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오느라 좀 늦었다

여긴 지금 새벽 2시 반


1부 링크 : (개씹스압) 프랑스 루와르 계곡 여행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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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역시 추버서 깼는데 깨어보니 이슬에 스웨터가 다 젖어 있드라

아마 그대로 계속 쳐잤으면 이 타지에서 감기 걸려 얼어 뒈져을 듯ㅇㅇ

숲 속에서 숨어 잤기 때문에 나 죽었으면 시신 찾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계산하다가

옷 벗어서 불 그어 말리며 햄버거 패티를 굽기 시작했다

그 전날엔 몰랐는데 자고 일어나니 온 몸에 통증이 장난이 아닌거심

그렇다고 쉴 수도 없는거고 이미 길을 엄청나게 잘못 들었기 때문에 갈길이 존나 멀어서

특별히 고기 세덩어리를 먹고 출발하기로 결심했는데

파리가 존나게 꼬여서 반개 정돈 버렸다 아까버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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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똥도 시원하게 싸고 출발하는데

어찌 된게 가도 가도 도로가 안 보인다 

지도 안 믿고 너무 깝치다가 전날 길을 완전 잘못 든거ㅇㅇ

위에선 가방이 어깨랑 허리를 짓누르는데 아래선 비포장길이 지랄이어서

어깨로 전달 된 무게는 손목으로 부담되어 달달달

허리로 전달 된 무게는 엉덩이로 쏠려서 덜덜덜 

흔들리면서 지나가는데 무슨 고행길 떠난 승려 같은 기분이더라

깨달음을 주십시오 씨발 존나 아프니까 좀 빨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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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한다고 편한 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주구장창 이런 길만 나왔지만

지도도 안 보고 뭔 깡인지 거침 없이 계속 달렸다

쉬면 더 아프거든

그래도 방향감각에는 자신이 있어서 큰 걱정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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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상당히 더웠는데 해가 높아질 수록 고민되던게 뭐냐면

옷을 두껍게 입고 달리자니 너무 덥고, 가방에 넣자니 짐이 무거워 진다는 점이었음

옷 하나 넣는 것도 고민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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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도 말했지만 이미 더이상 마실 물이 없었당

뭔가 땀이 나오는 느낌은 나는데 실제로 흘러 나오는 건 없을 정도로

몸이 쩍쩍 말라 비틀어지는게 느껴져서 자전거를 세우고 

스웨터를 벗고 바지도 반바지로 갈아 입기로 했다

그런데 짐이 무거워지면 더 더워지는 거 아님?

씨발 뭐 어떻게 해야 되는거냐

아무튼 난 옷을 벗는 걸로 선택했음 그럼 256 페이지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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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오프로드






아직까지 이런거 찍을 정신은 있었던 거 보면

옷을 벗는게 맞는 답이었던 듯 하다

저게 내 비포장길 평균 속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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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넓은 밭을 지나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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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포장된 길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저기가 개땡볕에 그늘도 없고 오르막길에 맞바람까지 불던 진짜 개씨발 쓰레기같은 장소였음

바람에 밀려서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바람 불 때마다 내장 속 수분까지 증발되는게 느껴져서

진짜 까딱하면 빠이빠이하고 눈 감을 뻔 했다

물론 세상엔 더 힘든 길도 많겠지 더 어려운거 견디는 사람들도 많겠지

근데 씨발 난 저때가 진짜 딱 죽을 뻔한 시점임

옆에 풀뿌리라도 뽑아서 쪽쪽 빨아먹고 싶었는데 다 건초야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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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고 다시 시작된 숲

우선 햇볕이 가려져서 안도하긴 했는데 이 속에서도 물 못 찾으면 

진짜 다 끝이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들어섰다

극지 탐험 오지 체험 인간 한계 다 지랄하지 마라 그래라

물만 없어도 사람은 뒤진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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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있었어도 정말 재밌게 지나갔을 길.jpg

이때 쯤 빨대로 흙 쳐마신 것 처럼 코로도 목으로도 숨 턱턱 안쉬어지고 막 그랬음

지금 생각해도 깝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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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컼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뻥인가? 신기룬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 뒤질때 다됐나 싶었던 광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해요 불란서 ! 알러뷰 프랑스 ! 쥬뗌므 프헝스 !

난 신은 안 믿는다. 근데 내 운은 믿기로 했음

난 존나 오래 살 운명이었던 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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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로 엎드려서 짐승마냥 물 존나 벌컥벌컥 쳐마셨다

백조 다 도망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야생 백조 실제로 보니까 존나 크더라 거의 사람만함 니들은 알고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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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일단 살고보자 싶어서 그냥 마시긴 했는데

프랑스 물은 거의 다 석회수거든 땅이 석회층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죽진 않겠지만 여행 중에 배탈날까 싶어 적당히 쳐마시다가 입 닦고

코펠 꺼내서 끓인 뒤에 물병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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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산장 보일 때부터 불안했는데 나가려고 보니 역시나 사유지더라

사유지 아니면 자연 보호구역 뭐 그런건데 자전거 부터 일단 넘기고

나도 담장 넘어서 바로 도망쳤음다ㅋㅋㅋㅋㅋㅋ

아직 학생 비자라 까딱하단 추방되니까

들어가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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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기념 촬영ㅋㅋㅋ

