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ee9f571c68269f523eb8ee7459c70699ed95d3896bac20e471f6f446431ac3b23058bbfd57242989edd65bb64af75bbb219cba9

김경문 감독이 뭔가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다가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의자에 앉으면서 저는 좀 전에 김시진 감독이 한 말을 그대로 옮겼지요. "현대 김 감독이 리오스를 오늘 왜 냈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던데요."

그러자 방금 전까지 밝게 웃던 김경문 감독이 갑자기 쓰고 있던 펜을 `딱' 소리 나게 책상에 내려놓는 겁니다.

둘밖에 없는 감독실이 `쩡' 울렸어요. 그러더니 표정이 순식간에 드라이 아이스처럼 굳어버리는게 아닙니까.

"아니, 내가 투수를 누굴 내든 자기가 뭔 상관이야. 거 참 웃기는 양반이네."



순간 제가 뜨끔했지요. 가뜩이나 비가 내려 쌀쌀한 날씨에 에어컨까지 빵빵하게 나오는 감독실이 순간 더 춥게 느껴지더군요. 속으로 `아, 내가 하지 말았어야 될 말을 한 건가?' 살짝 후회했습니다. 이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김시진 감독도 6위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2위를 굳힌 두산이 리오스를 내니 좀 서운할 만도 하죠 뭘…"



그러자 김 감독이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방금 누구라고 했어?"
"누구긴요, 현대 김시진 감독 말이지." 제가 이렇게 대답하자 김 감독의 입꼬리가 갑자기 다시 치켜올라갑니다.
"아∼, (김)시진이형이 그랬다고?
난 또 SK 김성근 감독이 그랬다는줄 알았지" 이러는 겁니다.



그러더니 곧바로 순한 양으로 돌아옵니다. 좀전의 핏발 선 눈은 간데 없고, 미안하면서도 쑥스러운듯 묘한 웃음을 짓더니 "시진이형이 그랬다면 내가 미안하지. 사실 그 형님도 어려운 상황인데 내가 도와드리지는 못할망정 리오스를 냈으니…" 이러더군요.





이콘신이 너무 긁고다니긴했던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