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해수욕장에 발 담그고 바다 너머 삼익비치 아파트 바라보면서

내가 돈 많이 벌어올테니 결혼하면 저런 멋진곳 같이 살자는 시시콜콜한 커플 대화 하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까 저 삼익비치가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 살던 아파트였다

영화 변호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막노동 할때 직접 짓고,

후에 변호사 합격한 뒤 아내랑 아이들 데려와서 살았던 바로 그 아파트다

노무현 대통령도 내 나이쯤 권양숙 여사랑 여기 찾아와서 똑같은 이야기 해줬을 생각하니까

뭔가 심리적인 거리가 가깝게 느껴지고 기분이 좀 묘했다

당시 제일 큰 평수 분양받았다고 하니까

만약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혹은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바다 보이는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낮에는 광안리 앞바다에서 요트 타고 밤에는 해운대 삼거리에서 노란색 페라리 밟고 (그 분 성격상 나이들어서도 그러셨을듯)

얼마나 폼나고 부러운 노년을 보내다 가셨을까 싶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인생에서 어떤 일이 행운인지 어떤 일이 불행인지는 인생을 마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 같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걸어온 삶의 길에 만족하셨을까 혹은 후회하셨을까

미소를 띄우며 가셨을까 아니면 눈물을 흘리며 가셨을까


여담이지만 나는 문재인도 이재명도 민주당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 반대 성향에 가깝다

그럼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이 아닌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잡았고

생이 다하더라도 꺼지지 않는 깊은 여운을 남기고 가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