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방에 취직한 백붕이는 전임자에게 하루 인수인계를 받고 사수 없이 SM 유지보수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



(기상)



백붕 : 뭐야? 새벽부터 뭔 전화가?



(서버가 마비되었다는 고객님)



백붕 : (좆됐다 시 발..)



(일단은 집에서 원격으로 재기동)



백붕 : 어제 패치가 잘못됐나.. 진심 출근 존나 하기 싫다..



(출근)



전산팀 책임 : 밤새 난리가 났었습니다. 부장님들 다 불려갔어요. 진짜 미치겠군요... 빨리 원인 파악하고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고쳐놓으세요.



(열심히 로그를 뒤져본다)



백붕 : 메모리가 부족하다는데 일단 메모리를 늘려야 하나..?



백붕 : 근데 반영하려면 재시작 해야하잖아.. 그럼 안 되지... 서버가 다시 죽을 때까지 기다린다...



(따르르릉)



백붕 : (씨발 존나 받기 싫다...)



갑A : 아침마다 조회되던 일보 데이터가 안 나타나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백붕 : (씨발 그게 뭔데.. 나도 인수인계 하루 받았다고...)



백붕 : 화.. 확인해보겠습니다.



(열심히 테이블 2천개 뒤져가며 erd 살펴보는 중)



백붕 : 잠깐.. 근데 방금 전화 온 사람이 누구더라?



(또 전화가 온다)



갑B : 내가 작성했던 품질 OCP 기안이 팀장님한테 전송이 안 됐어요!



백붕 : (이 분은 누구지.. OCP 기안은 또 뭔데..)



백붕 : 호.. 혹시 어디 화면에서 뭘 올리셨는지요..?



갑B : 즐겨찾기로 저장해놔서 모르겠는데요



백붕 : 알려주셔야 찾아볼텐데요...



갑B : 아.. 진짜... 알았어요 기다려봐요



(그 사이 서버가 또 죽었다)



갑B : 뭐야 이거? 들어갈 수도 없는데 장난하는거에요?



백붕 : 죄송합니다 빠르게 처리하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ㅜㅜ



(또 전화가 온다...)



갑A : 보고 중에 서버가 죽었습니다. 언제 복구되는 겁니까?



백붕 : 빠.. 빨리 기동하겠습니다..



백붕 : (소스 올리고.. 메모리 늘렸으니까 이제 안 죽겠지..?)



(한참을 기다려도 아예 안 올라간다..)



백붕 : 하 이게 뭐야.. 문제가 이게 아닌가? 쓰읍 미치겠네 진짜....



전산팀 책임 : 백붕씨 서버 빨리 안 올리고 뭐합니까?



백붕 : (씨발 최선을 다 하는 중인데 나보고 어쩌라고...)



(또 전화가 온다...)



전산팀 책임 : 받지말고 빨리 서버 먼저 올려요! 빨리요!



백붕 : (이번 다운에 고치지 못했다.. 다음에 다운되면 다시 메모리 올렬 준비하고..)



전산팀 책임 : 원인파악 못 하겠으면 본사에 요청해서라도 빨리 도움을 받으세요!



백붕 : (씨발 본사는 그냥 인력파견업체인데 무슨 도움을 받아ㅜㅜ)



(또 또 전화가 온다...)



갑C : 왜 SMT 장비 가동률이 보이지 않는 겁니까? 빨리 데이터 나오게 부탁드립니다.



백붕 : (이 분은 또 왜 이렇게 웅얼거려.. 들리질 않네) 어.. 알겠습니다



갑C : 20분 후 데일리 미팅에 써야 할 자료입니다. 이거 없으면 오늘 제품생산 딜레이 돼요. 큰일납니다.



백붕 : 하.. 그러고보니 메일함은 확인도 못했네



(1페이지 가득 안 읽은 메일들이 쌓여있다)



백붕 : 일단 톰캣부터 잡아야 한다...



다른회사 과장 : 오전 내내 바빠보이던데 무슨 문제 있어요?



백붕 : 네ㅜㅜ 여차저차해서 저차저차 한 상황입니다...



(10분 동안 커밋로그를 살펴보던 과장님)



다른회사 과장 : 어제 패치 후 여기서 엑셀 데이터를 읽을 때 무한으로 뽑아내고 있네요. 이 부분을 고쳐야겠습니다



(10분 후)



백붕 : 진짜로 이젠 메모리가 가만히 있다.. 생명의 은인이세요..!



다른회사 과장 : 네 수고하세요~^^



(또 전화가 온다.. 아, 오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갑C : 제가 아까 물어본 거... 어떻게 되었습니까?



백붕 : (씁.. 당연히 뭘 물어봤는지조차 기억이 날 리가 없다...)



