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리쉬안하오의 행보가 보여주고 있다.

타이젬 0판, 한큐도 인간과는 거의 두지 않는 모습. 주된 연습은 인공지능과의 대국, 그리고 인공지능과의 복기.

극최상위권(세계 10위 이내) 프로 기사들은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할 혁명적인 움직임이 아닌지?


만 26세까지 그저 그런 평범한 일류 선수, 세계 대회 4강 한번 간게 전부였던 선수. 눈에 띄지 않았던 선수.

그러나 인간들과의 대국을 기피하고 홀로 인공지능과 대면하여 고독의 스파링으로 탈바꿈 시킨 바둑 인생. 이 정도면 바둑계 센세이션이다.

참고로 27세면 바둑 에이징커브가 진행되는 시기이고, 기력이 하락하는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근데 27세에 첫 중국 랭킹 1위를 앞두고 있고

세계대회 결승 진출, 그것도 압도적인 세계 1위 신진서 상대로 압도적인 내용 흐름으로. 순수 인공과의 스파링 효과이고, 이건 바둑계에 주는 메시지다.


이젠 초속기 바둑의 인터넷 대국을 접어야 할 때가 아닌지. 그걸(초일류의 인터넷 바둑) 못 보는 바둑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진지하게 극최상위권 기사들의 실력 증진을 위해서라면, 본 게임인 세계 대회에서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이게 맞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인터넷 초속기 바둑은 인공지능과의 대국과 비교했을 때 전혀 효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은 방식임을 알게 된다.


1. 상대방이 인공지능이 아닌 "하수" 인간이라는 점.

아무리 인터넷 대국 상대가 극최상위권 프로 기사라 한들, 그들도 인공지능 앞에선 엄연한 하수에 불과하다. 과연 그들과의 연습 대국을 하는게

인공지능과의 연습 대국보다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상수와의 대국 후 복기를 받는게 바둑 실력 증진의 최고 효과라는건 프로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2. 본 게임인 "세계 대회"와 하등 관련없는 초속기 대국이라는 점.

15초 초속기 바둑, 그 정도가 아니라도 거의 모든 인터넷 연습 대국은 세계 대회 제한 시간에 비하면 너무나도 빠른 초속기 바둑들.

초속기 바둑은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압도적인 세계 1위 신진서조차 초속기 바둑에선 예외없이 블루스팟 일치율이 확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과연 이게 세계 대회에 도움이 될만한 효율적인 연습이라 할 수 있는지? 차라리 세계 대회 제한 시간과 비슷한 룰로, 혹은 그에는 못미치더라도

1시간 가량의 제한 시간을 걸고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과 스파링을 뜨는게 비교불가로 효율적인 방법이 아닌지? 이건 상식적으로 당연해보인다.


3. 이제 성적을 내기 시작한 중국 기사들에게 주목할 것.

현재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에 진출한 "리쉬안하오", "양딩신", "딩하오"

이들에게 한가지 공통된 특징이 보이려 하고, 퍼즐이 맞춰지려 한다. 바로 "인터넷 대국이 적은 기사들"이라는 점. 리쉬안하오는 이미 앞서 언급을

했으니 더 말 안하고, 양딩신도 타이젬 0판에 한큐를 두긴 하지만, 어쩌다 한번씩 와서 정말 열심히 몇 판 두다 갈 뿐, 자주 두지를 않는다. 그 또한 평소

주요 스파링 상대는 인공일게 확실하다. 딩하오는 가장 젊은 기사라 앞의 두 기사보다 인터넷 바둑을 더 두긴 하나, 나이 대비 많은 편은 아니라보며

신진서와 최근 4년간 인터넷 대국이 5판도 안된다. 신진서와의 대국은 마음만 먹으면 훨씬 더 많이 둘 수 있었을터, 애초에 인터넷 대국이 적고

한큐 전적은 600판도 되지 않는다. 신진서보다 많은 판 수이지만, 신진서는 타이젬을 두고 딩하오는 두지 않는단 점에서 오히려 더 적은 대국수이다.



커제가 했던 인공 치팅 의심이, 사실은 리쉬안하오와 같은 연습과 연구를 해보지도 않고 발언한 경솔한 발언이었다는게 점점 밝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증명될 것 같은 바둑계 흐름이 펼쳐지고 있다. 이제 극최상위권 초일류 기사들의 인터넷 바둑 스파링 시대는 끝나야 한다. 지금의 인공 시대에서는,

세계 대회와 비슷한 시간 제한을 걸고 인공지능과 두는 호선 바둑 스파링이 진정한 의미의 실력 증진임을 리쉬안하오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