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그론은 카타찬 막사 사무실에서 워드 베어러 군단병 하나와 마주한 채 앉아있었다. 그의 곁에는 칸과 로타라 사린이 불쌍한 군단병을 바라보고 있었고 특히 칸과 앙그론은 카타찬 정글 파이터들 답게 우락부락한 근육과 붉은 두건, 그리고 야전 조끼를 입은 채 살기를 내 뿜고 있었다. 본디 스페이스 마린이라면 파워아머를 입은 채 근무를 하겠지만 카타찬 정글 파이터들에겐 그건 X나게 거추장스러운 갑옷이며 토종 생명체들에게는 한낱 철쪼가리에 불과할 것이다. 물론 이 죄있는 워드베어러 군단병은 그런걸 모른 채 강하하고 그의 프라이마크의 지령을 수행하다가 잡혔다는게 문제였다.


이 등신은 자기가 누구앞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 특히 자기 앞에있는 이 앙그론이란 프라이마크는 프라이마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고귀함보단 투지가, 교양보단 살기가 존재했다. 이 자는 필시 자기 형제들이라도 손으로 머리를 뜯어버리고도 남을 사내였다.


하지만 그는 병사 앞에서 미소를 보이며 자기 책상 밑에있던 박카스를 건네주며 군단병에게 말했다.


"자자 마셔"

"예?"


칸과 사린의 표정엔 미동이 없었지만 군단병의 표정은 의심으로 가득찬 채 앙그론을 바라보았다. 시뻘건 문신이 앙그론의 얼굴을 뒤덮었고 움직임 하나하나에 분노와 당장이라도 머리를 뜯어버려서 족구를 할 것 같은 모습이었으나 지금은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얼굴이었다.

앙그론이 차분하면서도 진심어린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형이 정상참작 해준다니깐. 이거 로가가 시킨거잖아 그지?"


로가, 워드 베어러의 프라이마크, 정신나간 싸이코 광신자 빡빡이 예수쟁이새끼 앙그론도 빡빡이었지만 로가는 거기에 추잡하게 경전이나 쓴 추잡한 빡빡이었다. 얼마전 앙그론은 그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이 행성에 잠입부대를 파견해서 전황을 알아보려고 했다는 사실 또한 알아냈다.

로가는 예수쟁이 답게 대가리도 텅텅 빈 참신한 병신이었다. 그는 카타찬이 일반 정글 행성인 줄로만 알았다. 덕분에 카타찬 토종 생물들은 근육질의 쫄깃한 프라이마크 군단원들을 식사로 맞이하였다.


군단병은 한숨을 내쉬며 신음하였다. 말해야되는건 아는데 말하면 좆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듯 했다. 무슨 뜻이냐면 아가리를 굳게 다물었다는 뜻이다. 프라이마크답게 이새끼도 참 참신한 병신이었다.


앙그론이 그 육중한 손바닥으로 책상을 턱치니 군단병이 억하고 놀랐다.


"아이씨 여기 왜왔냐고 개새끼야"


군단병은 어쩔 줄 몰라했다.


"너 여기서 똑바로 얘기하면 우리 부대원 족구공된다니깐? 너 카타찬한테 막 칼 휘두르고 어?, 네가 다 뒤집어 쓸꺼야?"


군단병은 고뇌하며 입을 다물었다. 꾸준한 병신이었다.


앙그론은 한숨을 쉬며 한탄해했다.


"아, 하 진짜, 너 말 안할꺼지?"


그러자 앙그론은 자기 발 밑에있던 칸의 투구를 들어올리더니 군단병에게 주었다. 어리둥절한 군단병은 칸과 사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게 뭐임까?"


사린이 답했다.


"괜찮아 네꺼야 네꺼"


"이게 뭐임까?"


앙그론이 그 사이에서 칸에게 말했다.


"야 칸아"

"네, 아버지"

"진실의 방으로"


그러자 칸이 답했다.


"진실의 방으로!"


군단병은 계속 주변에게 물었다.


"이게 뭐임까?"


사린과 칸은 군단병을 데리고 한 뚜껑열린 드레드노트로 데리고 갔다. 주변엔 이 드레드노트의 용도를 알고 경악한 테크프리스트들의 머리없는 백골이 있었다. 분명 이거가지고 땍땍거리다가 족구공이 되었을것이었다.


군단병을 어거지로 드레드노트에 집어넣은 채 뚜껑을 닫았다. 전원은 꺼져있는 상태였고 앙그론은 파워피스트를 장착했다.

그리고 칸과 사린은 밖으로 나와 드레드노트가 있는 곳 주변의 커튼을 쳤다. 이제 밖에선 앙그론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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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군단병은 스페이스마린은 절대 느낄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며 밖으로 나왔다. 물론 한껏 스트레스 푼 앙그론도 같이 나왔다. 약간 쾌감을 느낀 듯 했다.


군단병이 외쳤다.


"변호사 불러주십쇼!"


앙그론이 답했다.


"변호사같은 소리하네"

"변호사 불러주십쇼! 이건 제국법률과는 다른 처사입니다!!"


앙그론이 잠깐 고민을 하더니 군단병을 향해 말했다.


"어 알았어 내가 변호사 불러줄께"


그러더니 앙그론은 자기 발 밑에있던 체인엑스를 꺼내들었다.


"어 우리 도변호사라고 인사해"


체인엑스가 공포스러운 포효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날 카타찬엔 새로운 족구공이 보급되었다.