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들, CB125R을 구매하고 타고 다닌지 이제 3달 정도 된 따끈따끈한 바린입니다.


술마시고 끄적이는 글이라 거의 의미도 없는 글이라 생각없이 봐주시면 좋겠네요 하하..



오토바이야 뭐 인생 살면서 언젠가 한번은 타봐야지 하면서 살다가, 입대하고 선임 후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전역하면 오토바이를 꼭 사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전역하면 뭘 할 것인가' 는 입대하고 여유가 생긴다면 꼭 이야기하게되는 주제 아니겠습니까?


대학교에 재학중이면 뭘 목표로 재학하는 것인지, 비전은 무엇인지 등등 그런 주제들 말입니다. 



적금으로 무엇을 할것인가. 저는 항상 선임이나 후임들에게 꼭 물어보곤 했습니다. 인터뷰 느낌으로 이것저것 캐묻는게 취미라서 말입니다. 


컴퓨터를 새로 맞추니, 가족으로부터 독립하느니, 학원에서 노래를 배우느니 하는 여러 답변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차'가 나오더군요. 일이나 등하교를 할 때 편할거라구요. 


생각해보니 저도 대학교를 등하교하면서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안그래도 땀이 많은데 오르막이 많아 미칠 지경이었던 참이었습니다.   


전역을 하면 어떤 차를 구매할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가격이 만만치 않더군요? 부모님께 적금의 일부를 빌려드릴 예정이었는데 차를 사면 그게 불가능해질 정도였습니다. 


자연스럽게 바퀴를 2개 뺀 이륜차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환경도 생각할 겸, 돈도 조금 아낄겸 해서 전기 바이크를 생각했습니다. 


클래식 바이크 스타일의 딱 마음에 드는 가격, 유지비의 바이크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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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쏘코 TC max)


생긴것도 너무 마음에 들고, 타고다닐 상상을 하니 두근두근 하더군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병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방을 쓰는 선임이 바이크에 점점 관심이 생긴건지 저에게 해당 주제로 말을 걸더군요. 


전역하면 바이크를 살건지, 어떤걸 타고 싶은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애초에 같이 근무도 하고 피똥도 싸면서 말을 놓은지도 꽤 됬고, 친했던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다 제가 전기 오토바이를 산다고 하니 극구반대를 하더군요. 



본인도 바이크를 타본 적은 없지만, 전기 바이크라니 푸씨같은 소리하지 말라며 말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슷한 가격의 바이크를 소개해주더군요. 


본인이 먼저 전역해서 그 바이크를 구매할 생각인데, 제가 전역할 즈음엔 기변을 할 예정이고(4달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그럼 너가 이 바이크를 사면 어떻냐 하면서 제안했습니다. 


한 달정도 고민한 끝에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 선임도 전역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도 전역했습니다. 그게 작년 11월이군요. 


서로 일이나 여행 때문에 이래저래 바빠서 서로 이야기가 되질 않아 몇 달이 지난 3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충전기, 블랙박스 등 풀 세팅이 끝났으니 너가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 하면서 제가 있는 곳 까지 직접 끌고오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 서로 낭만에 미친 놈들이긴 하나, 200키로가 넘는 거리를 125cc로 넘어와주다니 말입니다. 



폐기 및 등록, 보험 등록 등의 귀찮고 돈 많이 드는 절차를 지나 드디어 바이크를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골 촌동네라 연습하기엔 좋더군요. 기어변속부터 시작에 오르막 출발, 반클러치, 급정거 등에 익숙해지기 위해 마구잡이로 운전 연습을 강행했습니다. 


RPM 올리기도 무서웠던 이 시절에 조금씩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여느때와 같이 집 앞에 잠깐 세워두고,


개인 주택의 차고에 넣어두기 위해 길 위에 잠시 바이크를 세워놓았습니다. 


차고 문이 열리는 순간, 저희 집 미친 똥개가 너무 반가웠던 나머지 저의 바이크에 몸통 박치기를 시전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애초에 길이 언덕이라 바이크의 각도도 애매했고, 저희 집 똥개가 25키로에 가까운 초비만 보더콜리라 


"우꿍"


당연히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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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


욕지거리가 나오더군요. 급히 바이크를 세워놓았지만..


엑셀 손잡이 끝이 날라가고 


브레이크 레버는 심각하게 구부러지고 


브레이크 페달도 살짝 구부러졌더군요. 


아이고 이 삶아먹을 똥개자식아, 다음날 알바하러 바이크타고 출근할 생각에 두근두근했었는데 말입니다. 


바로 수리를 맡겨야겠다 했는데 말입니다. 


왠걸? 주행을 해도 별 문제가 없길래 막 타고 다녔습니다 ㅋㅋㅋ



시간이 좀 지나 편의점 알바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손님 중 한 분이 혼다 CMX 레블 1100 을 타고 오셨더군요.


인디언 스카우트 바버와 더불어 저의 드림 바이크 중 하나였는지라 음료수 하나를 드리며 '멋있어요' 라고 말씀드리니


웃으시면서 자신의 애마에 대해 열렬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러다 제 바이크를 보고싶다고 하시길래 보여드렸습니다. 


얼굴이 굳으시더군요... 



최대한 빠르게 정비소에 가서 종합적으로 정비를 받아보라 권하셨습니다. 


그래서 쉬는날 바이크를 타고 정비소에 직접 갔더니 정비소 사장님께서 머리가 빈거냐 간이 큰거냐 하며 욕을 하셨습니다. 


물론 장난이셨지만 반쯤은 진심이라고 하시더군요. 


사진 하나를 보여주시면서 너가 이렇게 될 수도 있었다며 이야기하셨습니다. 



3년 전에 저와 똑같이 우꿍으로 엑셀 손잡이 오른쪽 부분이 찢겨 나가신 분이 엑셀 커버가 쑤욱- 하고 빠져서 시내에서 사고가 난 직후의 사진이라 하시더군요.


물론 바이크와 부서진 헬멧의 사진 뿐이었지만, 상상해보니 끔찍했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멍청했던 과거의 저를 반성하게 됬습니다. 



직원분에게 정비를 맡기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이크는 아예 처음이라 관련된 문화가 있는지 여쭤봤더니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끼리는 도로 위에서 손을 들어올려 인사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정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보이는 오토바이 운전자분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뽕이 차오르더군요..!


앙 기모띠였습니다. 



3달 타보고 느낀 점들


1. 바이크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강도로 사고가 났든 간에, 무조건 정비소에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2. 바이크를 타는 모든 사람들이 인사를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인사를 안받아주면 서운하다)


3. 특히 배달하시는 분들은 인사를 절대로 받아주지 않는다. (미친듯이 시도했지만, 이 악물고 무시했다. 하긴, 일하는데 왠 미친놈이 계속해서 손을 들어올리면 뭐하는 놈인가 싶을 거다)


4. 1~2달 정도 지나면 블랙박스를 초기화해주자.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영상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5. 체인 장력 확인은 생각 날 때마다 해주자.


5. 바이크 고수 선생님들이 뉴비인 것을 알아보고는 자주 덕담을 해주신다.  


6. 가끔은 이것 저것 사주시기도 한다. 너무 감사하다.



질문

Q. 쉬는 날에 좀 멀리까지 넘어가보려고 하는데, 3~400키로 정도로 가정했을 때 필요한 장비나 주의해야할 점이 있을까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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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바이크 뿌사먹은 똥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