물 하나 얻었다고 존나 베어그릴스 된 느낌적인 느낌






수분이 보충되니 확실히 여유가 생겨서 달리는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다행히 내 방향감각도 틀리질 않아서 잠에서 깬지 10시간 만에 드디어 도시를 찾음ㅋㅋㅋㅋ
도시 찾는거 별거 아닌 것 같지?
지금 구글 맵 켜서 프랑스 중부지역 확대해봐라ㅋㅋㅋㅋ몇백키로 넘게 수풀밖에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화와 생활양식의 차이는 결국 국토 면적의 차이인가 싶더라
땅이 이렇게 넓으니 집도 크게크게 짓고 마음씨들에도 여유가 넘치는 걸까
그러기 위해 그렇게 정복 전쟁을 벌였던 것일까
광활하다라고 밖에 표현 못할 쓰지도 않는 땅들을 지나가면서
다닥다닥 붙은 한국의 성냥갑 아파트들과 달동네들이 생각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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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유식해 보이는 생각들을 하면서 조금 더 달리다 보니..... 

오오.....이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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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니 가짜니 따지는 것도 웃긴데 보자마다 딱 떠오르는 단어가 '진짜 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페 의자에 앉아 정어리 통조림 까 먹으면서 한참 쳐다봤는데 정말 크더라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지

근데 이 씨발 국적 불명의 백인 관광객들은 또 나 쳐다보고 사진 찍고 지랄들임ㅋㅋㅋㅋ

성이나 보시라구요 구경거리 아니라구요 씨빨님들아ㅋㅋㅋㅋㅋ 빡쳐서 양손 뻗어서 김치해줬다






관광지라 일요일인데도 문을 연 가게가 많아

짐이 무거워지든 말든 물 두 병에 음료수를 세 병이나 더 샀다

가방을 다시 정리하고 조용한 변두리를 찾아 낮잠을 한시간 가량 즐겼는데

침대에 엎드려 만화책 읽는 꿈 꿨던 기분임ㅋㅋㅋㅋㅋㅋ

이 때 부터 폰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못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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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깨니 다시 어둑해지고 쌀쌀해지기 시작

아 아까 1부에서 준비물 쓸 떄 말 안 한 것 같은데 반짇고리 세트도 가져갔었거든

장갑이 찢어져서 대충 꿰매고 다시 출발했다

스웨터는 덜 마른 상태로 가방에 넣어뒀었는데 아직 축축하더라

그래도 밤에 추워 죽을까봐 입음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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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가 저문다

저기 보이는 까만 점들이 프랑스 소들인데

난 소 목장 지나갈 때 마다 기분이 이상해지드라

목장들이 엄청 크거든. 뭐 딱히 갇혀있다거나 답답해 보이지는 않는단 말이야

그런데도 걔들은 풀을 뜯어 먹다가도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리면 고개를 돌리고서

그게 누구든 시야에서 사라질 때 까지 끝까지 쳐다보는데

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까지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는 걸까

자기 키 반도 안되는 울타리를 넘어서 왜 다가오진 못하는 걸까

그럼 나는? 지금 내가 있는 여기는 진짜 울타리 밖인 건가 싶어서

괜히 지나갈 때 마다 어흥 하고 겁주면서 나 못 쳐다보게 했었다

그 눈동자 마주보기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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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은 새로 만난 프랑스 아가씨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슴다 ^_^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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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

꺠어보니 몸이 장난이 아니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왼손은 손가락이 말을 안 듣고 엉덩이는 피가 안통해 저리는 느낌

제일 심한건 허리를 굽힐 수가 없다는겈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존나 쫄았는데 괜찮다 괜찮다 하고 아무도 없는데 계속 혼잣말 하면서

가방을 자전거에 묶고 걸어 가기로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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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가는 길 마다 왜 다 이모양인지 걸어서 지나가기 조차 힘들더라

그때 확신했지

아 이건 역시 고행길이 맞았구나. 끝에 반드시 뭔가가 있을것이야

이왕이면 프랑스 여자로 부탁드립니다 어젯밤 그 여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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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니 피가 돌기 시작했는지 허리가 조금씩 움직여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다 필요 없이 국도만 찾아 집으로 돌아오면 되는 상황

이때 쯤 어제 샀던 물들도 다 마셨고 휴대폰 배터리도 완전히 끝이나서

정말 다른데 신경 쓸 겨를 없이 기계적으로 페달질만 했던 것 같음

한 6시간 안 쉬고 달렸더니 뇌님께서 불쌍하다고 호르몬뽕 한사발 놓아주시던데

레알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어깨랑 허리가 시원해지고 페달이 가볍고

육감이 산캐해지던게 지금 생각해보니 죽기 직전 아니었나 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뽕빨으로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동네까지 진입할 수 있었는데 

뻥 안치고 도시 경계선 넘자마자 비 내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내 운수는 좋아 존나게 억수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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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마자 파스타를 3인분 해서 혼자 다 쳐먹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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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있는데 비가 그치고 창 밖으로 쌍무지개가 뜸ㅋㅋㅋㅋㅋ

역시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었어 !

파랑새는 내 방에 있는 거시었어 ! 같은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여행의 결말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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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다음에 또 만나요 ^_^ 




한줄요약


1. 왼손 새끼손가락이 아직도 안 움직이는데 네이버 보니까 뭐 척골신경 어쩌고 하던데 놔두면 낫는거 맞냐? 씨발 장애인 된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