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가의 바베큐 개발설화 (1) 오븐식 바베큐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bjwstreet&no=614918

뿌가의 바베큐 개발설화 (2) 오븐식 바베큐 - 구이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bjwstreet&no=614963


이 글들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풍차바베큐였다. 볼카츠 이후로는 백종원에 관심 끊고 살았는데, 우연히 이 광경을 보고 저렇게 구우면 고기가 제대로 구워지긴 하나? 라고 생각했기 때문. 덕분에 최근에 오재나 영상도 정주행하고 대가리 봉합했다. 다행히 아직 빽햄 안됐다. 자료 찾느라 시간 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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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비의 탄생은 위대하신 장사의 신 백종원께서 발견한 인스타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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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파쿠리해서 예산 철공소에서 만드니 흡족해 하시는 갤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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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해본 무아부장은 수면에 빠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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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대한 바베큐 기기니 당연히 다른 곳에서도 쓰겠지? 검색해봤다.


잘 안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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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Ferris wheel 바베큐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호쾌하게 고기를 휘둘러제끼는 갤주의 풍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온갖 다른 검색어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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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포기하고 갤주가 보여주는 화면을 자세히 보니 글씨가 식별은 안 되지만 띄어쓰기를 해 놓은 모습은 분명 알파벳인데 영어같지는 않고, 뒤에 보이는 단어도 왠지 스페인어 느낌이 들었다. 그럼 또 남미, 또 아사도인가?


UI로 봐선 갤주가 보여준게 인스타같길래 릴스칸에 "Asado rotating" 으로 검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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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2023년 7월 1일 업로드된, 아르헨티나에서 찍은 영상이었다. 갤주가 풍차형 바베큐를 만든 영상이 올라온게 2023년 8월 말이니 갤주가 이 영상을 보고 만들었음이 확실하다.


밑에 설명을 보니 이 기계는 "Maquina de costela", 스페인어로 "갈비 기계" 라고 부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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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갤주는 돼지 뒷다리살을 굽고있잖아? 


갤주의 창의력인지, 아니면 애초의 기계 용도와는 다르게 쓰고있는 것인지 좀 의문이 들긴 한다. 뭐 맛있게만 구워지면 장땡이긴 하다.


그나마 생각이란걸 했는지 삼겹살은 안굽는다. 삼겹살을 돌려가면서 구우면 거의 뭐 기름발사대였겠지.


그리고 사실 세부적으로 보면 불 배치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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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주의 풍차바베큐는 축 바로 아래에 불이 있어서 고기가 거의 불에 닿는 수준이지만, 원본은 두 축 사이에 불이 있어서 불이 좀 올라와도 고기에 닿을 일은 없다.


역시 갤주는 뭐든 지멋대로 재해석해서 쓰지 그대로 쓰시질 않는다니까!


아무튼 풍차바베큐의 원조를 찾아냈다.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패삼겹살도 우삼겹도 개발했다고 주장하던 갤주는 다행히도 이 기계마저 자기가 개발했다고 주장하진 않았다. 인스타에서 발견하는 장면을 공개했고, 그 덕분에 나도 찾을 수 있었던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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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축지법 영상 타임라인에는 "진짜 기가 맥한 장비가 생각 났다니까" 라고 포장했지만 역시 더본코리아 직원들의 인간미 넘치는 실수겠지.

정확히는 "진짜 기가 맥힌 장비를 인스타에서 봤다니까" 가 맞고요.


근데 재밌는건 그 원본 영상에 달린 태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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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이랑 food porn이 달려있고, 거기다가 달린 문구는 대충 "이런거 본 적 있어? 어떻게 생각해? 공유해줘!" 하는 전형적인 인싸식 인스타 바이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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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 도구를 쓰는 곳의 인스타(old_truck_bbq)를 찾아봐도, 요즘은 이런 훨씬 간소화된 버전을 사용하지 원본 사용 영상은 더이상 안 올라온다.


애초부터 이것은 퍼포먼스에 불과했고, 맛을 위한 것 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물건으로 생각된다.


더군다나 원본은 그래도 애당초 복사열을 활용하는 구조의 아사도 구이에, 뼈가 있는 갈비를 뼈 부분을 위로 가게 했으니 약간의 옹호라도 있지


그냥 넓적한 뒷다리살을 맨 끝부분만 불에 닿게 하면서 끄슬려가며 굽는게 바로 저 "풍차바베큐"의 현실이다.


일관성은 없지만 그래도 일부 부분에선 불에 가까운 끝 부분에 가장 두꺼운 부분이 놓은 경우도 있는데 우연인지 노린건지는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저게 더 맛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뭐 저런 시도를 한걸 봤어야 말이지. 더 맛있다는 근거도 없지만, 특별히 더 맛이 없을런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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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축제를 위해 비주얼적으로 어그로 끄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건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사람 먹을거를 다루는 기기를 공업용 자재로 만드는건 나쁜 짓이다)


더군다나 "바비큐 페스티벌" 에서 바비큐를 주제로 시선을 끌어내면 최고 좋은거고, 이 풍차식 바베큐, 그리고 그 원본인 갈비 기계는 그 역할을 아르헨티나에서던 한국에서던 충실히 한다.


