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슬럼프 회복이 손바닥 뒤집 듯 쉽냐?

그것도 나이 존나 먹어서?


불과 대회 예선전만 해도 여바리에도 못 든 개쩌리기사한테도 대국 내내 털리다가 막판 끝내기에서 상대의 말도 안 되는 실수 주워먹고 간신히 이겼는데 며칠 뒤부터 갑자기 슬럼프가 사라지고 연승을 한다고?


더군다나 양딩신, 변상일과의 대국 승률 변화 그래프 함 봐라.

이런 그래프 모양은 인공치팅을 하지 않는 한 상대와 기력 차이가 상당할 때나 나올 수 있는 거다.


자기 말로는 자기가 과거엔 바둑이 좀 좋다고 생각되면 느슨하게 두어서 그르쳤던 적들이 많아서 이번 대회에는 좀 타이트하게 두겠다고 마음 먹어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하는데 지금 바알못들 데리고 장난하냐?

아니 바둑을 형세에 맞춰서 두지 않고 형세가 좋은데도 무리하거나 형세가 만만하지 않은데도 느슨하게 두는 게 어디 마음가짐의 문제냐고?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게 다 기본적으로 형세판단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리고 그런 형세판단은 마음가짐에 따라서 잘 하게 되거나 못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타고난 기재와 오랜 기간 동안의 훈련의 결과 쌓은 기력에 의해 결정되는, 그야말로 바둑의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에 속하는 것이다.


바둑의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이 형세판단이란 분야는 결코 절대로 하루 아침에 갑자기 늘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또한 계가에 의거한 수읽기를 해야 하는 것이라서 나이를 먹으면서 계산력과 암기력이 떨어지면 자연히 정확도가 예전만 못 하게 떨어지게 되는 분야이다.


홈런이 느슨한 수들을 둔 이유는 마음가짐이 느슨해져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바둑판 전체에 대한 깊은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형세판단이 정확하지 못 하기 때문에 그랬던 거다.


그냥 다 진 바둑 시간 질질 끌면서 존나 꼬장이나 계속 부려서 상대 감정을 흐트리고 실수를 유도하는 것 정도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할까 솔직히 바둑에서는 마음가짐으로 잘 하고 못 하고 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이건 바알못이 아니라면 누구나 다 아는 건데 이런 멘트를 했다는 거 자체가 더 의심이 든다.


운이 좋아서 잘 뒀다고 말하기엔 확률적으로 희박할 정도로 운이 너무 좋았어서 대신 이렇게 말한 건 아닐까?


양딩신과 변상일 모두 너무 상대를 얕잡아 보고 무리하게 둬서 자멸했다고 하는데 이 두 사람이 홈런과 대국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기보도 본 적 없는 외계에서 온 대국자들이냐?


특히 변상일은 홈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둬서 다 이겼으니까 특히 최근에 바둑 내용이 열화됐으면 열화됐다고 할까 뭐 그리 달라진 것도 없었으니까 걍 그렇게 두던 대로 둔 거다.


그런데 대국 승률 그래프 봐라.

이건 벽하고 둔 바둑이다.

그래서 벽을 느끼고 통곡한 거다.


진서와 첫째판 이겼으면 나 진짜 전파탐지 장비 챙겨가지고 현장 조사하러 나가려고 했다.


남자바둑은 거의 안 보고 여자바둑만 보는 여자바둑 팬인데 이번 홈런 바둑은 안 볼 걸 하는 후회가 다 들게 만드는 너무도 씁쓸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성적으로 상까지 준다면 진짜 레전드 찍는 거지.


지연중계하고 홈런이 변상일과 다시 둬서 비슷한 내용의 바둑 다시 보여준다면 이런 의심 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