이 공론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공유지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진 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공유지 채로 파괴하려는 자, 공유지라는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감정의 배설구로 쓰려는 자, 또 자른 조선게들의 멀티로 테라포밍하려는 자 등등이 저마다의 의도를 가진 채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 결말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이 공유지는 그저 또 다른 조선인들의 번식장이 되어, 조선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나는 무탈갤의 그 어떤 것도 공론화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 공간이, 그저 같은 고통을 겪은 자들이 잠시 쉬면서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