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술과 담배가 합법이며, 성인인 개인이 그것을 소비하는 것은 자유롭다. 내가 술을 아무리 마시더라도 공공 장소에서 추태를 부리지만 않으면 전혀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담배의 경우에도 금연 장소만 철저히 지킨다면 그것을 소비하는 데 있어서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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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자유롭다는 것은 곧 내가 그 사용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내가 술을 지나치게 마셔서 건강을 망치거나 흡연으로 건강을 망쳤을 때, 사회에서 합의된 건강 보험에 의해서 치료를 받을 수는 있지만 술과 담배를 판매한 국가에게 배상 요구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유를 누렸으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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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자유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국가는 개인의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 사태에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자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자유이고 자동차 사고에 의한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지만 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에 대해서 국가는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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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내가 썼던 내용이지만 내가 위험 부담을 지는 것은 내 자유이고 내가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해서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국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브라질 파벨라에서 100달러짜리 지폐를 흔들며 다니는 것은 전적으로 내 자유이지만 내가 돈을 빼앗기고 강도를 당할 위기가 닥치면 공권력은 나를 보호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다만 내가 100달러짜리 지폐를 흔든 자유가 있다면 공권력의 개입을 요구해야 할 만큼의 위험을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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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이나 독일의 대도시에 살 때, 나는 치안이 좋지 않은 곳만 찾아다니면서 살았는데, 당연히 그것은 내 자유인 만큼 나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그 대신에 저렴한 월세라는 혜택을 받았으니 나는 자유에 대한 혜택을 심리적 불안과 교환한 셈이다. 내가 여성계에서 자꾸 한국의 치안이 위험하다는 것을 들먹거리면서 밤길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좋지 않게 보는 이유도 이것이다. 원래 안전은 비싼 것이다. 자기의 위험도를 낮추고 싶다면 더 지불해야 한다. 이것은 사람을 보호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공권력의 보호는 공평하게 받아야 하지만, 저렴한 월세라는 자유의 이점을 누리고 싶으면 좀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정도는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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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태원 사태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어느 정도 위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론 99.99%의 경우에는 사람이 밀집해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같이 정말 운이 없으면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 당연히 국가는 그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사람을 구조하고 혼란을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앞에서 그런 위험이 생기는 가능성을 차단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즐기는 자유의 대가로 개인이 위험을 짊어져야 하는 일이다. 마치 저렴한 월세를 누리는 대신 나쁜 치안으로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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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태에서 국가에게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조차 줄여달라고 한다면 개인의 자유가 그만큼 제약될 수도 있다. 이번 일과 같이 개인의 자유 추구가 사고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례도 있지만 그런 사례의 존재 여부가 정부가 세세하게 개인의 자유를 제약할 명분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치면 자동차 비행기 선박 운전부터 제약을 걸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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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들은 안전을 빌미로 자꾸 자신의 자유를 국가에 반납하려고 한다. 자꾸 서쪽에 있는 옆나라가 생각나는 것은 기분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