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위로도 아래로도 여자형제가 있는 입장이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보다는 내 여자형제들이 다른 사람에게 훨씬 호감을 주는 사람이다. 내 글을 보면 다들 알겠지만 나는 한국에서 학창시절부터 이쁨을 받고 자라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었다. 갤러들도 사실 나를 실제로 보면 나보다는 내 누이들에게 훨씬 호감을 가질 것이다. 나는 굉장히 피곤한 스타일의 사람이다. 어떻게든 따지고 들고, 좋은게 좋다고 하지를 못하고 하나를 물고 늘어지면 궁금한게 끝나지 않을 때까지 매달리는 사람이다.


반면 내 누이들은 나와는 전혀 달랐다. 세 줄 이상의 글은 거의 읽지 않고 사람들에게 좋은 것이 좋다고 하는 스타일이고 호감을 많이 받는 사람이다. 학창시절부터 선생들에게 항상 이쁨을 받고 자랐고, 20대 초반에 무난하게 공무원/교사쪽 직업을 얻어서 지금 결혼하고 잘 살고 있다. 굉장히 관계지향적이고 한국식 사고방식이 강하지만 나와의 사이도 매우 좋은 편이다. 나와 사이가 나쁘려면 뭔가 자기 생각이 확고해서 논쟁이 되어야 하는데 논쟁을 아예 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내 글도 그냥 '길다'라고만 할 뿐 감상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한국 여자들에 대해서 스탑럴커를 확신하게 된 것이 내 누이들을 보고 나서였다. 이 사람들은 남과 거의 싸우지 않고 굉장히 사람이 착하고 좋은 게 좋다고 하는 스타일의 사람인데 내가 조금만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던져주면 아예 피한다. 그러면서도 일명 여초사이트나 맘카페의 생각들을 무의식에 갖고 있다.


예시)


누이 - 요즘 여성혐오 살해가 빈번하다. 수능 만점받은 사람이 여자친구를 살해했다고 한다. 한국 사회가 걱정된다.


나 - 살인 사건은 물론 중범죄이지만 단순한 치정살인이라면 개인을 처벌하면 될 일이다. 그것을 여성혐오라고 볼 수는 없다. 그것보다는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라면 높은 자살율과 낮은 출산율이다.


누이 - 내 주변(공무원, 교사)들은 다 애 잘낳고 살아서 그런 것에 대해서 모르겠다.


나 - 통계로 보면 된다. 그리고 한국의 안보 문제도 심각하다. 채상병 사건이나 최근 훈련병 죽음처럼 국가 자체가 군인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보 문제가 악화된다.


누이 - 모르겠다. 그런 사건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나 - 앞으로 한국은 분명 경제적으로나 안보적으로나 문제가 터질 수 밖에 없다.


누이 - 모르겠다. 내 주변은 다 잘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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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나에게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면서 말을 끊고 요즘 이슈인 푸바오 이런걸로 이야기를 돌린다.


그냥 아예 이야기를 안하는 방식으로 회피하는 것이다.


그것을 보면 예전에 독일의 Bocholt라는 곳에서 네덜란드인 독일어교사와 이야기를 했던 것이 떠오른다. 그 교사는 모국어가 네덜란드어, 독일어, 영어 3개였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다. 네덜란드에서 독일로 차를 끌고 출퇴근을 했고 고향이 네덜란드 독일 국경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 사람이 20대였던 80년대에 그 사람이 독일인들에게 나치에 대해서 질문했던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80년대만 하더라도 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살아있던 시대였고 그래서 그 교사는 대놓고 독일인들에게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는데 어떻게 그것을 못본 척 했냐고 질문했다고 한다. 그러자 독일인들은 하나같이 "Wir haben nix gewusst(우린 아무것도 몰랐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네덜란드인 교사는 그 일화를 나에게 들려주면서 틀림없이 그 독일인들은 알고 있었는데 면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자기 의견을 말했다. 어떻게 집 근처에서 화장터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모를 수가 있냐는 것이었다.


실제로 2차대전 당시에는 독일 민간인들이 수용소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그냥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도 내심 알고는 있었을 것이다. 지금 자국군이 유대인과 슬라브인들을 상대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지금 한국 여자들이 의도적으로 군대의 사고와 한국의 저출산에 대해서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언급을 피하는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