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출갤서 퍼옴
내가 이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 개소리야? 내가 어느 어느 나라를 가봤는데 거기는 얼마던데. 가봤냐?" 라고 한다.


물론 그런 나라들에 가봤고, 거기서 교통비를 내면서 거주한 경험이 있으므로 절대적 금액으로 그 나라의 교통비용이 한국보다 비싸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의 교통비가 저렴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가상의 A국에서는 휘발유가 리터당 천원이고, B국에서는 휘발유가 리터당 2천원이다. 그런데 그것이 A국 사람들이 주유비에 돈을 덜 지출한다는 증거가 될까? 그렇지 않다. 만약 A국은 엄청나게 넓고 인구밀도가 낮아서 단순히 장을 보러 가는데도 차타고 30분씩 타고 가는 일이 흔하고, B국은 한국의 서울과 같이 집 앞에 모든 인프라가 깔린 환경이라면 주유비로 A국에서의 지출이 훨씬 클 수 있다.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한국의 대중교통비는 타국보다 절대적 금액으로 보면 더 저렴할 수 있으나, 실제로 대중교통비로 지출하는 금액은 타국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먼 거리를 통근하는 일이 매우 잦고, 정기권 개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게 되면 버스가 편도 3천원이라 순수 통근만 하는데도 하루 6천원을 지출해야 한다. 출퇴근 이외에 주말에 대중교통을 또 이용하기라도 하면 한달에 대중교통 이용만 20만원 넘게 지출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교통비 비싸다고 하는 나라들에서는 일본 정도를 제외하고 대개 그렇게 먼 거리를 통근하는 일이 별로 많지 않다. 게다가 그 나라들에서는 정기권 개념이 매우 발달했고 회사에서 그것을 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이 교통비를 많이 부담할 일은 별로 없다. 따라서 대중교통 이용 요금으로 지출하는 비용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독일에서 거주할 때, monatskarte가 한국 돈으로 한달에 8만원정도 했는데(요즘은 인플레로 올라서 대도시는 한달에 10만원~12만원은 하는 것 같다), 그것만 있으면 한달간 시 내부에서의 모든 대중교통이 무제한이었다. 만약 두배 정도 돈을 더 주면 경기도보다 더 큰 주 내에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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