문제는 그런 볼거리 만드는건 이벤트 기획사에서 하는거고, 더본은 식품회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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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백종원 얼굴이 걸려있는, 더본과 함께하는 바비큐 축제에서 기대하는게 무엇이었을까?


불지옥 챗바퀴를 빙글빙글 돌고있는 싸구려 돼지뒷다리살을 구경하는거 였을까?


아니면 괜찮은 가격에, 맛있고, 못 접해본 바비큐를 먹는거였을까?


자세히 조사는 못 해봤지만, 애당초 그릴회사인 웨버나 아니면 다른 유튜버들은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접하기 힘든, 제대로 된 바베큐를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취요남 코너에선 돼지 오겹살 플래터라는걸 팔았다는데 브리스킷을 돼지오겹살로 대체한 나름 괜찮은 텍사스 바베큐 한상차림처럼 보인다. 반대로 풍차바베큐는 그냥 고기에 소스만 찍 뿌려서 주고 양은 많지만 그냥 그렇다는 말만 나온다.


당연한게, 풍차식 바베큐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저렴한 돼지 뒷다리살로 만든 퍼포먼스 부산물에 불과하고, 고기는 익기만 하면 소스빨로 먹을만 하니 그냥 그렇게 파는 것이다. 맛에 대한 고민이라고는 하나도 담겨있지 않다. 그 소스가 유통기한이 지나지는 않았는지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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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주님은 이 기계를 만든 이유를 "봤을 때 사진도 찍고 싶고 그래야 하잖아요" 라고 했다.


"바베큐 기계"를 개발한다면서 맛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안했는데 맛있는게 나올리가 있나? 그릴 직화로 불맛과 마이야르를 한 것도 아니고, 스모커로 야들야들하게 익힌거도 아니고, 아사도처럼 적외선으로 속과 겉을 같이 익힌거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게 풍차바베큐니까.


그러니 2023년 기준 "축제로 지역을 살린다"던 홍성 바베큐 페스티벌에서 더본이 야심차게 만든 "오븐식 바베큐"와 "풍차식 바베큐"


둘 다 비주얼적으로 어그로는 끌려도 맛 면에서는 제대로 된 바베큐라고 보기 어렵다.

(그나마 평들은 오븐식 바베큐가 낫다. 왜냐면 그래도 얘는 정상적인 조리법을 파쿠리해서 이상하게 조리한거고, 풍차식은 애당초 조리법 자체가 어그로니까.)


타국의 바베큐 관련 기계를 보고 따라했을 뿐 전혀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이게 대한민국 프렌차이즈 시가총액 1위 회사가 "바베큐 축제"를 맡았을 때 하는 짓이 맞나?


제대로 된 바베큐를 제공하는 일은 유튜버랑 협찬 온 그릴 회사가 다 맡고, 본인은 비주얼만 챙기는게?



이런 행동에 대해 일침을 남기시던 자영업의 신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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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것을 제대로 모르고 현지화 하는 타코집에 일침을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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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만 챙기는 해물탕면에도 일침을 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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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찾던 원테이블에 어이없다는 눈빛을 보내던 그가 있었다...


그분이 더본의 이런 겉멋만 든 바베큐를 보면 뭐라 할지...





그러고보니 하나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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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그냥 넘어갈 순 없지. 다음글은 락카칠 침대 바베큐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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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바베큐 영상찾다가 같은 채널에서 발견한 다른 영상인데, 아주 신박하다. 이제는 고기를 불지옥 풍차도 아니고 바이킹이랑 3차원 고문기계에 태워놨다. 롤코타의 스페이스링이라는 놀이기구가 생각난다. 이정도면 뇌절을 넘어 대유쾌마운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궁금하면 원본 영상 봐라. (https://www.instagram.com/reel/DA4ULepvZSc/#)


어쩌면 갤주가 홍성에서 안 쫓겨난 평행세계에서는 올해 홍성 바베큐 축제에서는 고기들이 이런 기계를 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예산 철공소가 이정도 실력이 되나?


재밌는점은 이건 그나마 고기 안에서 물이 덜 빠져나오게 한다는 주장이라도 있지 갤주의 풍차형 바베큐는 탈수기마냥 고기에 있던 수분도 다 빼버리는 기계라는점.


솔직히 이정도 되는 기계 몇개 장식으로 세워두고 여기서 나온 고기는 시식으로 공짜로 나눠주고


그 옆에서 제대로 된 텍사스식 바베큐던 직화구이던 해서 돈받고 팔았으면 내가 이렇게 비꼬진 않았을 거 같다.



마지막으로


백종원 팬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