갑C : 모른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이제 어떡합니까? 곧 미팅 시작해서 보고를 올려야 하는데.



백붕 : 이.. 이제 막 서버 안정화를 시키느라 늦었습니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갑C : 하.. 제가 메일로 데이터 조회되는 곳 보내줄테니까 빨리 찾아보세요. 일단 미팅 들어가겠습니다.



백붕 : 이 분은 협조를 해줘서 다행이다.. 어떤 화면인지 알았으니 추적하기 수월하겠지..



(앗. 이런. 보내주신 화면에서 오버플로우 된 제목이 전부 ...으로 잘려있다.)



백붕 : 미팅 들어가셨으니 다시 물어볼 수도 없고.. 일단 비슷한 화면을 전부 찾는다.. 메뉴 200개 다 눌러본다)



(하.. 집중하지 못하게 또 전화가 온다..)



갑B : 아까 요청한 기안서는 전송됐습니까?



백붕 : 아.. 아직 못 보냈습니다. 빨리 보내겠습니다..



갑B : 네? 지금 뭐하자는 거에요? 그 쪽 전산팀 담당자 누굽니까?



백붕 : (씨발... 내 똥이 역류한다ㅜㅜ)



전산팀 책임 : 아 B수석님.. 서버가 죽었던 터라 저희 개발자도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잠시 기다려주세요..



갑B : 임원에게 보내는 결재인데 어떡할겁니까? 오후에 전달해야 한다고요!



전산팀 책임 : 최우선으로 조치하겠습니다..



백붕 : (아.. 죽고싶다..)



전산팀 책임 : 백붕씨! 결재 처리 강제로 시키고 빨리 저 영감탱이 안심 시키세요. 이거 처리 못하면 고객사한테 찍힙니다!



백붕 : 결재 코어 쪽 데이터를 어떻게 고쳐야 하지.. flag가 바뀌는건가...



백붕 : 이거 같은데.. 하나 고쳐도 별 일 없겠지 제발... 코어로직 짰으면 주석 좀 달아달라고ㅜㅜ



(다행히 일단 결재 완료로 갔다 하나 패스..)



백붕 : 하지만 기뻐할 틈이 없다.. 아까 보내주신 화면을 빨리 찾아내야 한다



(다행히 50번째 메뉴에서 비슷한 화면을 찾았다)



백붕 : 이 쪽 데이터를 보는구나... 여길 고쳐주면 되는건가?



갑C : 네네 이제 데이터 조회됩니다 수고하세요~



(다행히 메일에 요청하신 사항대로 처리했다. 두 개 패스... 도 잠시.)



(따르르릉)



갑B : 이거, 결재는 되었는데.. 결재 후에 넘어오던 자료가 안 넘어왔는데요?



백붕 : (문서 결재로 끝나는 게 아니었나? 후속 프로세스 처리가 있어?)



백붕 : 진짜 찾아보니 뭐가 엄청 많네.. 어디부터 어디까지 고쳐야하지... 걍 때려치고 도망갈까....



(따르르르릉)



갑C : 10분이 지났는데 데이터가 원상복구 되어버렸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겁니까?



백붕 : (저 말대로라면.. 이게 시간별로 배치가 도는가 보구나...)



백붕 : (스케쥴링 로직까지 건드려야 하는 일인가..? 봐도 모르겠던데 진짜 이젠 답이 없다...)



(따르르르르릉)



백붕 : (전화기를 발명한 사람을 죽이고 싶다...)



갑A : 거 우리 쪽으로 넘어오지 않은 데이터가 있는데 확인 좀 해주십쇼



백붕 : 네 말씀하세요...



갑A : Flow 핸들링 스페셜 라운드 데이터인데, 핸즈와 컬트 데이터가 없습니다



백붕 : (태어나서 처음 듣는 단어다.. 시스템이 업무별로 분야별로 용어가 다 다르다...)



전산팀 책임 : 저기요.. 백붕씨! 지금 제품 홀드 걸려서 못 나가고 있습니다 빨리 조치하세요! 빨리요!



백붕 : (뭘 봐야할 지 모르겠는데 어쩌라고..!!)



갑B : 이보세요 오후에 임원한테 전달돼야 한다니까! 이러다 우리 다 죽는 꼴 보고 싶어요?



갑C : 장비 데이터가 아직도 없는 건가요? 지금 업무 할당이 안 돼서 작업자들 전부 놀고 있습니다..



백붕 : (그냥 지금 계단에서 엎어지고 입원을 하는게 나을 것 같다...)



백붕 : (현업에선 업무 도메인 지식이 중요하다는 게 이런 의미였구나...)





큰 깨달음을 얻고 6개월 간 버텨 업무 지식을 쌓은 백붕씨는



보도방과의 연봉협상에서 까이고 퇴사를 하게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