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줄 알았습니다.”
모드레드는 답하지 않았다. 둘의 주변에서 세상이 무너지는 가운데 비이상적이고 조용한 인내를 가지고 그리말두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게 끝입니까?”
에케네가 물었다. 사자들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으로 전투는 끝났네.”
“그렇다면 레클루시아크께서는 용기를 통해 해골의 미소를 얻으신 것이군요.”
나는 스스로도 답을 모르고 있었다. 모드레드는 내가 거기에 대해 물을 때마다 무의미하다 여겨 답하지 않았다. 그의 대답은 언제나 이러했다.
- 결과에 이르는 결정이 아닌, 결과 그 자체가 문제다.
“나는 관문에 마지막까지 서 있었네. 그리고 빈쿨루스의 변화를 먼저 느끼고 스승과 함께 행동했지. 채플린의 무기로 주군을 구했으며, 절벽이 무너질 때 그분을 끌어내기도 했네.”
에케네가 말했다.
“그런 업적은 명예의 두루마기에 실려 마땅합니다.”
프라이드 리더는 어리석은 이가 아니었다. 그는 내가 뭔가 담아두고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 외에 뭔가 더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나는 인정했다.
“그렇다네. 하지만 영웅적이고 극적인 일은 아니었네. 그저 내가 결코 넘어갈 수 없었던 의문의 순간이었지.”
단 두 대의 건쉽만이 남았다.
종유석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첫 번째 기체가 엔진 출력을 끌어올리며 고도를 높이려 했다. 기체가 진동하는 땅에서 떠오르고 기술의 코러스가 울리며 랜딩 기어가 접히는 순간, 프로메슘의 화끈한 섬광이 퍼지며 폭발했다. 잔해가 쓰러지는 기둥에 으깨지며 엔진이 멎고 사후 경직이 일어났다.
마지막 건쉽이 상승하기 시작하며 폐를 불태울 듯한 제트 기류를 내뿜었다. 마지막 기사가 달려와 탑승 램프로 도약하자 기다리던 형제들이 그를 잡고 끌어올렸다.
“진공으로.”
루둘루스가 등을 화물칸의 벽에 무겁게 기대며 지시했다.
“진공으로 가도록, 아르타리온.”
조종사 형제가 썬더호크의 고도를 더욱 올리며 알겠다고 응답했다.
“그리말두스.”
하이 미샬은 모드레드 옆에 앉아있었다. 풍파가 짙게 드러나는 그의 얼굴은 채플린의 죽은 사람 같은 해골 면갑과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주군?”
“네가 붉은 망토를 두른 내 기사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살아남았구나.”
한순간 기사는 머뭇대며 그럴 리가 없다고 반박하려 할 뻔했다. 하지만 그는 형제와 동맹들이 모두 나가기 전에는 떠날 생각이 없었기에 하이 마샬 곁에서 생존한 이들이 탈출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살아남은 이들 가운데 다른 소드 브라더들은 보지 못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주군.”
“그러하다.”
루돌루스는 모드레드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내가 자네에게 행운은 이 녀석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모드레드는 말없이 해골 면갑으로 응시할 따름이었다.
사자들은 미소를 나누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케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다면 단순한 용맹이 아니라 행운 역시 이유군요. 레클루시아크께서는 열정뿐만이 아니라 행운으로도 다른 형제들에 비해 두드러졌던 겁니다.”
나는 인정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모드레드는 변덕스러우셨네. 나는 왜 그 분이 나를 선택했는지 전혀 모르네.”
“어쩌면 스승께서 당신을 선택했음을 이야기했어야 할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이라…?”
내 평생에 그토록 말문이 막힌 순간은 별로 없었다. 그날 밤, 나는 내 목에서 숨과 단어가 동시에 걸린 느낌이었다.
어째서 그가 널 택했다 이야기해야 하느냐. 내가 사이네릭을 선택했다 말하듯이.
에케네가 답했다.
“무례를 저지르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무례는 없었고, 그리 받아들이지도 않았네.”
나는 사자들이 내 표정을 전혀 보지 못할지라도 거의 웃음을 지을 뻔했다. 내가 물려받기 전에 모드레드의 것이었던 면갑은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내 이야기는 말했네, 사촌들이여.”
“피가 충분치 않았습니다.”
한 사자가 말하자 형제들이 동의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인퀴지터라 칭하는 나약하고 작은 자들을 결코 믿지 말아야 할 이유를 하나 더 얻었습니다.”
에케네의 그 말에 몇 명이 낄낄거렸다.
“하지만 저라면 짐승과 직접 싸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발톱에는 검으로 말입니다”
“물론이죠.”
다른 사자가 유쾌하게 끼어들었다.
나는 그들 사이의 친근함은 규율이 무너진 게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오히려 결코 끊을 수 없는 형제애였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같은 진 시드를 이은 두 챕터가 이렇게나 다르다니. 이들에게 모성은 모든 것이었다. 우리 성전사들에게 그것은 거의 의미가 없었다.
나는 말했다.
“그렇다면 사촌들이여, 나는 자네들에게 대가를 지불했다네. 이제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해주게. 카타에 대해 알려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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