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얼마전에 고민글 쓴 늘근 코더야.

다들 댓글달아줘서 고마웠어. 아직 본격적으로 구직을 시작하지 않았고,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고민도 하고 있어.

반말로 커뮤에 글쓰는게 처음이라 어색하지만 로마법을 따르는게 맞는거 같아 반말체로 쓸거야.

나이많은 꼰대라 커뮤를 잘 안하기도 하고, 내 나이대 사람들에게 ’이 곳’은 인식이 별로인지라 들러서 글만봤는데 여러 친구(또는 후배님)들의 글을 보니 참 대단하기도 내가 주니어 때 이런 열정이나 지식을 가졌으면 어땟을까 생각도 하곤 해.

질문글만 하나 딱 놓고 계속 몰래보기만 하기엔 미안해서 보잘 것 없는 내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란 생각으로 글을 써볼께.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처럼 방황하는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봐줘 ㅎㅎ(근데 내 이야기를 주위에 많이 해놔서 그 중 누군가 이 글을 보면 혹시 알아볼수도 있을거 같아서 두려운데…)


1. 코딩을 만나기 전

난 초등(국민..)학교 때 진짜 깡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왔다. 오락실이란 곳도 읍내가야 있던 곳이었는데 서울와서 천지개벽을 느꼇어. 그때 난 우연치않게 컴터학원에서 한컴 타자연습을 처음보고 ‘와.. 이게 뭐지?’ 그렇게 컴터를 처음만났고 관심을 가지고 초등학교 6? 중학생? 때 자격증 하나 땀(정보운용기능사?? 뭐 들어봄??)

그때 자연스럽게 난 컴터 프로그래머가 될거야가 이어져서 지방사립대 소프트웨어학과로 감. 스타와 디아2에 1학년을 헌납하니 군대말곤 선택지가 없었어. 그래서 군대를 갔고 제대 후 입학한지 4년만에 다시 1학년 2학기로 복학함.


2. 코딩을 처음만난 대학시절

복학 후에 첫 전공수업으로 C Programming 2에 들어갔는데 교수님이 문제를 내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심. “이 문제 못 푸는 학생들은 이 과목 수강해도 점수받을 확률이 없으니 수강철회 하세요 .”였고 문제는 1부터 10까지 더해서 화면에 출력이었음.

??? 프로그래밍을 한적도 없고 1학기에 먼저 들었어야하는 C Programming1을 안들었으니 뭘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어떻게 어떻게 옆사람 화면 훔쳐보면서 Visual Studio를 켜고 한참을 멍때리다 화면에 ‘1+2+3+4+...+10’ 써놓고 계속 옆사람 모니터만 곁눈질로 훔쳐보고 있었음. 교수님이 돌아다니시다가 내 모니터를 보시곤 “학생은 수강철회 하는게 좋겠네”라고 하고 가심. )xx년이 지났는데 그때 그 말씀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복학인지라 수강신청이 제대로 됐을리 없었고, 군대가기 전에 1학년을 올 F / 올 F + D 로 날린마당에 남은학기마다 전공을 하나라도 빼면 졸업을  늦춰야 해서 선택권이 없었다.

그렇게 오기로 수업을 들어가서 그때엔 전공책이 있었던거 같은데 그걸 몇번을 외우듯이 계속 보면서 따라 쳐보고 함. 그러면서 자연스레 C에 익숙해져 감


3. 자만에 빠지지 말자

1권의 책을 매일 따라치면서 보고 끝까지 보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식으로 몇번을 반복하니까 어느새 C(문법)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었음. 거기에 교수님 수업도 재밌었고 해서 한학기 후에 C Programming 1을 수강신청함. 사실 수강안해도 되는데 교수님 수업이 재밌기도 했고 그냥 C를 만지작 하는게 재밌었음. 거기다 교수님도 날 기억(지난학기에  어이 없었던 놈)하셨는지 학기 중간에는 수업중 모르는 학생들 도와주는 역할도 맡김. 그러다보니 ‘어? 나 쫌 잘하나? 적성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고 거기다 더해서 졸업때까진 그래도 전공내에선 잘하는 애로 인정받아서 진짜 아무것도 없는애가 우쭐만 해있었다. 그 시절엔 요즘처럼 많은 학생들이 프로젝트하고 그런게 거의 없었지만 진짜배기들은 알음알음 모여서 프로젝트, 동아리활동 하고 그랬었음. 어쨋든 뭐도 없는 수업만 잘 따라하고 아무 실력도 없던 애가 콧대는 하늘에 떠있었던 때다.


4. 첫 취업.

과에 어쭙잖게 알려져서 4학년 2학기에 지나가던 교수님께 헤드헌팅 당함.(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네. 암튼 교수님 소개 받는거 아니다...)
그래서 첫 면접을 보러 갔다. 송파 어느 상가건물 지하(지금도 선하다).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지하에 있는 공장? 같은 입구에서 충격을 받고 ‘어 면접봐야하나? 그냥 갈까?’ 고민하다 졸업전까지 교수님 봐야하잖아? 하면서 들어가서 면접을 봤고 그게 내 첫 사회생활이었다.

물론 내 실수고 내가 취업에 대해 준비안한게 잘못이지만 그땐 SI가 뭔지 모르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회사는 하나의 솔루션을 고객 요구사항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하는게 주 업무였는데, 그게 우리회사 제품인줄 알았고 재밌게 잘했다. 근데 거기서 조금 안좋게(?) 관두게 되었고, 잡코리아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두 번째 회사에서 연락이 왔었지.

두번째 회사도 역시 SI(그땐 난 전혀 이런 인식이 없었음)였고, 단순히 동종업계 이력보고 연락을 줌. 그 회사는 얼마나 급하셨는지 회사 이사, 부장님이 우리집 근처 던킨 도너츠에서 기다리시다가 야근 끝나고 온 나랑 면접을 봄... 암튼 여기도 그냥 프리패스 수준으로 입사하고 그 이후에 10년을 넘게 다녔다.

아. 두 회사에서 내가 SI라는 느낌을 못받았던게 그땐 SI = 파견 이런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두 회사 모두 같은 회사 개발자랑 프로젝트마다 팀 구성해서 진행하는 식이어서 딱히 이상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던거 같다.


어우 길다. 너네 다 안 읽겠네 
쓰다보니 너무 길고 어떻게 더 이어가야 될까?? 해서 여기서 일단 한번 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