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타입의 인간은 자기가 저 글에서 어떤 무례를 저질렀는지 아예 인지를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성인간에도 시민간의 일대일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드시 만나면 서열을 매겨야 하고, 서열이 정립되지 않으면 아예 친분관계를 만들지 못한다.
저 글의 글쓴이도 직장에서 후임이라는 이유로 '정신교육'을 시켜서 '개조'를 했다고 하는데, 글쓴이는 직장에서 후임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공적인 관계에서 성립될 뿐, 다른 면에서는 대등한 성인의 일대일 관계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지극히 한국인다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예전에 썼던 글을 첨부한다.
================
한국에서 항상 모욕이나 인신공격, 폭행을 당하고 나면 듣는 말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정말 수도 없이 저런 말을 들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특히 군대에서 그런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누가 봐도 자기 화를 못 이겨서 한 화풀이에 불과한데, 선임병이나 간부들은 꼭 저런 말을 덧붙이곤 했다.
나는 당시에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화를 낸 후에 미안함이 있어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이구나"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반드시 저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자기의 욕설과 인신공격에 대한 정당화가 아니었을까? 자신은 하급자가 잘되라는 마음에서 한 것일 뿐, 화풀이를 한 게 아니므로 나는 잘못한게 없다는 스스로의 정당화.
그리고 생각해보면 상당히 어처구니없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서구 사회에 살면서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었지만 성인인 입장에서 저런 말을 들은 적은 없다.
서양에서도 물론 훈육은 있겠으나, 저런 말을 하는 주체는 부모나 교사 정도 뿐이지, 아무나 저런 말을 남용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저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예의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따져보면 이렇다.
아니, 자기가 한 말대로 되면 잘되는지 좆되는지 어떻게 판단하나? 그렇게 말하는 것은 마치 자기가 하급자보다 우월한 존재여서 자기가 하라는 대로 하면 하급자가 잘되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상급자가 일에 있어서는 더 뛰어나기 때문에 어떻게 일을 하면 더 낫고, 이렇게 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과 "너 잘되라고"는 완전히 다른 말이다.
"잘되다"라는 것은 상당히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고, 따라서 일 경력 좀 많고 능력 좀 더 낫다고 사람이 잘되는지 못되는지 판단할 권리 따위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말은 남에게 함부로 하면 안되는 것이다. "나는 너보다 나은 존재이고 뛰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하는 말대로 하면 너는 잘된다"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일에 있어서 뛰어나고 직장상사라는 것은 그 일에 있어서만 더 낫다는 것이지 인생에 대해 시덥잖은 조언을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각종 가혹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저 말을 사용하는데, 저 말부터가 얼마나 꼰대스럽고 닫힌 생각을 담고 있는지 고찰하지 않는 것 같다.
- dc official App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