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출갤서 퍼옴
안락사 같은 것도 없는 고령화가 얼마나 미친 결과를 가져올지 얼른 와닿지 않는 출붕이들이 많을 거야.
하지만 일을 포기하고 부모 간병 등에 매달려야 하는 소위 영 케어러 문제가 조금씩 불거져 나오고 있지.
몇 달 전에 병으로 몸져누워지내는 아버지를 자기 일 포기하고 간병하던 청년이 아버지를 방임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도 있었잖아?방임 자체는 자신이 아들 인생을 가로막는 존재라는 게 싫었던 아버지의 의사에 따른 것이었지만, 결국 이 청년은 체포되어 전과자가되고 말았지(법적으로 보면 유기치사 또는 촉탁살인에 해당).
이게 그래도 지금은 기력 있는 젊은이가 늙은이를 보살피는 상황이지만, 현 상태에서 세월이 지나면 늙은이가 늙은이를 보살펴야 하는상황도 많이 발생하게 될거야.
이건 일본에서 老老介護라고 하여 사회 문제시 되고 있지(한 술 더 떠서, 치매 환자가 치매 환자를 돌보는 認認介護라는 것도 있는데 이쪽이 더 심각).
젊은이가 늙은이를 보살피든 늙은이가 늙은이를 보살피든, 혼자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일일이 수발을 들어주어야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록 사회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거동 못하는 사람의 수발이라는 부가가치 창출이 거의 안 되는 일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지.
설령 생산가능인구가 아닌 노인이 수발을 든다 해도 문제가 있기는 매한가지다(위의 노노개호, 인인개호를 보면 문제는 명백).
서두가 길었는데 작품을 하나씩 소개할께.
첫번째 작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풍자 소설이야.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다.
이 소설이 처음 나온 것이 1726년인데, 300년이 지난 지금 봐도 그 내용에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할 수 밖에 없고 보면 사람의 본질은 시간이 가고 사회와 기술이 발달해도 그대로인 모양이다.
이 소설은 서문과 4편의 본편으로 이뤄져 있어.
그 중 소인국을 다른 1부와 거인국을 다룬 2부는 동화로도 많이 애용되어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생략할께.
남은 본편 3부와 4부는 1, 2부에 비해 지명도는 많이 떨어지지만 그 풍자는 더욱 날카롭다.
순서를 바꿔 4부를 먼저 간단히 소개하자면,걸리버는 새로 도착한 곳에서 '휴이늠'이라 불리는 말(馬) 종족을 만나게 되.
휴이늠들은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갖추고 공산주의 비슷한 사회를 꾸리고 살고 있었다.
걸리버는 휴이늠들을 보고 짐승인 말의 지능이이 정도인데,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지능이 뛰어날까라고 생각하며 휴이늠들에게 그 곳의 사람을 보고 싶다고 청해.
휴이늠들에게 이끌려 그곳의 사람들을 본 걸리버는 기겁을 하게 되는데, '야후'라 불리는 그 곳의 사람들은 짐승 정도의 지능 밖에 없었고 휴이늠들의 가축 노릇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
뿐만 아니라 불결하고 탐욕스러우며 사악하기까지 하다.
출판되었을 당시에 사람을 짐승처럼 묘사한 것으로 인해 신성 모독 시비가 있던 부분이기도 하고, 뿐만 아니라 판금 처분을 받기까지했어.
그러고 나서 겨우겨우 1, 2부만이 간추려진 상태로 출간되었다가 약 한 세기가 지난 뒤 산업혁명 시기가 되어 간신히 3, 4부까지포함한 전문이 옳게 출판될 수 있었어.
참고로 한국에서는 1992년에 처음으로 완역본이 나왔다.
관심 있는 출붕이는 구해서 읽어보시라.
또 일세를 풍미했던 웹 포털 '야후'는 바로 이 가축같은 인종 '야후'로부터 이름을 따온 것이다.
3부는 라퓨타라는 하늘을 나는 섬을 비롯하여 라퓨타의 지배하에 있는 네 곳을 방문한 내용인데(발니바비, 럭낵, 글럭덕드립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이 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만화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의 '라퓨타'는 바로 이 지명을 따서 제목을 붙인 것임.
