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배가 후배에게 나이도 어린 놈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뺨을 후려갈긴 경우





2. 힘이 센 후배가 선배에게 힘도 약한 놈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뺨을 후려갈긴 경우.





그리고 부상의 정도는 같다고 가정한다면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1번보다 2번의 죄를 훨씬 더 크게 여깁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저 두 사건은 동일한 만큼 범죄입니다. 


힘이 약하다고 힘이 센 사람에게 두들겨 맞아야 할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이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두들겨맞을 이유 따위는 없죠. 


그런데 본능적으로 한국인들은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구분해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거스른 죄를 무의식적으로 포함시킵니다. 그래서 2번의 죄를 더 크게 여기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나이가 많다고 전혀 남남인 사람이 자기 윗사람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리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정하는 정의도 명확하지 않죠.



따라서 그런 생각은 틀린것이고 부조리입니다. 이런 조그만 생각이 모여서 결국에는 커다란 부조리가 만들어지는겁니다. 


서양 사회라면 함부로 갑질을 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개인이 대단히 착해서라기보다는 대다수 국민들이 용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은 갑질을 혐오한다고 겉으로 말은 하지만,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구분하는 본능이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죠. 물론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구분하는 것과 갑질은 정도가 다르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지켜야 하는 "예의"의 정도가 명확하지 않죠. 심지어 어떤 사람은 후배가 선배에게 구십도로 인사를 안하면 욕을 얻어먹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것보다 정도가 덜하죠. 명확하게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점점 극단으로 가도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용인하고, 결국 갑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