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질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조선에서는 특히나 서열질에 정해진 기준이라는게 없음 그저 어떤 의미든 어떤 방향에서든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남을 까내리는 형식만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 이후로 심해진 술부심이나 미식 부심 같은게 있다. 술 잘 마셔서 뭐 할 건가? 주량보다 중요한 것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적은 양으로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더 이상 마시지 않아도 편안한 느낌을 받아서 거기서 끊어낼 수 있는 적당한 주량이다.
미식부심은 더 심한데 이는 특히 일식쪽 좋아하는 놈들 서열질이 심각하다. 파인다이닝, 오마카세, 라멘, 스시, 카츠, 각종 해산물 같은 것들에서 자기는 이렇게 맛을 잘 느끼고 민감한 미각을 가졌다면 스스로 만족하면 될 일인데 타인을 미맹이니 맛을 모르니 까내리기 바쁘다. 아닌 말로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에도 만족하는 입맛을 가진 사람이 오마카세 가도 만족 못하고 서열질 하거나 일일히 분석하면서 피곤하게 사는 사람보다 만족의 역치도 낮을 뿐더러 조금만 더 비싼거 먹어도 좋아할테니 그 편이 좋은거 아닌가?
그리고 이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저 두분야만 둔거지 다른 모든 것에 적용된다. 주사율 낮은 스크린에도 만족하고 쓰는 사람, 최소한의 주거공간으로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잠만 잘 자면 하루 컨디션에 있어서 별다른 추가 루틴이 필요 없는 사람 이런 사람이 오히려 살기 좋고 개인의 만족감의 범위, 빈도도 높은 것이지 서열질 하는 놈들은 대체로 행복이 자신 안보다 타인이 있어야 성립하는 비교우위에 맛이 간 놈들이라 결코 채울 수 없다.
나도 먼 과거에는 술 맛 모르는 사람, 기본도 안 된 형편 없는 음식 같은 것을 칭찬하거나 만족하는 사람을 보고 내가 더 낫다고 느낀 적이 있으나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아도 잘만 사는 저들이 나보다 나은 삶이었던 것이다. 불필요한 생각도 그리고 그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욕망은 버릴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