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건희 부부 제일 잘 알던 한동훈, 무엇을 했나
보수 재건이 화두다.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보수 정치인을 살려달라는 이야기다. 죽지도 않고 돌아온 각설이도 아니고, 또 살려달란다. 영남 시민들이 죽인 게 아닌데 말이다.
보수 재건의 선봉장은 단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그는 내란에 반대했다는 명분을 앞세워 부산 북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든 보수 재건의 깃발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피고인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도 호응했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부 장관으로 계엄 후에도 고개를 빳빳이 들던 김문수도 가세했다. 심지어 내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정진석도 보수 재건을 운운한다.
보수가 몰락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 문제는 보수가 언제, 왜 몰락했는가이다. 보수 몰락의 분수령은 윤석열의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내란이었다. 내란의 앞과 뒤에 보수는 몰락을 피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그 중요한 길목에 한동훈이 있었다.
최근 2심 선고로 김건희 범죄 상당 부분 또렷해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고, 대통령 당선인 시절부터 뇌물을 받아먹었다. 국민의힘 공천에도 개입했다. 동영상과 녹음파일, 또는 경복궁 등의 출입에서 드러난 것처럼 준법의식도, 절제와 소양도 없었다.
윤석열로 인한 보수의 몰락은 대통령 준비가 전혀 안 된 자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꽃가마에 태운 것이 시발점이라면, 김건희의 범죄와 국정농단을 은폐하기 위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모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윤석열의 측근으로 '사모' 김건희를 모셨고, 윤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을 통제한 한동훈이었다. 그는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대신 권력 내부에서 수습하려 했다. 그래서 윤석열 김건희와 한동훈의 균열은 권력 지분 다툼일 뿐이다.
12.3 내란 직후에도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윤석열을 신속하게 탄핵하고 국민 앞에 반성했다면, 즉 보수 재건을 그때 했다면 국민의힘의 오늘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한동훈의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에 보면, 비상계엄 해제 후 첫날인 12월 4일 의원총회만 해도 '계엄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국민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한동훈은 '범죄자' 이재명의 집권을 막기 위해 몸부림쳤다. 결국 김상욱, 안철수, 김예지를 제외한 모든 국민의힘 의원이 12월 7일 1차 탄핵투표에 불참했다. '탄핵으로 예상되는 혼란을 막을 길을 고민했다'는 한동훈은 탄핵 부결 다음 날 국무총리 한덕수와 '2인 동반 국정운영'이라는 무리수를 뒀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한동훈이 권력을 날로 먹으려 한다'는 반발이 폭발했다. 뒤늦게 한동훈파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했으나 국민 분노에 떠밀린 것이었다.
한동훈이 당내 소수였으나 당시 도덕적 우위와 국민 지지를 앞세웠다면, 당을 장악하거나 국민의힘을 껍데기로 만들고 새로운 유력 보수정당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한덕수와의 일장춘몽 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다. 숨죽였던 당 주류는 아스팔트 극우와 손을 잡았고, 보수 재건은 이때 끝났다.
그 뒤 국민의힘이 벌인 기기묘묘한 행태는 침몰하는 거대 보수정당이 일으킨 물보라일 뿐이다. 윤석열 지키겠다고 관저 앞에 스크럼을 짜고, 헌재를 쓸어버리자고 외치던 이들이 지금은 '개인적으로 계엄에 반대했다'며 셀프 면죄부를 주고 있다. 추경호, 이용, 이진숙, 김태규도 공천장을 쥐었다. 아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당게시판 댓글을 이유로 쫓겨난 한동훈이 불쌍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에게 보수 재건의 선택을 요구받을 만큼 국민들이 빚을 지지는 않았다. 한동훈이 보수 재건을 말하려면, 먼저 보수가 몰락하는 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공개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수 몰락에 장동혁의 몫은 의외로 작다. 그는 내란 직후 한동훈 편에 섰다 세가 바뀌자 당내 다수 편에 섰고, '언더 찐윤'의 낙점을 받아 대표가 됐다. 이후의 행보는 정해진 것이다. 그가 최근 '개인기'를 발휘한 것이라면, 코미디 같은 방미 소동이다. 한동훈과 국민의힘 출마자 다수는 장동혁에게 '빌런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 불리한 선거판을 바꿔보자는 심산이다. 그러나 6월 3일이 지나면 이 당은 '원위치'할 것이다. 국회의원과 당원 다수, 즉 당의 '몸통'은 내란 직후 며칠을 빼곤 굳건하다.
장동혁을 욕한다고,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와 김건희 범죄 은폐, 내란 직후 국정 장악 시도를 다 덮을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당 몰락의 '단독범'으로 치부되는 장동혁은 억울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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