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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나는 네가 어린 시절부터 바둑계를 평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중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기사로 기대해왔다. 너의 천재성과 투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이번 LG배 결승전 사석룰 논란과 그 이후 네가 보인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사석룰은 이번 대회의 공식 규정으로, 모든 기사가 이를 숙지하고 대국에 임해야 한다. 그런데 너는 결승전에서 변상일 9단과의 대국 중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착오를 범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수 이후의 태도다.

문제는 네가 패배를 받아들이기보다 SNS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논란을 감정적으로 확대시킨 점이다. 바둑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예의와 품격을 중시하는 경기다. 규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억울함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하는 것은 프로기사로서 무책임한 태도다.

과거 나 역시 세계대회에서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때 결과를 인정하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패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진정한 프로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음을 기약하는 법이다.

너는 이미 세계적인 기사로서 많은 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그렇기에 더욱더 신중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바둑의 본질과 프로기사로서의 책임감을 다시 한번 되새기길 바란다.

네가 앞으로도 중국 바둑을 대표하는 기사로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