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수식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함부로 생략하면 안될 때가 있다. 예컨대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라는 문장은 무조건 옳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국가 지도자를 비판할) 자유에는 (사형이라는) 책임이 따른다" 라는 문장도 성립한다.


따라서 저런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수식어로 전제 조건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말이나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네 인생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라는 문장도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만약 진로를 잘못 선택한 것에 대해서 굶어 죽음으로써 책임을 져야 한다면 국가의 복지 제도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에 대해서 어느 범위까지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그 말의 핵심이다. 개인이 진로 선택을 잘못해서 적은 월급을 받는 것이야 어느 나라나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것도 얼마나 적은 임금인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말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북한이나 미국이나 같은 나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저렇게 수식어로 전제 조건을 명확히 설정해야 하는 주장을 할 때 그것을 모호하게 하는 자들을 조심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말을 모호하게 해서 주제나 전제를 생략한 다음 자기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멋대로 깔아놓은 다음에 자기 말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일상 생활에서 모든 것을 전제를 빡빡하게 만든 후에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인은 한국인보다 키가 크다" 라는 것에 네덜란드 남녀의 평균 키가 한국 남녀의 평균 키보다 크다. 라는 수식어구를 굳이 붙이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평균을 비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듣기 때문이다. 최홍만이 세미슐츠보다 키가 크다고 저 말을 틀렸다고 받아들이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없다.


물론 학술지와 같은 곳에 글을 싣는다면 달라지겠지만, 일상 대화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알아듣는 말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


반면 '자유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개인의 선택은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수식어로 전제 조건을 엄격히 설정하지 않으면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 범위가 너무나 다르고, 범위가 달라짐으로 인해 완전히 다른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자기가 전제하고 있는 조건을 먼저 명확히 말해야 한다.


그것을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사기꾼이거나 한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