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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시도, 높은 퀄리티,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다 좋다. 무엇하나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하나하나가 크래프트의 근간이다. 나는 이러한 크래프트 정신 중에서 지역색을 가장 우선해서 본다. 내가 국내 브루어리들에게 칭찬일색인 이유다.

퀄리티 높고 새로운 시도를 한 맥주는 이제 와선 구하기 쉽다. 다양성을 좀 많이 희생한다면 편의점에도 있을 지경이니.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좋다. 하지만 인베브가 먹어도 스컬핀은 맛있고, 역시 인베브가 먹어도 마왕 같은 수작들이 나온다. 트라피스트 양조장 중 일부도 대기업 컨펌을 '조금'받는 일이 있다. 외부자본 유입이 지구촌 질서 아래 '그렇게까지는' 민감한 일이 아니다 싶다.

지역색. 지역명이 적힌 술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특히나 지역의 특징이 들어가 있다면 더더욱. 새로운 시도들이 행해진 흔적들은 뭇 매니아들의 가슴을 울린다. 마치 여행가서 그 지역 맛집들을 찾을 때의, 그런 떨림.

퀄리티만 따져보면 느린마을 미만 잡이리라. 맥주로 말하면 스컬핀 미만 잡일 것이고.

하지만 퀄리티로만 술을 볼 때 우리의 시각은, 우리의 세계는 자연스럽게 좁아진다. 술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사유의 폭에 한계가 뚜렷해지는 것이다. 또한 어느정도 경지에 이르면 쉬이 답보하게 된다. 이미 돌아볼 거 다 돌아본, 고인물들의 파티.

술에 있어서의 지역성은, 퀄리티 위주 소비로 인한 답보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첫사랑을 대하는듯한 마음가짐을 유지하게 해주는.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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