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던 2023년의 봄날,
나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육종.
내 생을 살면서 암을 내 몸 안에서 마주칠거라 상상은 해본 적 있지만
실제로 내 앞에 다가오니 막상 두려웠다.
해외야구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던 나는
내 몸 안의 육종을 발견한 이후부터
더욱 분주한 삶을 보내기 시작했다.
엠마갤 눈팅도 더욱 자주 하고,
맨날 양키 스타디움이 쿠어스인 것 마냥
개패듯이 쳐맞는 완디 페랄타와 마이클 킹을 보며
눈물을 훔쳤고, 브렛 가드너 같은 선수가 없어
빈타에 허덕이는 타선을 보며 병상에서 하루하루를 지냈다.
그나마 등번호 99번 다는 돈미새 새끼 하나라도 잘은 하겠지 했다.
작년 오타니 엠비피도 훔쳤고 홈런 기록도 세웠으니 말이다.
그렇게 양키스의 야구를 병상에서 계속 지켜보다,
어느날 네이버 스포츠에서 애런 저지의 부상 소식을 접했다.
발가락 부상이었다.
하필 국저스 경기에서 허슬플레이 하다가 발가락을 다쳤댄다.
아직도 생생하다.
'철조망에 긁혀서 아프기나 하겠어~'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런, 내가 완전히 틀려버렸다
이 새끼는 푸홀스가 아니지
물론 엄청나게 놀랍거나 한 소식은 아니다.
갑자기 뒷골이 땡겨 간호사를 부르긴 했지만.
물론, 난 그의 62번째 홈런 장면을 관람했다.
경기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역사의 한 조각이 되었던 기분이었다.
유리몸이긴 해도, 먹튀긴 해도, 홈런왕은 홈런왕이니.
팀을 우승시킬 자질은 없어보이지만 선수 탓은 아니다
애런 분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을 뿐이다.
이 선수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다.
음해를 하고 다니긴 하지만, 내 짤방으로 쓰기도 하니까.
너가 만약 조금만 더 건강했더라면, 지금 오타니보다 너의 이름이 더 오르락내리락 할텐데.
너가 만약 조금만 더 덜 스찌스러웠다면, Judge99이란 고닉도 엠마갤에 많이 보일텐데.
물론 크리스 데이비스 처럼 엄청나게 애미뒤진 새끼는 아니긴 하지만
너가 만약 조금만 더 유리몸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미 역사를 쓰지 않았을까,
다시 생각해본다.
이렇게 아픈 병상에서, 나와 같은 아픔을 겪는 너, 내 아픔만 할까.
암투병 중인 나, 마음고생도 너로 인해 함께 한다.
넌 고작 발가락만 아파하지만, 난 너의 쾌유를 빌며
암이 자라난 부위와 마음을 함께 아파한다.
생각해 보면 난 너밖에 없다, 저지야
내가 죽어도, 넌 죽지 마라
넌 영원한 양키스 레전드다
99번인만큼
1퍼센트 부족한 선수는 되지 말길
항상 건강해라
이만 줄인다
너의 영원한 팬, 양키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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