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땅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한국인들의 마음에는 여유가 없다.”를 가정하면 다 설명이 된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것은 바로 앞을 제외하고는 살펴볼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상태에서 뒤를 돌아보거나 옆으로 가는 것은 선택지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앞으로만 전진하는, 그것도 바로 앞만 볼 수 있는 지독한 근시가 되는 것이다.

 

여유가 없는 사람은 남을 위한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자아까지도 돌볼 수 없게 된다. 남에게 최소한의 양보조차 할 생각이 없고, 다른 사람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되는(혹은 될 것같은) 일을 하려하면 (조금만 생각해보면 거의 피해가 없음에도)마치 철천지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화를 낸다. 자신의 가치는 자신의 생각이 아닌 학력과 통장잔고로 증명된다. 뿐만 아니라 근시안적인 통찰력은 당장의 상황만을 모면하는 선택을 하거나, 아예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든다.


 

한국인들의 배금주의, 이기주의, 천박함은 철학의 부재에서 나온다. 오랜시간의 고찰이 필요한 철학은 그들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철학을 위해서는 뒤를 돌아보거나, 최소한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철학은 취직에 도움이 될 때만 접하게 되는 물건이다.

 

한국인들이 서열질에 미치고 화를 잘내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누군가 바닥을 깔아주고 그들을 표적으로 삼으면 자신이 피해입을 확률이 줄어든다. 자신보다 아래를 찾는 서열질의 결과가 눈치문화다. 한국인들이 눈치를 심하게 보지만, 그 이유는 실제로 눈치를 주기 때문이다. 소위 ‘인싸’거나 섣불리 건들일 수 없는 강자가 아닌 이상, 조금이라도 튀면 곧바로 조롱의 먹잇감이 된다. 이는 조금도 튀지않는 클론패션의 범람으로 이어진다. 한국인들은 “아무도 너한테 신경 안쓴다.”라고 개소리를 하지만 실제로는 남에게 쓸데없이 관심이 많다. 한국인들의 표정이 대체로 썩어있는 것은 이에 대한 방어기제다.

 

강약약강과 오버도그마는 한국사회가 적자생존의 야생과 다를게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야생동물 무리는 그들의 대장을 따르지 약자들을 위해 힘쓰지 않는다. 약자는 그저 먹이에 불과하다.

 

한국인들이 화를 잘 내기는 하지만, 그들은 바로 앞만 볼 수 있으므로 그들의 분노는 어떠한 의미있는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다. 근본적인 문제들은 그들의 안중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애꿎은 대상들을 향해 아무런 의미없는 짜증만 부릴 뿐이다.

 

도저히 선진국이라고 믿겨지지않는 도시미관과 마치 한국인들의 황폐한 정신상태를 표현한 듯한 성냥갑 아파트들은 여유없이 빨리 집을 짓기 위한 결과다. 당장 살 곳이 필요하니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만을 만족한 집이 주거의 평균이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건설사의 탐욕으로 인해 층간소음 등의 문제가 수십년간이나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덤이다. 특히나 한국아파트는 대부분이 벽식구조인데, 앞으로 노후화된 아파트들을 어떻게 수리할지를 생각해보면 한국인들이 얼마나 근시안적인지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여유의 실종은 나라 하나를 망치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나라는 마치 국가에서 의도한것처럼 인간이 여유를 가질수 없도록 설계되어있다. 빨리빨리 문화, 학교에서의 시험, 너무 높은 대학진학률과 강제징병으로 인해 늦어지는 사회진출나이, 들어가기 힘든 양질의 일자리와 이로 인해 상향평준화된 스펙, 취직에 나이 제한이 있음에도 터무니없이 빠른 해고 등 인생 전반에 걸쳐 사람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옆을 돌아볼 수 없게 만든다.

 

 

이 나라의 본격적인 경제악화가 머지 않았다. 정확한 시기나 수준은 아무도 모르지만 이젠 거의 모두가 한국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제위기가 온다고 해도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욕심을 버리면 버틸 수 도 있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들은 어떻게든 더 남들을 착취하고 약탈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그 때 쯤 되면 순순히 착취당할 사람은 없다. 경제규모를 땅이라고 생각하고 그 위에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지금까지는 팽창사회라서 땅이 늘어나 남에게 밀려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수축사회가 되면 한 발자국만 뒷걸음질 쳐도 낭떠러지다. 서있을 수 있는 땅만 가지고 만족하면 대부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쾌적하고 넓은 땅을 원하는 이들은 주저없이 가장자리의 사람들을 밀어내고, 떠밀리는 사람들도 생존을 위해 죽기살기로 발악하는 아비규환 펼쳐질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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