여담으로 이 라퓨타의 외관 묘사를 보면 '매끈하고 빛나는 불투명한 물체로 넓이는 50평방km가 넘고 이 섬을 공중에 정지시켜 놓을 수도, 올라가게 하거나 내려가게 할 수도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넓이 부분만 제외하면 그냥 항공기나 우주선, 인공위성 같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비행물체 그 자체임.
사람에 따라서는 이를 외계인의 UFO라고 해석하기도 한다더라.
여하튼 이 3부에서 방문한 곳들은 과학문명과 기술이 발달하여 온갖 황당무계하고 허무맹랑해 보이는 기술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연구들을 하나하나 견학하던 걸리버는 그 중의 하나인 럭낵이라는 나라에는 '스트럴드브럭'이라고 불리는 영원히 죽지않고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
걸리버는 '아,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의 일기장은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역사책이 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아는 스트럴드브럭이 있으면 소개시켜달라고 현지인에게 요청하여 소개를 받게 되는데 소개받은 사람은 도대체 몇살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말라비틀어진 노인으로, 그저 죽고 싶다고만 뇌까리고 있고 대화조차 성립되지 않아.
놀란 걸리버는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보는데 답은 이래.
스트럴드브럭들은 일정한 나이(30인가 40인가 그렇다)까지는 보통의 사람과 다를 바가 없으나 그를 지나면 보통 사람에 비해 급격히 쇠약해지며, 그 뒤로 또다른 일정한 나이(이게 아마 80)가 되면 나라에서 그사람을 그냥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그 재산을 강제로 상속시키거나 몰수함.
그리고 그 이후 다시 일정한 나이(이건 아마 90)에 달하면 머리카락이나 이빨도 왕창 빠져서 안 그래도 이미 쭈글쭈글해져 있을 외모가더 못 볼 것이 되며, 기억력도 매우 감퇴되고 거동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기적이기만한 존재가 된다는 거야.
소개받은 사람처럼 그저 자나깨나 죽고싶다고만 뇌까리는 류의 완전히 맛간 사람은 그래도 동정이라도 사지만 그렇지도 않은 스트럴드브럭은 그 후손들에게조차그저 멸시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 또한 걸리버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사실 스트럴드브럭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는 게, 스트럴드브럭은 유전되거나 하는 형질도 아니고, 출현 조건도 완전히 랜덤임.
자기가원해서 된 것도 아닌 타고난 체질로 인해 죽음이라는 끝을 맞이하지도 못하고 멸시받는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면 그 누구라도 절망해서비뚤어지지 않겠어?사실 이 내용 자체는 18세기의 유럽(저자인 스위프트는 아일랜드 사람임)에 고령화 문제가 있을 리도 없기에 고령화를 풍자했다기보다는 불로장생, 불로불사를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풍자한 것이야.
하지만 같은 말만 계속 뇌까리는 노인에서 우리는 치매 환자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치매 환자는 방금 한 말 또하고그러잖아?(스위프트 본인 또한 치매 환자가 되어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더욱 역설적이다)개념글에 있는 "단순 수명에는 보이지 않는 문제가 많다.
"를 보면 평균 수명이 늘어나기만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것쯤 쉽게 알 수가있어.
사람이 나이 들면 기력도 쇠하고 몸도 여기저기 망가져 가는, 노화라는 지극히 당연한 자연의 섭리가 오게 된다.
그러면 병도 쉽게 들게되고 부상도 잘 낫지 않고 하게 되지.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 자체가 맛 가는 노인질환인 치매야.
위의 같은 말만 뇌까리는 노인이 사방팔방 가는 곳마다 있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현실이니?아주 건강체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혼자 영위하는 데 문제는 없는 범위의 건강을 유지하다가 죽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라고 볼 때, 숫자만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평균 수명이 1년 늘어나더라도 그 1년이 병상에 꼼짝 못하고 붙어 있기만 하다가 가는 기간이라면 당사자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거니와 사회적 지출만 늘릴 뿐이니까.
두번째 작품은 방금 인용한 개념글의 리플이 소개한 1991년작 만화영화인 "노인Z"이다.
