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배우면 예의 같은 것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냐?

아무리 스포츠화 됐다고 해도 여전히 한 판의 명국을 상대방과 만들어나가고 싶은 욕구도 프로기사에겐 남아있고.


복기라는 건 다른 스포츠에는 없는 바둑만의 유일한 관습이고,

그 과정이 더 나은 최선의 수를 승패를 떠나 상대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란 건 알거임.


근데 변상일의 2국 일름보짓은 그러한 바둑의 예를 철저히 무시한거임. 그렇다고 변상일이 승리한 2국의 룰이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이냐고 하면, 한국에서만 존재하고 그마저도 결승전 당시 생긴지 2개월 남짓한 룰.


나는 변상일에게서 2021 삼성화재배 박정환의 모습을 보고싶었음.

21년 7,8월 남해7번기에서 신진서에게 7판을 내리지고,

21 삼화배 1국마저 무기력하게 패배. 그 상황에서 기적같이 2,3국 승리로 우승.

이런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약자의 승리에서 희열을 느끼는 스포츠의 참맛 아니겠냐?


근데 변상일은 이번 LG배로 커제를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음?

스스로 나중에 회고했을 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승리였다고 후손들한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음?

즉, 2국 일름보 영상을 손자손녀한테 보여줄 수 있냐는 얘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