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오늘 뭐할래?" 데이빗이 물었다.
"그러게, 많이 심심하다" 케빈이 되물었다.
케빈과 데이빗은 우거진 숲을 걸으며 사색에 잠겼다.
긴 정적은 깨며 케빈은 말했다. "우리, 돌아가지말자"
데이빗이 당황하며 되물었다. "뭐? 돌아가지 말자고?"
케빈은 의도를 전혀 투영하지 않았고, 데이빗은 그런 케빈을 보며 우울감에 사로잡혔다. 왜냐하면 케빈과 나는 마을에서 불청객 취급을 받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진짜 돌아가지말까.' 하지만 데이빗은 마을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굶어 죽기 때문에 마을로 돌아가야만한다.
데이빗의 생각이 끝날때쯤, 케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요즘 정말 우울해." 케빈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표정변화가 하나도 없었다. 데이빗은 그런 케빈을 보며 위로의 말을 건냈다. "괜찮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숲에서 나오는 길에서, 케빈의 아버지를 만났다. "데이빗, 또 혼자 어딜 다녀오는거니?" 데이빗은 그런 케빈의 아버지를 보며 고마웠다. 왜냐하면 데이빗은 아버지가 없었기에 걱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빈의 아버지가 혼자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데이빗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부자간에는 이런식으로도 장난을 치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케빈의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잠시 산책을 했어요." 케빈의 아버지는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데이빗을 째려보고는 짜증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어서 일이나 하렴. 술 살 돈이 부족하더구나." 데이빗은 그런 케빈의 아버지를 보며 '어렸을때부터 나를 거둬주신 분에게 보답하는것은 당연한 것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답하였다. "네 바로 일하러 갈게요."
케빈의 아버지는 대꾸도 안한채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리고 데이빗은 바로 일하러 작업장에 갔다. 작업장에 가보니 못 된 형들이 3명이나 있었는데, 이 형들은 케빈의 아버지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르게 케빈을 일부로 무시하였다. 형들중 가장 나이가 많은 질리언이 말했다. "데이빗, 왜 그 좆같은 인형은 왜 계속 들고오는 거야? 병신새끼 일 시켜줬으면 적어도 좆같이 같잖은 육갑은 안 떨어야 할거 아니야?"
이제는 케빈을 완전히 인형으로 치부했다. "케빈은 무표정으로 일관하였으나, 정말 화나보였다."
나도 화가 났다.
마침 바로 옆에 망치가 있어서 질리언의 머리를 가격하였다.
하지만 끈질긴 질리언은 아직도 살아있었고, 울부짖었다.
옆에 있던 두명의 형들은 이미 도망치고 난 뒤였다.
질리언의 머리에는 석류같이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의 손은 피투성이였다.
좆됐다는걸 깨달은 질리언은 황급히 도망쳤고, 데이빗은 케빈과 함께 질리언을 쫓았다. 쫓으면서 케빈은 데이빗을 부추겼다. "저 좆같은 새끼 죽여버려." 질리언은 다른 작업장에서 칼을 들고 다시 왔다. 질리언은 피때문인지 눈빛때문인지는 몰라 광기에 잠식된 한 마리의 늑대같아 보였다. 질리언은 데이빗을 향하여 칼을 던졌다. 하지만 맞은 것은 케빈이었다. 나, 아니 데이빗은 고통스러웠다. 평생을 함께하던 친구인케빈이죽었다.
질리언의 눈알은 한 마리의 생선 같았으며 즉시 도륙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뛰었다. 정말 미친듯이 뛰었다. 질리언에게 망치를 던졌다. 망치에 맞은 질리언의 후두부는 아무런 상처도 없어보였지만 즉시 질리언은 기절하였다. 어쩌면 죽은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또한 죽고있는 기분이다. 케빈과 같이 죽는 나의 모습은 아름답다. 나의 피는 청록색이다. 케빈의 피는 흰색이다. 세상은 자연을 초월하는 우리를 보며 경외감을 느끼며 나무의 색은 적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