"아키라"로 유명한 오오토모 카쓰히로(大友克洋)가 원작 그리고 메카닉 디자인을, 여자를 귀엽게 잘 그리기로 유명한 만화가 에구치 히사시(江口壽史)가 등장인물 디자인, 이 작품에의 참가를 시작으로 이후 애니메이터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콘 사토시(今敏, 이 사람은 지금은 고인됐다)가 미술설정, 레이아웃, 원화를 그리고 빠른 스토리 전개에 능한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가 감독을 맡았음.
이런 화려한 제작진이 모여 만든 물건이라, 당시 기준으로 뛰어난 작화, 화질을 자랑하고 이후 2002년에 리마스터링판이 만들어지기도했다.
런닝타임은 한 시간 20분.
내용은 이래.
주인공인 예비 간호사인 19세의 전문대학생 미쓰하시 하루코(三橋晴子, CV 요코야마 치사 橫山智佐, 지금은 52세의 베테랑 성우로 활약하고 있는 이 사람도 이 때는 풋풋한 22세였다)는 또다른 주인공인 87세의 치매 독거노인 타카사와 키쥬로(高澤喜十郞,CV 마쓰무라 히코지로 松村彦次郞, 이 사람도 지금은 작고)의 자원봉사 간병을 하는 인물이다.
이런 노인 간호 문제가 불거지자 후생성(지금은 후생노동성)에서는 간병을 무인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민간기업인 니시하시 상사(西橋商事)와 손잡고 간병 로봇 'Z-001호기'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 Z-001호기는 덩치 큰 사람이라도 문제 없이 드러누울 수 있는 넓찍한 침대에 자기 학습 능력이 있는 최신예 AI를 갖춘 컴퓨터를 탑재, 누운 채로 세면, 식사, 배설처리 등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여 그때그때 적절한 처리도 한다.
게다가 돌봄 받는 사람이 심심하지 않도록 각종 오락 기능도 구비된 배려까지 있는 최첨단 로봇이다.
이제 Z-001호기를 실제로 운용하며 시험해야할텐데, 마침 혼자 사는데다 치매까지 있는 타카사와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미쓰하시가 타카사와의 집에 들르려고 할 때 후생성 사람들이 와서 타카사와는 납치되다시피 끌려가게 되고, Z-001호기에 눕혀지게 된다.
이후 문병 삼아 타카사와를 찾은 미쓰하시는 온 몸에 전극 등이 이어져 있는 타카사와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되.
치매로 말도 제대로 못하는 타카사와가 자신에게 구해달라고 하는 것을 들은 미쓰하시는 타카사와를 구해내려고 생각하고, 실습을 위해 갔던 병원에서 알게된 해커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해커들은 Z-001호기를 해킹하는 데 성공하고 미쓰하시의 음성을 이미 고인이 된타카사와의 부인, 하루의 목소리로 변조되도록 프로그램을 만든다.
부인의 목소리로 위장한 미쓰하시가 건네는 말에 타카사와는 죽은 부인을 생각하며 정신을 차리는데, Z-001호기의 AI는 타카사와의 기억에 있는 하루를 읽어내 스스로 하루의 인격을 만들어내고 폭주, 타카사와 부부의 추억이 남아있는 카마쿠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 밝혀지는 사실, 이 Z-001호기의 실태는 고성능 간병 로봇으로 위장하고 있는, 군사적 이용을 목적으로 한 AI의 시험기라는 것(이 설정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게, 도대체 간병 로봇의 자기 학습을 통해 얻은 실적을 어떻게 군사적으로 써먹겠다는 건지?).
딱 30년전 만화 영화이지만, 이 만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일본의 노인간병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답이 나오질 않고 있어.
그냥 베이비붐 세대가 세상 하직하는 걸로 해결을 보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면 한국은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지.
그리고 그 중에 건강하게 살다가 갈 사람보다는 장기간을 무의미한 연명 상태로 간병 받으며 지내다 갈 사람이 더 많을 것은 명약관화해.
이 노인간병 문제는 일본보다 훨씬 크게 한국 사회를 덮칠 것 같아.
일본에 비해 인구 자체가 적고, 베이비붐 세대와 그를 부양해야될세대의 인구비는 일본보다 더 위험하기에.
아니 이렇게 좋은글을... 솔직히 개조선교수들 좆대로쓴 논문보다 몇십배 가치있다고 생각함
걸리버 ㅆ명작이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